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5년 이명박 서울시장이 복원
세운상가 위치한 청계고가도로 철거
슬럼가에서 관광 명소로 재탄생해
지난 5월 서울 도심을 흐르는 청계천에서 민물 어종 ‘쉬리’가 확인됐다. 이는 서울시설공단에서 청계천 복원 20주년을 맞아 국립중앙과학관과 공동으로 청계천 민물고기류를 조사한 결과로, 쉬리는 청계천 상류 구간인 관수교 인근에서 발견됐다.
쉬리는 한국에서만 볼 수 있는 고유종이지만, 수온이 낮으며 물살이 빠르고 수질이 2 급수 이상인 여울과 하천 등지에서만 발견되는 수질 지표종이다. 서울시설공단에서는 청계천 복원 당시 쉬리를 기준으로 복원을 진행했는데, 복원 20년 만에 이러한 성과를 거둔 것이다.
사실 청계천은 복원 사업 완공 이후 여러 차례 물고기 집단 폐사 사태를 겪어 왔다. 이 때문에 청계천에서 쉬리가 발견됐다는 사실은 도심 하천 복원과 생태계 건강성 회복에 있어 긍정적인 기류가 흐른다고 해석할 수 있다. 현재 청계천은 국내외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서울의 명소가 됐다. 그러나 처음부터 이러한 형태를 띠고 있던 것은 아니었다.

청계천의 원래 명칭은 ‘개천(開川)’이었다. 조선 태종이 ‘개천도감’을 설치해 청계천의 양안에 돌을 쌓고 광통교, 혜정교 등의 돌다리를 놓은 것이 청계천의 초기 모습이었다. 세종 이후 청계천은 생활 하천이 되면서 점차 오염되기 시작했고, 수질은 일제강점기와 한국 전쟁을 겪으며 더욱 빠르게 악화했다. 청계천 주변으로 도시 빈민들이 모이면서 판자촌 일대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이에 당시 서울의 시장이던 김현옥 시장은 1958년부터 본격적으로 청계천 환경 정비를 진행했다. 일제강점기 당시 일본이 태평로에서 무교동 구간만 일부 덮은 후 방치되어 있던 공사를 재개한 것이다. 이 공사를 통해 청계천의 전 구간은 복개됐다. 이후 그 위로 5.7km의 청계고가도로가 세워졌다.

이에 따라 판자촌이 철거되고 살 터전을 잃은 주민들이 자연스레 빠져나간 자리를 세운상가가 채웠다. ‘세계의 기운이 이곳으로 모이라’라는 뜻의 세운상가는 바로 옆 청계천 공구상가와 연결되는 지리적 이점을 가지고 미군 부대에서 빼내 온 각종 부품을 고쳐서 판매하는 도심 제조업 클러스터로 발전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 서울이 더욱 개발되며 백화점과 같은 고급 유통업체와 주거단지들이 생겨나면서 세운상가는 점차 밀려나기 시작했다. 이에 청계천 일대는 다시 슬럼화가 진행됐다. 특히 1987년 용산전자상가가 생겨나면서 청계천고가도로와 더불어 낙후가 더욱 가속화됐다.

무엇보다 건설 당시 물길 위를 덮은 형태로 설계된 도로의 형태로 인해 안전 문제가 대두됐다. 오염물질이 하천에 쌓이면서 도로 내부에 메탄가스가 가득 차 폭발의 위험이 존재했기 때문이다.
결국 복개된 청계천은 당시 서울특별시의 시장이던 이명박 시장이 내세운 공약으로 인해 복원되기 시작했다. 청계천 복원 사업은 2003년 7월 1일 착공해 2005년 10월 1일 완공됐다. 청계천 복원 사업은 성공적이었다.
과거 종로구는 상습 침수 지역이었으나, 청계천이 복원된 이후 피해가 확연히 줄었다. 무엇보다 청계천 중심으로 진행되던 구도심의 슬럼화가 청계천 주위 환경이 개선되면서 완화됐다. 실제로 청계천은 서울의 새로운 관광 명소로 자리 잡았다. 개장 직후인 2005년부터 2015년까지 청계천의 누적 방문객 수는 약 1억 9,000만 명에 육박하기도 했다.

다만, 청계천의 복원 과정이 마냥 순탄했던 것은 아니다. 복원 작업 중 조선시대의 유물이 다량 발견됐지만, 대다수의 유물이 하수종말처리장에 방치되었고 이후 복원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에 정부의 문화재 관련 인식 부재의 대표적인 사례로 청계천 복원 사례가 언급되기도 한다.
또한, 본래 건천이기 때문에 수량이 불안정한 청계천은 항시 물이 흐르는 곳이 아니었다. 이 때문에 한강 물을 끌어다 사용하는 지금의 청계천은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하천이라는 비판도 존재한다.
이에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역사성의 부재와 생태 문제, 유지비 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해 2013년부터 2050년까지 장기적으로 청계천을 재복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지만, 박 전 시장의 사망 이후 흐지부지되면서 현재는 잠정적으로 중단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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