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의체 만들었는데도 소외감 느껴"…활로 못 뚫는 코인마켓 거래소

김지현 기자 2023. 3. 14.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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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의 코인 '증권성' 판단 체크리스트 작업에서도 빠져
마땅한 소통 채널 부재…"향후 VXA가 닥사와 같은 역할하길 기대"
국내 코인마켓 거래소 10개사가 출범한 대표자 협의체(VXA). (VXA 측 자료 제공)

(서울=뉴스1) 김지현 기자 = 최근 금융당국이 토큰증권(ST) 사업을 본격화하면서 디지털자산거래소 협의체(DAXA·닥사) 소속 거래소들과 코인의 증권성에 대한 체크리스트를 마련하는 등 국내 가상자산 시장을 제도권 하에 두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닥사 소속'이 아닌 국내 코인마켓 거래소들은 당국과 업계 간의 협업 과정에서조차 배제되고 있다며 볼멘소리다.

이에 국내 코인마켓 거래소 10개사는 지난 1월 대표 협의체(VXA)를 출범시키면서 원화 기반 거래소 5곳이 아닌 거래소들의 목소리를 전달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지만, 여전히 당국과의 마땅한 소통 채널이 부재한 상황이라 코인마켓 거래소들의 '니즈'를 전달할 수 없는 난관에 봉착한 모양새다.

14일 가상자산·블록체인 업계에 따르면 코인마켓 거래소 대표자 협의체는 최근까지도 정기적인 만남을 가지면서 업계 관련 이슈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를 가지고 있다. VXA에 소속된 거래소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에 VXA는 당국이 닥사와 함께 향후 발행되는 코인 또는 토큰에 대한 '증권성' 판단 여부를 담은 체크리스트를 만드는 과정을 유의미하게 보고 있다.

우선 코인마켓 거래소들은 이 같은 체크리스트를 만드는 과정에서 닥사 소속 외 타 거래소들도 참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앞서 당국이 요구하는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의 '허들'을 넘었고, 국내에서 정식 가상자산사업자(VASP)로 인정을 받은 것인데 체크리스트와 같이 가상자산 업계에 있어 중요한 작업 과정에 빠져 있는 게 문제라고 주장한다.

코인마켓 거래소 관계자는 금융감독원이 닥사와 함께 진행하고 있는 '증권성' 판단에 대한 체크리스트 작업에 대해 "닥사와 협의한 뒤 향후 증권 특성을 가졌다고 보는 코인들을 상장폐지시킬 수 있는 것인데 혹여 그 대상 코인들이 닥사 소속 거래소 아닌 코인마켓 거래소 코인들이라면 문제가 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그는 "그렇게 된다면 우리는 일방적으로 소통 과정 없이 거래 지원하는 코인이 삭제되는 것"이라며 "향후 이러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초기 소통 과정에서 코인마켓 거래소들이 배제돼서는 안 된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나아가 "가상자산 업계가 점점 제도권 안으로 들어가는 모습인데, 이 과정에서 닥사 소속이 아닌 거래소들은 점점 소외되는 모습이다"라며 "원화 기반 거래소 위주로 국내 시장이 움직인다고 하더라도 코인마켓 거래소들의 목소리도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국은 우선 닥사와만 이 같은 작업을 진행하는 것을 인정했다. 이들은 다만 닥사와 작업을 진행하는 이유로 '업무의 효율성'을 꼽았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현재 국내 가상자산 거래 중 97%가 5대 거래소에서 이뤄지고 있다"며 "아무래도 거래소들끼리 거래지원하는 코인들이 겹치기도 하고, 짧은 시간 안에 최대한 많은 부분을 다루려고 하다 보니 우선적으로 닥사와 작업을 하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체크리스트' 작업에 대해 "초기 작업이라서 업무의 효율성 측면을 생각하고 있는 것"이라면서도 "혹여 중소형사에서 특별한 이슈가 발생한다면 별도로 고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 일각에서는 이에 VXA가 현재 원화 기반 거래소들을 대표해 당국과 소통 중인 '닥사'와 같은 기능을 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우선적으로 당국과의 소통 창구를 여는 것이 급선무라는 시각이다. 실제 당국에서도 가상자산 업계 내 소위 대표성을 띠는 단체를 닥사로만 보고 있다.

실제 지난 6일 국회에서 열린 토큰증권발행(STO) 관련 민·당·정 간담회에서 가상자산 업계 내 닥사의 역할과 관련해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은 "말은 많지만 어쩌겠나"라며 "사실상 갖춰져 있는 곳이 닥사밖에 없고, 불완전하지만 맡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다른 코인마켓 거래소 관계자는 향후 VXA의 역할이 조금 더 뚜렷해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VXA가 닥사와 같이 의사결정을 하는 기구까지는 아니지만 단순히 정책적 논의만 하기 위해 만들어진 단체는 아니라고 보고 있다"며 "현재는 공동의 목소리를 낼 단계까지 오진 않았지만 향후 VXA를 통해서도 충분히 당국이나 업계의 코인마켓 거래소들의 목소리를 전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다만 아직 VXA 측은 공식적으로 당국과의 소통 창구 모색에 대한 방책을 내놓진 않았다. 이들은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로 원화 기반 거래소 위주로 돌아가는 시장의 독과점 문제를 꼽고 있다.

VXA는 시장의 불균형을 해결할 수 있는 방책으로 실명계좌 발급 확대를 꼽고 있다. 이에 우선 실명계좌 확대를 위한 움직임을 우선적으로 가져갈 것으로 예상된다. VXA 측은 "향후 이 같은 불공정한 시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구체적인 실현방안을 VXA를 중심으로 촉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mine12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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