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브로드밴드(SKB)의 회사채 발행에 당초 목표치의 4배를 웃도는 수요가 몰리며 완판에 성공했다. SK텔레콤(SKT)의 완전자회사로 편입되며 지배구조가 정리된 후 첫 대규모 투자를 위한 자금조달이라는 점에서 SKB의 변화를 상징하는 특별한 회사채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이 와중에 SKT가 초유의 해킹 사태로 홍역을 치르기도 했지만, 결과적으로 무난하게 거래를 마친 상황이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KB는 지난달 총 5300억원 규모로 회사채를 발행했다. 신용등급 AA에 만기구조는 5년물과 10년물이며, 각각 4800억원과 500억원으로 최종 확정 발행됐다. SK증권과 KB증권이 대표주관을 맡았다.
최초 희망모집액은 3000억원이었지만, 수요예측에서 이를 웃도는 1조2800억원의 주문이 확인되면서 증액 한도를 채웠다. 만기별 수요는 5년물이 1조300억원, 10년물이 2500억원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른 경쟁률은 5년물이 4.12대1, 10년물이 5.00대1이었다.
발행금리는 트렌치별로 오버발행과 언더발행이 엇갈렸다. 5년물과 10년물 모두 민간채권평가사가 평가한 개별 민평금리에 ±30bp(1bp=0.01%p)를 가산한 기준수익률을 제시한 가운데 5년물은 +3bp 조건으로 발행됐다. 반면 추가 수요에도 불구하고 원래 목표치만큼만 발행된 10년물은 -25bp로 정해졌다.
SKB의 회사채 증액 발행은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었다. SK가 보유하던 판교 데이터센터를 5000억여원에 인수하는 것이 이번 자금조달의 목적이었기 때문이다. 이로써 SKB는 가산과 서초, 일산 등 기존 8곳에 판교를 더해 총 9곳의 데이터센터를 운영하게 된다.
SKB가 SKT의 완전자회사로 편입된 직후 내놓은 회사채라는 것도 관전 포인트였다. 앞서 SKT는 지난해 11월 태광그룹과 미래에셋그룹이 보유한 SKB 지분 24.8% 전량을 총 1조1500억원에 인수하는 주식양수도 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SKB 지분율이 기존 74.3%에서 99.1%로 높아졌다고 지난달 공시했다.
SKB의 판교 데이터센터 인수와 이를 위한 회사채 발행은 이런 변화의 연장선상에서 이뤄졌다. 판교 데이터센터 매입은 SKT의 완전자회사로 편입된 후 SKB가 처음으로 단행한 대형 투자다. 이에 인공지능(AI)과 클라우드 수요가 폭증하는 상황에서 인프라 운영 주체를 명확히 하고, 자산을 수익성 기반의 계열사로 집중시켰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SKT의 대규모 유심 데이터 유출사고는 예기치 못한 악재였다. 가입자만 2500만명에 이르는 국내 최대 이동통신 업체가 해킹을 당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SKT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어느 때보다 커졌다.
한국기업평가는 이번 회사채 발행을 앞두고 내놓은 보고서에서 SKB와 관련해 'SKT가 주도하는 통신 소그룹의 성장전략 하에 유선 서비스와 유선망 등을 제공하는 하부구조 역할을 하고 있다'며 '이동통신 시장 내 지배적사업자 지위를 보유한 SKT과의 긴밀한 사업, 전략적 연계성이 사업 안정성을 뒷받침한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SKT 모바일 상품과 결합한 유무선 상품이 SKB 가입자 기반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며 "향후 SKT의 무선가입자 이탈 흐름과 SKB의 초고속인터넷, IPTV 가입자 변동 추이를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부광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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