‘1화에 단 1분’ 中 마이크로 드라마, 美 공략 가속…저비용·고수익 공식 통할까

현정민 기자 2026. 4. 7.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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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중심 수익 모델…예산 80% 광고에 투입
제작사는 인앱 결제·구독으로 수익 거둬
‘막장 공식’에 현지화 요소 추가하는 방식으로 美 수출
장르물 등 콘텐츠 다변화는 남겨진 숙제

중국에서 선풍적 인기를 끈 ‘마이크로 드라마’가 저비용·고수익 모델을 앞세워 미국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마이크로 드라마는 스마트폰 시청에 최적화된 초단편 콘텐츠로, 대부분 한 회차가 1~3분 분량으로 제작된다. 회차마다 갈등과 클리프행어(cliffhanger·극적인 결말)가 배치돼 시청자의 몰입을 유도하는 것이 특징으로, ‘숏폼(short-form·1분 내외의 콘텐츠)’ 유행과 맞물려 중국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끈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마이크로 드라마 시리즈 '이혼한 억만장자 상속녀'. /미 영화 모음 사이트 IMDb

마이크로 드라마 포맷의 상업성은 앞서 수치로도 입증된 바 있다. 공식 통계에 따르면 마이크로 드라마는 지난해 중국에서 약 7억명의 시청자를 확보, 세계 2위 규모인 중국 박스오피스를 넘어서는 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흥행 흐름은 미국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시장조사 업체 센서타워에 따르면, 중국 자본 기반 상위 4개 마이크로 드라마 앱은 미국에서 총 9700만건의 다운로드를 기록했으며, 관련 인앱 매출은 2022년 2100만달러에서 2025년 9억6600만달러로 급증했다.

특히 시리즈당 20만달러 이하의 제작비로 200만달러 이상의 수익을 올리는 사례가 등장하면서, 저비용 구조 속에서 높은 수익률을 확보하기 위해 중국 제작사들은 해외 진출을 가속화하는 양상이다.

마이크로 드라마의 수익 모델은 플랫폼 중심으로 설계된다. 예컨대 제작 자체는 신인 배우와 영화 학교 졸업생을 중심으로 7~10일 내 빠르게 진행되지만, 전체 예산의 최대 80%는 메타·틱톡 등 플랫폼 광고에 투입되는 방식이다. 광고를 통해 이용자는 자체 앱으로 유입되며, 이후 유료 결제나 구독을 통해 제작사는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미국 진출에 있어서도 콘텐츠 전략은 ‘검증된 공식’의 재현을 필두로 한다. 가령 ‘재벌 CEO와 평범한 여성의 사랑’ 같은 전형적인 로맨스 서사를 영어로 번역하거나 일부 설정만 바꿔 미국 시장에 공급하는 방식이다. 여기에 늑대 인간이나 뱀파이어 등 판타지 요소를 추가해 현지 시청자 취향을 반영하려는 시도도 이어지고 있는데, 중국식 ‘3막 구조’와 빠른 전개 방식이 이러한 현지화 전략과 맞물려 미국 시청자들을 사로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현지 콘텐츠 산업의 공백도 중국 기업의 확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미 엔터 기업 시네버스의 에릭 오페카 사장은 “이 분야에서 미국 산업은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며 “그 공백을 중국 기업들이 채우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미국의 정치·사회 맥락이 내용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고 있으며, 남성 대상 콘텐츠나 SF·호러 등 장르물에서의 성적이 미진하다는 점은 콘텐츠의 한계로 지목된다. 뉴저지 기반 제작사의 가오펑 대표는 “중국 작가들은 미국 정치와 사회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며 “정치 관련 서사가 부족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지적했다.

비용 구조도 문제로 지적된다. 중국 플랫폼들이 비용 절감을 위해 현지 작가를 채용하는 대신 자국 작가에 의존하면서 콘텐츠 다양성이 제한되고, 유사한 설정과 전개가 반복되며 시청자 피로도가 누적되고 있다는 것이다. 일례로 연회장 에피소드와 역전극을 중심으로 하는 시리즈의 지난해 10월 수익은 5월 대비 80% 감소, 시청자 이탈이 가속화하는 양상이 드러난 바 있다.

이에 업계에선 장르 다양화와 제작 방식 전환으로 체질 개선을 꾀하는 시도도 이어지고 있으나, 산업 자체가 빠르게 변화하는 만큼 현재의 성장 모델이 유지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로스앤젤레스 기반 드라마 제작사 RKLG의 뤄퉁 최고경영자(CEO)는 “콘텐츠 품질을 높이고 작품을 장편으로도 제작하는 도전이 이뤄지고 있다”면서도 “제작사들은 빠르게 변화하는 이 업계가 순식간에 사라질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고 제작에 들어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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