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진오일 증가' 왜 쏘렌토만 무상수리?..베타 테스터냐? vs 우리는 언제?
현대차그룹이 1.6 터보 하이브리드 모델의 엔진오일 증가 문제와 관련해 쏘렌토만 무상수리를 진행해 논란이다. 무상수리가 시작된 지 4주가 지났음에도 같은 파워트레인을 탑재한 싼타페, 투싼과 스포티지, K8 등에 대해서는 별다른 조처가 없기 때문이다. 수리받은 쏘렌토 차주와 수리받지 못한 다른 차종 차주이 모두 불안해하는 웃지 못할 상황이 벌어졌다.
기아는 지난 2일, 엔진오일이 증가 현상이 발생한 쏘렌토 하이브리드에 대해 무상수리를 진행한다고 발표했다. 엔진 제어 시스템(ECU)을 비롯해 변속기 제어 시스템(TCU), 모터 제어 시스템(MCU), 하이브리드 제어 시스템(HCU) 등 소프트웨어 일체를 업그레이드하는 것이다.
그러나 벌서 4주가 지났는데, 쏘렌토를 제외한 다른 차종 무상수리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다. 한 싼타페 하이브리드 차주는 "한때 엔진오일 이슈로 소란스러웠는데 언제부터인가 조용해져서 해결된 것인지 궁금하다"라며 답답함을 호소했다.
공백이 길어지자 쏘렌토 하이브리드 차주들도 불안해하기 시작했다. 쏘렌토 하이브리드를 우선 업데이트해 이상 유무를 파악한 후, 나머지 차종에 이를 적용할지 말지를 고민하는 이른바 '베타 테스터'로 활용한 것 아니냐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한 쏘렌토 하이브리드 차주는 "지금은 크게 문제가 없어 보이긴 하지만, 올겨울에 제대로 확인되어야 마음을 놓을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말했고, 다른 차주는 "왜 싼타페 하이브리드는 업데이트를 안 하고 있을까?"라며 "항상 기아가 먼저 해보고 괜찮으면 현대차가 따라 한다"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현대차 측은 해당 문제를 파악하고 있지만, 시간이 좀 더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업계 관계자는 "같은 파워트레인이 적용되었더라도 로직 등 세부 소프트웨어는 천차만별"이라며 "각 차종에 맞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일은 시간이 많이 걸린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엔진오일 증가 결함과 관련해 현대차그룹이 밝힌 공식 원인은 '저온시 응축된 물질의 증발 지연'이다. 겨울철 반복적인 EV모드 작동으로 엔진 작동 비중이 줄어들고, 이에 따라 엔진오일 온도가 충분히 상승하지 못해 엔진오일에 섞여 들어간 연료가 증발하지 못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