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아이스하키 변방서 중심으로… 빛나는 ‘빙판 30년’
“팬 덕분에 생존 항상 감사해”


한국 아이스하키 발전을 위해 물심양면 힘써온 ‘키다리 아저씨’ 정몽원(70·사진) HL그룹(옛 한라그룹) 회장이 자신의 30년 빙판 인생을 담은 에세이 ‘한국도 아이스하키 합니다’를 펴냈다. 정 회장은 책 서문에서 “어려운 환경에도 한국 아이스하키가 생존한 것은 팬 덕분”이라며 “우리를 지켜준 분들께 감사하는 마음을 담아 팬을 한 분이라도 더 늘리고자 ‘한국도 아이스하키 합니다’를 펴냈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자동차와 건설을 주 업종으로 하는 HL그룹을 이끄는 기업인임과 동시에 척박한 환경 속에서도 한국 아이스하키의 성장과 발전에 헌신한 ‘스포츠인’이다. 정 회장이 1994년 창단한 HL안양은 올해로 22번째를 맞이한 아시아리그 아이스하키에서 8번이나 챔피언에 오른 명문 구단으로 우뚝 섰다. 특히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코로나19 등 시련기에도 한국 아이스하키의 명맥을 유지한 버팀목 역할을 톡톡히 했다.
정 회장은 대한아이스하키협회 회장으로 재임한 2013∼2021년까지 한국 아이스하키를 변방에서 국제무대의 중심으로 진입시키기도 했다. 한국 남녀 대표팀의 2018 평창동계올림픽 본선 진출을 이끌었고, 세계적으로 주목받았던 평창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의 산파 역을 했다. 남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은 16개 하키 강국이 겨루는 2018 아이스하키 월드챔피언십(세계선수권 톱 디비전)에 승격하는 기적과 같은 쾌거를 일궜다. 이 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정 회장은 2020년 2월 한국인 최초로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 명예의 전당 헌액이 결정되기도 했다. 2022년 5월 핀란드에서 열린 헌액식에서 ‘아이스하키와 인생’을 주제로 한 수락 연설로 뜨거운 박수갈채를 받았다.
정 회장은 “아이스하키에 대한 흥미를 유발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그룹 회장으로서의 권위·체면 같은 것은 완전히 내려놓고 팬의 마음으로 책을 썼다”며 “‘마이너 스포츠’·‘불모지’와 같은 달갑지 않은 수식어를 떼어내고 아이스하키를 진정한 ‘인기 스포츠’로 자리 잡게 하는 것이 궁극의 목표”라고 말했다.
이근홍 기자 lkh@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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