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준호 측 “中 구치소에서 몸 관리 충실… 여름 복귀도 고려”

이영빈 기자 2024. 3. 26. 2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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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출신 손준호/뉴스1

10개월 동안 중국에 구금돼 있었던 손준호가 지난 25일 귀국했다. 손준호는 이미 지난 주에 구치소에서 풀려났지만, 국내에 알리지 않고 필요한 절차를 밟고 일주일만에 한국에 들어온 것으로 26일 알려졌다.

손준호는 한국에 돌아온 즉시 부산으로 향해 가족들과 만났다고 한다. 손준호 에이전시 NEST의 박대연 대표는 본지 통화에서 “일단 정신적으로 회복하는데 집중하려 한다”고 했다.

손준호는 구금 중에도 몸 관리에 충실했다. 언제 석방돼 축구를 다시 할지 몰랐기 때문이다. 그만큼 조기 석방을 확신하기도 했다. 손준호의 현재 몸무게는 구금 전과 똑같이 73kg다. 박대연 대표는 “맨몸 운동과 식단 조절을 통해서 건강을 유지했다”며 “정신적으로도 준비가 된다면 올해 여름 그라운드 복귀도 점치고 있다”고 했다.

중국 프로구단 산둥 타이산에서 뛰던 손준호는 지난해 5월 중국 상하이 훙차오공항에서 한국으로 귀국하려다 연행됐다. 그리고 형사 구류(임시 구속)돼 랴오닝성 차오양 공안국의 조사를 받아왔다. 지난해 6월 최장 37일인 형사 구류 기간이 만료되자, 중국 공안은 손준호의 신분을 참고인에서 피의자로 변경하고 구속해 수사해 왔다.

중국 당국이 손준호에게 적용한 혐의는 비(非)국가공작인원(비공무원) 수뢰죄다. 정부 기관이 아닌 기업 등에 소속된 사람이 자신의 직무상 편리를 이용해 타인의 재물을 불법 수수한 경우 등에 적용된다. 당시 리톄 전 중국 국가대표 감독이 2022년 11월 뇌물 수수로 체포되면서 중국 축구계의 부정부패에 대한 광범위한 수사가 시작됐다. 손준호를 포함한 다수 선수가 승부조작에 가담했을 것이라는 현지 매체의 관측이 많았다. 손준호 측은 혐의를 강하게 부인했다.

정부와 대한축구협회는 외교부를 중심으로 손준호의 구명에 나섰으나 번번이 막혔다. 정부의 불구속 수사 요청 역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중국 측은 “수사 중인 사안”이라며 손준호의 상황을 한국 정부에 알리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축구협회는 본부장과 사내 변호사를 중국에 파견하기도 했으나 손준호를 만나지도 못한 채 복귀했다.

형사 구류로부터 약 10개월이 지난 이달초 손준호의 석방 가능성이 제기됐다. 중국 축구 승부조작 관련 주요 거물들의 사법 처리가 마무리되면서다. 왕덩펑 전 중국축구협회 부주석(부회장)은 지난 18일 산둥성 더저우시 중급인민법원으로부터 징역 17년과 벌금 500만위안(약 9억3000만원)을 선고받았다. 천쉬위안 전 중국축구협회 회장은 26일 열린 1심에서 후베이성 황스시 중급인민법원으로부터 무기징역형과 함께 개인 전 재산 몰수 등의 판결을 받았다. 리톄 전 중국 대표팀 감독의 1심 선고도 조만간 나올 전망이다.

손준호가 어떻게 풀려났는지는 자세히 알려지지 않았다. 외교부는 “손준호 선수는 사법 절차가 종료돼서 석방됐다. 자세한 내용은 개인 정보라서 공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약 1년 동안 뛰지 못했던 손준호가 그라운드로 돌아올지 여부도 관심이 쏠린다. 손준호의 중국 팀 산둥은 구속 단계에서 계약을 해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손준호와 우선 협상권을 가진 건 이전 소속팀 K리그 전북 현대다. 전북 고위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인 이야기는 나누지 않았지만, 좋은 선수인 만큼 전북에서 뛰지 않을 이유는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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