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카이 마코토는 항상 개봉에 맞춰 한국을 방문한 바 있는데요. 이번에는 스즈메의 목소리를 연기한 하라 나노카 배우와 함께 방문해 많은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감독이 전하는 문, 의자, 고양이 그리고 영화의 메시지와 책임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 문
외롭고 쓸쓸한 감정이 머무는 자리에 이승과 저승을 가르는 문이 생깁니다. 땅속 깊은 곳에서 요동치던 ‘미미진’은 문이 열리는 순간 그 문을 뚫고 나와 인간 세상을 삼키려 하죠. <스즈메의 문단속>은 이러한 세상을 위협하는 재난의 문을 닫는 걸 가업으로 삼은 청년 ‘쇼타’(마츠무라 호쿠토)와 그를 도와 문단속에 나선 여고생 ‘스즈메’(하라 나노카) 이야기인데요.
‘다녀오겠습니다~” 우리는 문을 열고 나가며 하루를 시작하고, ‘다녀왔습니다~’ 문을 닫고 들어오며 하루를 마무리하잖아요. 이렇듯 문은 일상의 심볼이라 하겠는데요.
감독은 ‘문’은 처음부터 구상한 아이템 중 하나였고, 한국드라마 <도깨비>에서 문을 사용하는 방법이 인상적이었고, 여기서 힌트를 얻었다고 밝혔습니다.

# 고양이
이 영화에서 가장 눈에 띄는 캐릭터는 바로 미스터리한 고양이 ‘다이진’ 입니다. 영화를 보신 분 듯은 이미 그 정체를 알고 있겠지만요. 스즈메는 좋지만, 쇼타는 방해된다며 의자로 만들어 버리는데요.
이 캐릭터는 일본 신사 입구에 있는 동물 석상에서 영감을 받은 부분도 있고, 또 감독이 개인적으로 고양이를 좋아한다고 합니다.
무엇보다 아름다우면서 변화무쌍한 ‘자연’ 같은 속성을 지닌 생명체를 고민하다 고양이를 떠올렸다네요. 신비하지만, 변덕스럽고 그 속을 알 수 없는 존재로 말이죠.

# 의자
감독은 혜성 충돌을 소재로 한<너의 이름은.>에서 2011년 발생한 동일본 대지진을 간접적으로 다뤘다면 이번에는 그 지진을 직접 언급하며 비극적인 재해를 기억합니다.
쇼타를 의자로 설정한 이유에 대해 “동일본 대지진이라는 큰 비극이 베이스라 괴롭고 힘든 정서가 그 바탕에 있기 때문에 스즈메와 함께 다니면서 마음이 따뜻해지고 귀여운 존재가 있었으면 했다”고 밝혔어요.
쓰나미가 왔을 때 떠내려 갔다가 다시 찾은 설정이라, 이때 다리 하나가 없어진 거고요. 이외에도 다리가 세 개면 불안정해서 걷기만 해도 뒤뚱뒤뚱 코믹한 모습이라 이런 부분이 영화의 온도를 올려줄 거로 생각했다고 합니다.
한편으로 스즈메 마음의 메타포이기도 하다고요. 재해로 인해 상실을 겪었어도 의자처럼 씩씩하게 살아간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고요.
# 기억과 책임
감독은 <스즈메의 문단속>을 일상을 무너뜨리는 재해에 대처하는 우리들 이야기라고 소개합니다.
<너의 이름은.>이 큰 사랑을 받은 후 그는 어떤 사회적 책임을 느꼈다고요. 영화가 히트치면 관객은 그 감독의 차기작을 일단 보는 경향이 있기 때문인데요. 그래서 단순히 재미만 있는 애니메이션을 만들기보다 무언가 하나를 넣고자 했다는군요.
일본인의 트라우마인 재해를 엔터테이닝적으로 표현해 재해를 기억하고, 이를 젊은 세대에게 전하고자 한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