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에도 성소수자들이 있다…"성소수자 공격을 새로운 부흥전략으로"

박상혁 기자 2024. 9. 17.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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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담회] 성소수자 차별에 반대해온 목회자 4인의 이야기

교회에는 다수의 성소수자 신도들이 존재한다. 조심스레 목사에게만 성정체성을 고백한 신도, 이성애자가 되기 위해 정체성을 강제적으로 전환하려는 시도인 이른바 '전환치료'를 받았던 신도, 교회에서 성정체성을 자유롭게 드러낸 신도, 동성혼을 치른 신도, 성소수자 목사 등이 다양한 모습으로 신앙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한국 기독교는 성소수자 신도들의 존재를 애써 외면하고 있다. 동시에 성소수자 차별에 반대하는 목회자(목사와 전도사 등)들을 탄압한다. 기독교대한감리회는 퀴어문화축제에 참여해 축복기도를 올린 이동환 영광제일교회 담임목사에게 올해 3월 출교 처분을 내렸다. 이 목사의 뒤를 이어 올해 서울퀴어문화축제에 참여한 목회자들에게도 처벌을 예고했으며, 징계에 반발한 신도들을 색출하는 작업도 진행 중이다.

이런 탄압에도 자신의 성정체성을 밝히거나 성소수자를 지지하는 기독교 내부의 움직임은 점점 커지고 있다. 10년 전 퀴어문화축제 축복식에 함께한 목회자 수는 3명이었지만 올해에는 30여 명으로 10배 늘었다. 성소수자에 대해 적극적인 지지를 선언한 교회도 최소 10여 곳으로, 3곳에 불과했던 과거보다 3배 넘게 늘었다. 성소수자를 지지하는 교회에는 소문을 듣고 찾아온 신도만 수십명에 달한다.

차별적인 한국 기독교 문화에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한 배경엔 성소수자를 지지하는 목회자들의 헌신이 있었다. 성소수자를 비롯한 인권운동에 앞장서온 임보라 섬돌향린교회 목사가 지난해 별세하는 슬픔이 있었지만, 목회자들은 여전히 교단 사이 경계를 허물고 기독교 내부의 성소수자 차별을 없애기 위해 힘을 모으고 있다.

지난 10일 서울 마포구 <프레시안> 사무실에 모인 4명의 목회자들은 각 다른 이유로 성소수자 차별 반대 운동을 계속하고 있었다. 그러나 성소수자와 함께하는 신앙생활이 '약자와 함께하라'는 기독교 정신과 맞닿아 있으며 앞으로도 계속해서 인권의 목소리를 내리란 데에는 의견이 같았다.

다음은 성소수자 차별에 반대해온 목회자 4인의 좌담 전문이다. 좌담 참가자 중 한 명은 요청에 따라 익명으로 소개한다.

▲성소수자 차별에 반대해온 목회자 4명이 10일 서울 마포구 프레시안 사무실에서 인터뷰를 진행했다. 왼쪽부터 자캐오, 이동환, 김정원, A. ⓒ프레시안(이명선)

"성소수자 정체성 바꾸려는 '정체성 강제 전환 시도' 여전해"

프레시안 : 각자 자기소개를 해 달라.

이동환 : 영광제일교회에서 담임목사를 맡고 있다. 기독교대한감리회(감리교) 소속이고, 개신교 성소수자 인권단체 '큐앤에이'의 사무국장을 맡고 있다. 2015년 감리교 교단에서 성소수자 차별을 위한 법안이 통과돼 가면을 쓰고 반대 기자회견에 참여했다. 2019년 인천퀴어문화축제에서 축복기도를 했다 감리교 재판에 회부돼 정직 2년 처분을 받았다. 이후 언론 인터뷰와 서울퀴어문화축제 참여를 이유로 출교 처분을 받았으며, 해당 징계들에 대한 무효확인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자캐오 : 길찾는교회 관할사제를 맡고 있다. 사회선교기관이면서 비영리 민간단체인 성공회 용산나눔의집 대표활동가이기도 하다. 2013년부터 고(故) 임보라 목사와 함께했고, 그해 11월에 미국 성공회 최초의 게이 주교 이야기를 다룬 다큐멘터리 공동체 상영회를 열었다. 2014년엔 서울퀴어문화축제에서 '퀴어와 함께하는 그리스도인들' 부스와 퀴어 퍼레이드 축복식을 열었다. 교단 안팎에서 성소수자와 동행하는 교회 및 그룹들의 연대체 '무지개예수' 조직을 함께하며, 성서를 성소수자 친화적으로 해석하는 '퀴어 성서 주석(Queer Bible Commentary·QBC)' 출간에 함께했다.

김정원 : 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 소속 목사이자 여름교회 공동담임목사를 맡고 있다. 고 임보라 목사와 같은 교회에서 활동하다 2022년 퀴어친화적 교회를 지향하는 여름교회를 설립했다. 지난해에는 서울퀴어문화축제에서 교인들과 함께 부스를 차리고 성소수자를 지지하는 의미를 담은 단체옷을 입었다.

A : B교회 교육부서에서 활동하는 전도사다. 성소수자 당사자이며 최근 짝꿍과 결혼식을 치렀다. 신학대학교 대학원을 다니고 있다. 성소수자 큐앤에이 운영위원으로 활동하고 있기도 하다.

프레시안 : 어떤 계기로 성소수자 차별 반대 활동을 시작했나.

자캐오 : 20여 년 전, 지인을 통해 만난 분이 커밍아웃을 하셨다. 그때 '동성애가 왜 문제냐. 하느님은 당신을 있는 모습 그대로 사랑하신다'고 답했다. 하지만 내가 제대로 공감했는지 묻게 되었고, 이후 성소수자 이슈를 깊게 공부했다. 사회와 교회의 한계와 편견으로 인한 혐오와 차별임을 확인했고, 이를 적극 알리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저도 이혼 가정에서 자라며 '아비 없는 자식'이라는 낙인에 시달렸다. 본인 잘못이 아닌 우리의 한계와 편견 때문이라면, '당신 잘못이 아니다. 괜찮다'며 말하며 편들어주는 게 종교의 역할이라 생각한다.

이동환 : 2013년 즈음 우리 교회에 성소수자 신도가 있어서 처음 성소수자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됐다. 2년 뒤 감리교 교단에서 동성애에 찬성하거나 동조하면 처벌하는 법이 만들어졌는데, 담임목사로서 우리 교회 신도를 불법적인 존재로 만드는 법에 가만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해 성소수자 차별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한동안은 익명으로 활동했으나 언제까지 이래야 하는지 의문이 들어 2019년 인천퀴어문화축제에서 실명으로 축복기도를 진행했다. 이 사건으로 교단에서 징계를 받게 됐지만, 다시 돌아가도 이름을 숨기지 않을 것이다.

김정원 : 교회에서 청년 교인들을 담당하고 있던 중 처음 보는 사람이 나를 찾아와 자신이 동성애자라고 고백했다. 이 사람은 왜 나를 찾아와 교회 문턱도 넘지 못한 상태로 성정체성을 고백할까, 마음이 복잡해졌다. 이후 자신들을 위해 축복기도를 해달라는 성소수자들이 있었고, 교회 안에서 커밍아웃을 하는 성소수자들도 생겨났다. 폐쇄적인 기독교 사회에서 성소수자들은 자신들을 지지해주는 목회자와 교회를 찾아다니며 힘을 내고 있었다. 그들을 마주하면서 자연스럽게 목회의 영역이 확장됐다. 그러다 몸 담던 교회를 나오게 되면서 갈 곳 없는 사람들끼리 모여서 예배드리자는 마음으로 여름교회를 설립했다.

A : 기독교 가정에서 성장하지 않았고 고등학교 졸업 후 바로 신학대를 간 것도 아니어서 내 정체성을 부정하는 시기 없이 자연스러운 삶을 살았었다. 이후 목회자를 꿈꾸게 되면서 신학대 진학을 고민하던 중, 입학하려면 성소수자를 반대하는 서약서를 써야 한다는 신학대를 피해 감리교 소속 신학대에 입학을 결심했다. 다만 감리교에서도 조만간 성소수자 탄압이 일어날 것이라는 얘기가 돌았고, 탄압의 물이 나를 잠기게 만들 거라는 생각에 성소수자 차별 반대 운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2014년 신촌에서 열린 서울퀴어문화축제 축복식 직후 행진 사진. ⓒ박김형준 작가

프레시안 : 현장에서 느끼는 기독교 내 성소수자 차별은 어떠한가.

김정원 : 성소수자 차별이 점점 심해지고 있다고 느낀다. 내가 속한 여름교회에는 다른 교회에서 성소수자를 향한 혐오발언을 버티지 못한 당사자나 앨라이(ally; 성소수자를 지지하는 사람)들이 자주 온다. 그들의 말을 들어보면 목사들의 혐오발언은 기본이고 여전히 동성애자를 이성애자로 만드려는 '정체성 강제 전환 시도'를 경험한 사람들이 많다. 차별금지법 제정 반대 성명서에 서명하라는 강요도 받는데, 부모님과 함께 교회를 다니다 보니 서명을 할 수밖에 없어 자기 존재를 부정하는 상황에 처하기도 한다. 앨라이를 향한 탄압도 심각하다. 이 목사의 뒤를 이어 올해 서울퀴어문화축제에서 축복식에 참여한 목사 중 6명이 고발당했으며, 이 목사 지지 성명에 서명한 137명 중 20여명은 특별조사위원회의 심문을 받았다.

A : 성소수자 탄압이 당연한 것처럼 이뤄지고 있다. 신학교 수업 과정에서 차별에 반대하는 발언을 했더니 퀴어문화축제 축복기도로 징계를 받은 이동환 목사와 같은 패거리로 분류되는 경험을 했다. 에브리타임이나 반동성애단체 커뮤니티(블로그, 카카오톡 단체방), 언론에서 내 이름과 사진이 오르내리기도 했다.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의견을 구태여 숨기지는 않았지만, 학교생활하면서 성소수자와 관련한 주제가 나오면 자연히 긴장하게 된다. 학교 밖에서도 기독교인을 만나면 성소수자인 내게 안전한 상황이 아니라고 판단하고 개인적인 이야기를 꺼내지 않는다.

이동환 : 징계 처분을 위한 교단 내 재판을 받을 당시 장로들 사이에서 '이동환이 동성애자다'라는 소문이 확 돌았다. 신경 쓰지 않고 있었는데 동료 목사님이 "다음 재판에 아내를 데리고 나오는 게 좋겠다"고 하시더라. 동성애자라는 소문이 재판에 너무 불리하게 작용할 거라는 이유였다. 퀴어문화축제에서 축복기도를 올렸으니 동성애자일 것이라고 의심하고, 그것이 재판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게 현 상황이다.

자캐오 : 나도 성소수자 관련 활동을 처음 시작했을 때 '자캐오 동성애자 아니냐'는 질문이 있었다. 내가 "동성애자면 어때서요?"라고 반문하긴 했지만, 유쾌한 경험이 아닌 건 사실이다. 성공회는 성소수자 지지 활동 자체를 탄압하지는 않지만, 한국 사회에 자리잡힌 차별적 시선을 답습하는 사람들도 있다.

프레시안 : 한국 기독교가 성소수자와 앨라이를 탄압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자캐오 : 성서의 시작인 창세기에 보면, 신이 남자와 여자로 우리를 만들었고 그 관계를 바탕으로 번성해야 한다는 논리구조가 깔려있다. 그래서 한국의 진보적인 교단에서도 신과 관련한 은유나 표현에 성별이분법을 활용한다. 이런 논리와 표현이 반복되며 그와 다른 성소수자가 문제라는 인식이 강화된다. 한국 사회와 교회의 차별적 시선과 현실, 논리가 맞물리며 성소수자 차별이 강화되는 면이 크다.

김정원 : 신도들에 대한 교회의 장악력을 유지하려는 목적도 있다. 성소수자가 기독교의 주적이 된 것은 비교적 최근의 일이다. 이전까지는 '이단'이 주적이었다. 신도 수가 감소하면서 교회가 어려워지니 성소수자 공격을 새로운 부흥전략을 세웠다고 보고 있다. 현 교회는 하나님과 목사님에게 '부드럽고 자상한 아버지'와 같은 친밀한 이미지를 씌운 뒤 정상가족 이데올로기의 영역에서 신도들에게 리더십을 발휘하는 전략을 구사해 오고 있다. 때문에 성소수자나 비혼 여성처럼 정상가족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신도들이 늘어나면 현 기독교의 세계관이 무너진다고 생각한다. 이를 막기 위해 성소수자에 자극적인 이미지를 씌우고 공격의 대상으로 삼는다. 앨라이를 공격하는 이유도 그것이 성소수자 신도들을 침묵하게 만드는 강력한 방법이라고 생각하는 데 있다.

▲기독교대한감리회(감리회) 이동환 목사가 8월 21일 '정직 2년 징계'의 무효를 확인해달라며 낸 소송이 각하된 뒤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이 목사는 2019년 퀴어축제에서 성소수자를 축복했다는 이유로 기독교대한감리회로부터 정직 2년에 이어 출교 처분까지 받은 바 있다. ⓒ연합뉴스

탄압에도 불구하고 변화는 시작됐다

프레시안 : 폭력적인 환경에서도 성소수자 차별 반대 운동을 계속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이동환 : 내가 지키고 싶은 사람들이 안전하게 자신을 드러내면서 신앙 생활을 해나갈 수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 때문이다. 처음 징계 재판이 열렸을 땐 '어떻게 이 시련을 헤쳐나가서 목사직을 유지하지'라는 마음이 강했지만, 내가 겪고 있는 고통의 몇 배를 당사자들이 경험했을 거라고 생각한 뒤로는 이 재판을 통해 교단의 성소수자 차별법들을 바꿔내야겠다고 생각했다. 근본적으로는 내가 해석한 예수님의 삶을 실천하고 따르기 위해서다. 배제와 차별을 경험하는 성소수자들에게 예수님이 함께할 거라고 생각한다.

A : 재미와 의미를 모두 찾았기 때문이다. 처음 신학교에 입학하고 운동을 시작할 땐 주위 모든 사람들이 힘들 거라며 말렸다. 하지만 내가 하는 활동이 좋고, 함께하는 사람들이 좋기 때문에 계속하고 있다. 반대로 반동성애운동을 하는 사람들이 걱정된다. 모든 신도들은 좋은 사람, 좋은 신앙인이 되고자 할 텐데, 그들의 방향성은 우리와 왜 이리 다른지 궁금하다. 서로 대화가 더 필요한지, 우리에게 필요한 게 뭔지 고민하고 있다.

김정원 : 스스로를 구원하기 위해서다. 목사를 비롯한 목회자들도 똑같은 신앙인이고 예배드리기 위해 교회를 간다. 하지만 보수적인 기독교 사회에서 내가 관심을 가지고 있는 여성주의나 성소수자·비인간존재 등에 대해 고민을 나눌 공간은 거의 없다. 반면 비슷한 신앙관을 가진 신도들과 함께 우리 교회에서 예배드릴 때에는 자유로움을 느낀다. 성소수자 운동이 곧 나의 해방, 나의 구원이 되는 셈이다.

프레시안 : 운동 이후 한국 기독교 문화의 변화를 체감한 적 있나.

자캐오 : 성소수자 차별 반대에 목소리를 내는 목회자와 신자의 수가 크게 늘었다. 올해 서울퀴어문화축제 축복기도에 참가한 목회자 수는 30여 명이었다. 3명이었던 10년 전에 비하면 10배 넘는 목회자들이 큰 결의로 자신을 드러냈다. 여전히 기독교 안에서 퀴어 인권 운동에 적극 참여하는 인구는 소수로 보이지만, 그 영향력은 커지고 있다. 큰 고민 없이 차별적인 사회 통념에 따라 사는 사람들도 반차별·평등지향적으로 살려는 이들 앞에서 멈칫거린다. 조심스레 질문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이동환 : 가라앉아있던 기독교 성소수자 담론이 진흙탕같은 모습으로나마 가시화됐다. 서울퀴어문화축제 축복식에 참여한 감리교 목회자만 10여 명, 나를 향한 징계에 반대하는 연서명 참가자가 137명이다. 성소수자 차별에 반대하는 감리교 목회자 100여 명이 모여 '차별너머'라는 그룹을 만들었고, 교단 내 성소수자와 앨라이를 탄압하는 교회법 조항을 폐기하자고 목소리 내는 사람들이 생겼다. 성소수자를 공개 지지하는 '무지개교회'도 과거엔 3곳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10여 곳으로 3배 이상 늘었다.

김정원 : 기독교 신도들이 감소하는 추세인데 성소수자를 지지하는 우리 교회의 신도 수는 계속 늘고 있다. 목회자 포함 7명으로 시작했는데 2년 사이 22명으로 3배 늘었다. 지난해 서울퀴어문화축제에서 열었던 부스는 언론을 통해 소개되기도 했다. 우리 교회의 움직임을 지켜보는 사람들, 성소수자도 갈 수 있는 교회의 존재에 안도감을 갖는 사람들이 있다는 점에 희망을 갖는다.

A : 나를 포함해 '퀴어 크리스천 결혼식'을 치른 성소수자 신도들이 늘어나고 있는데, 교인들이 결혼식에 참여해 축하하고 노래를 부르는 모습을 보면 변화가 체감된다. 교회를 비롯해 내가 속한 공동체 구성원들이 결혼식을 채워주니 '나는 어디에서든 잘 살고 있고, 잘 살 수 있겠구나' 생각하게 됐다. 내가 신학교에 입학할 때만 해도 상상도 기대도 하지 못했던 일이다.

▲2023년 서울퀴어문화축제에 참여한 여름교회 신도들. ⓒ김정원 목사

프레시안 : 한국 기독교에 바라는 점이 있나. 변화를 위한 활동 계획은.

자캐오 : 종교는 사회의 전부가 아니다. 사회와 소통하며 게토화되는 부분은 자극받고 변해야 한다. 기독교 스펙트럼에서 진보적인 그룹들이 성평등에 신경 쓴다고 하지만, 많이 부족하다. 해외의 많은 교회들은 지도력 성별을 5:5로 맞추거나, 그 구성을 다양하게 만들려고 시도한다. 차이와 다양성에 근거한 종교, 상처 입고 깨진 서로에게 숨쉴 틈이 되는 종교가 되길 바란다. 무지개 교회들이 그 방향으로 송곳이 되길 꿈꾼다.

이동환 : 조금 다른 의견에 대해서도 서로 존중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면 좋겠다. 지금은 다름을 틀렸다고 말하며 힘없는 사람들을 쫓아내는 분위기다. 서로 다름을 존중하는 가운데 내부 합의를 통해 더 앞으로 나아갔으면 한다. 현재 감리교와의 재판에 충실히 임해 좋은 선례를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재판을 비롯한 여러 활동으로 한국 교회에 긍정적인 에너지를 내뿜겠다.

A : 한국 기독교를 구성하는 모든 사람들이 건강하길 바란다. 나는 잘 버텨서 목사 안수도 받고 꿈꾸는 목회활동을 해보는 게 향후 계획이다. 거창한 계획 없이 매일매일 즐거운 일들을 찾아나가고 싶다.

김정원 : 한국 기독교가 어떻게 되든 우리는 죽지 않고 계속 앞으로 나아가려 한다. 한채윤 한국성적소수자문화인권센터 활동가의 '우린 춤추면서 싸우지'라는 말을 좋아한다. 모두가 각자의 문제를 해결하고 싸우는 와중에도 다정함을 잃지 않고 살아가길 바란다.

▲2024 서울 퀴어문화축제 무지개 축복식. ⓒ서울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회

[박상혁 기자(mijeong@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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