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부권’에 손발 묶인 안보리, 또 성과 없이 종료…美 “의장 성명이라도”

한보경 2022. 11. 22. 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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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의 최근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가 소집됐지만, 이번에도 아무런 성과없이 종료됐습니다.

미국은 중국과 러시아가 거부권으로 안보리의 단호한 대응을 막고 있다고 비판했고, 중국과 러시아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미국탓이라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습니다.

뉴욕 한보경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리포트]

북한의 미사일 도발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가 지난 4일에 이어 17일 만에 또 소집됐지만, 역시 아무런 성과없이 80여 분만에 종료됐습니다.

토머스-그린필드 유엔 주재 미국 대사는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 도발을 강력하게 규탄하면서, '거부권'을 가진 안보리 상임이사국 중국과 러시아가 북한의 도발을 조장하고 있다고 두 나라를 겨냥한 비판 발언을 쏟아냈습니다.

[린다 토머스-그린필드/주 유엔 미국대사 : "(안보리가) 의미있는 조치없이 만나는 게 이번이 10번째입니다. 이렇게 된 이유는 간단합니다. 거부권을 행사하는 두 나라가 북한의 도발을 가능하게 하고 더 대담하게 만들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두 이사국의 노골적 방해로 동북아와 전 세계가 위험에 처하게 됐습니다."]

그러면서 거부권에 막혀 번번이 채택되지 못하고 있는 안보리 대북 결의안 대신 '의장 성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대해 장 쥔 유엔 주재 중국 대사는 안보리가 북한을 압박만 해선 안되며 미국은 북한과의 대화 재개를 위해 실현 가능한 제안을 내놓아야 한다고 맞받아쳤습니다.

유엔 주재 러시아 차석대사도 한미 연합훈련을 언급하면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미국 탓이라는 기존 주장을 되풀이했습니다.

[안나 에브스티그니바/주 유엔 러시아 차석대사 : "우리는, 미국이 대화의 기회를 열 수 있는 적대적 활동을 중단해야 한다는 평양의 거듭된 요구를, 서방 동료들이 일관되게 무시한 것에 대해 깊이 유감스럽게 생각합니다."]

이해당사국 자격으로 안보리 회의에 참석한 황준국 유엔 주재 대사는 안보리에서 북한을 대변하는 것은 책임있는 행동이 아니라며 북한을 더욱 대담해지게 할 뿐이라고 안보리의 엄중한 대응을 촉구했습니다.

답은 안 나오지만 일단 안보리 공개회의를 계속해나가는 것만으로도 북한과 중국, 러시아를 압박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고 미국 등 서방국가들은 보고 있습니다.

미국이 결의안 대신 추진하겠다고 한 안보리 의장 성명이 채택될지도 관건입니다.

의장성명은 구속력은 없습니다.

뉴욕에서 KBS 뉴스 한보경입니다.

촬영:홍경수/영상편집:사명환

한보경 기자 (bkhan@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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