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즉설]한동훈 11월의 승부수, '묻고 더블로 가!' 윤 대통령에 최후통첩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대표의 만남이 아무런 성과 없이 끝났습니다. 한 대표가 요구한 안들이 하나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는데요. 두 사람의 갈등의 골은 더 깊어진 것 같습니다. 한 대표는 다음 카드를 준비하고 있는데요. 이번 주 [뉴스 즉설]에서는 '빈손 회담' 이후 당정 관계가 어떻게 될지 예측해 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윤 대통령이 훈계하는 듯한 모습
윤 대통령과 한 대표는 21일 오후 81분간 만났지만 서로의 입장만 확인하고 말았는데요. 회담 분위기는 대통령실에서 공개한 사진에서 읽을 수 있습니다. 회담 중 찍은 사진을 보면 윤 대통령이 테이블 위에 두 손을 올리고 한 대표를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습니다. 이 사진 한 컷만 놓고 보면 대화라기보다 윤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한 대표를 훈계하는 듯합니다.
윤 대통령과 한 대표가 대통령실 청사 앞 파인그라스에서 악수하는 사진도 어딘지 모르게 딱딱해 보입니다. 두 사람은 입을 굳게 다물고 있고, 멀리 보이는 정진석 비서실장만 웃고 있습니다. 회담에 앞서 대통령실 청사 앞 야외정원을 걸으며 찍은 사진에서도 두 사람의 표정은 굳어 있는데요. 김건희 여사 라인으로 알려진 인물이 정원 산책에 동행한 것도 의외입니다. 윤 대통령이 회동 전부터 한 대표의 요구를 받아들일 생각이 없었던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낳고 있습니다.
한 대표는 의전도 제대로 받지 못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다른 일정으로 예정보다 25분 늦게 도착했고, 한 대표는 밖에서 선 채로 대통령을 기다렸다고 합니다. 한 대표 입장에서는 무시를 당했다고 볼 수 있는 지점입니다. 친한(친 한동훈)계 인사는 "대통령이 여전히 한 대표를 집권여당 대표가 아니라 검찰 후배, 혹은 그 이하로 보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尹,"야당과 같은 입장이면 어쩔 수 없어"
한 대표는 이번 회동에서 윤 대통령의 의중을 다시 한번 확인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김 여사 문제에 관한 한 물러설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죠. 한 대표는 김건희 특검, 대통령실 인적쇄신, 김 여사 대외 활동 문제, 김 여사 관련 의혹 규명 등에 대해 주문했는데요. 사실상 모두 거절당했습니다.
①김건희 특검법=한 대표가 "김 여사 특검법 재표결 때 의원 30명을 설득했는데 여론이 악화되면 앞으로 막기 어려운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말하자 윤 대통령은 "우리 당 의원들이 헌정을 유린하는 야당과 같은 입장에 선다면 나도 어쩔 수 없는 것 아니냐"고 응수했습니다. 한 대표는 김 여사 특검을 거론하면서 우회적으로 압박을 가했고, 윤 대통령은 해볼 테면 해봐라는 식입니다.
②대통령실 인적 쇄신=한 대표는 8명의 실명까지 거론하며 인적 쇄신을 요구했습니다. 이 가운데 일부는 부적절한 처신을 한 사례까지 들었습니다. 윤 대통령은 "인적쇄신은 내가 해야 하는 일이고, 구체적인 잘못을 알려줘야 조치를 할 수 있지 않느냐"고 답했다고 합니다. 아직까지 구체적인 잘못이 드러난 게 없으니 인사 조치를 할 수 없다는 의미로 읽힙니다.
③김 여사 대외 활동 중단=한 대표가 김 여사의 대외 활동 중단을 촉구한 데 대해 윤 대통령은 "이미 대외활동을 자제하고 있다"면서 "다만 영부인으로서 필요한 공식 의전 행사를 완전히 내팽개칠 수는 없다"고 했습니다. 한 대표가 말한 '공식적이고 완전한 활동 중단'과는 온도차가 큽니다.
④김 여사 관련 의혹 규명=한 대표는 명태균 의혹과 관련해 "국민에게 제대로 설명하지 않으면 끌려다닐 수 있다"고 말했지만 윤 대통령은 "검찰이 수사를 진행하고 있으니 지켜봐 달라"는 취지로 말했습니다.
⑤특별감찰관 임명=한 대표가 김 여사 문제와 관련해 대통령 친인척 등의 비위 행위를 감찰하는 특별감찰관 임명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밝혔지만 윤 대통령은 "여야가 합의해야 할 문제고 북한인권재단 이사 임명과 연동돼 있는 문제"라며 기존의 입장을 고수했습니다.
◇당정 관계 파국으로 치달을 가능성
윤·한 갈등은 이제 돌이킬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윤 대통령과 한 대표는 이미 심리적인 결별 상태에 들어간 것으로 보이는데요. 한 대표는 김 여사 문제에 대해 과감한 변화를 주문했지만 묵살당한 만큼 '결단의 시기'만 남은 것 같습니다. 이번 회담을 기점으로 당내 계파 갈등이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세 번째 '김건희 특검법'이 여권 분열의 트리거가 될 수 있는데요. 민주당은 이르면 11월 14일 국회 본회의에 법안을 상정할 예정입니다. 대통령이 재의요구권을 행사하면 11월 28일 재표결에 올릴 계획입니다.
김건희 특검법은 이미 두 차례나 야당 단독 발의-본회의 통과-윤 대통령 재의요구-재표결 후 폐기 처리 수순을 밟았습니다. 두 번째 특검법은 지난 4일 국회 본회의 재표결에서 재적 300명 중 찬성 194표, 반대 104표, 기권 1표, 무효 1표로 부결된 바 있습니다. 국민의힘이 '반대 당론'을 정한 뒤 표결에 참여했지만 소속 의원 108명 중 4표가 이탈했습니다.
이번 3번째 특검법은 전혀 다른 상황이 전개될 수도 있는데요. 불과 한 달 새 김 여사와 관련한 각종 의혹들이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습니다. "김건희 여사 십상시가 대통령실을 쥐락펴락한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긴 김대남 녹취록이 나왔고,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의 문자메시지가 공개되면서 김 여사의 2022년 재보선과 2024년 총선 공천 개입 의혹도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김 여사 특검에 대한 찬성 여론도 만만치 않습니다. 한국갤럽이 지난 15-17일 전국 18세 이상 1001명(무선 전화면접)을 대상으로 김건희 특검 도입 여부에 대해 물은 결과 '도입해야 한다' 63%, '필요 없다' 26%로 나타났습니다. 국민 3명 중 2명이 김건희 특검에 찬성하고 있는데요. 이 정도 여론이면 3번째 김 여사 특검이 국회 재표결에서 의결될 수도 있는 상황입니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이런 가운데 한 대표가 22일 당내 친한계 인사와 만찬을 했는데요. '번개 만찬'임에도 친한계 인사 22명이 모였습니다. 한 대표는 이날 윤 대통령과의 면담 내용을 설명하면서 "사안의 엄중함에 대해 인식을 같이하고 함께 힘을 합쳐서 잘 극복해 나가자"고 말했습니다.
한 대표는 요즘 부쩍 친한계 결속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사태 추이를 지켜보며 '김건희 특검법'으로 승부수를 띄울 가능성이 높습니다. 한 대표는 23일 확대당직자회의에서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1심 선고가 나오는 11월 15일에는 김 여사와 관련한 국민들의 요구를 해소한 상태여야 한다"며 데드라인을 제시하기도 했습니다. 일종의 최후통첩입니다.
◇김종혁, "교장 선생님이 학생들 훈시"
■신지호 국민의힘 전략기획부총장-"저 한 장의 사진, 오늘 아침 조간신문에 실린 그 한 장의 사진이 상당히 많은 것들을 이야기해 주고 있다, 이렇게 생각이 됩니다."(22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김종혁 국민의힘 최고위원-" 대통령실에서 배포한 사진을 보면 책상 앞에 윤석열 대통령이 손을, 두 팔을 식탁 위에 올려놓고 앉아계시고, 그다음에 앞에 비서실장과 한 대표가 뒤통수만 보이는 모습으로, 계속 그런 사진들이 릴리스가 됐고요. 마치 그게 무슨 교장선생님이 학생들을 놓고 훈시하는 듯한 그런 느낌을 주는 그런 사진들이었잖아요. 그것도 상당히 놀라웠고요."(22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한동훈) 대표로서는 여기서 승부수를 던질 거예요. 이 승부사 기질, 대통령도 있고 한 대표도 승부사 기질이 있는데 저는 뭔가 승부수를 던질 거라고 봅니다."(22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저는 밥 먹는 것 가지고 시비 걸고 싶지는 않은데요. 윤석열 정부는 왜 밥만 먹고 나면 이렇게 말썽이 나는지 그 점에 대해서 굉장히 좀 의아하게 생각합니다."(23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
■최재성 전 청와대 정무수석-"그 사진 보세요. 그게 어디 책상 하나 놓고 집권당 대표하고 대통령 하고 만나기 싫은 거를 억지로 만난 거예요. 이상하잖아요. 그래서 이거는 이 이별의 전주곡이고 이혼을 하기 위한 예정된 수순이다 이렇게 얘기하고 그렇게 지금 됐잖아요."(22일 YTN라디오 뉴스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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