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부모님 월세글 쓴 청년입니다.
많은 분들이 저를 호되게(?) 혼내주셨습니다.
인신공격성 글이 아닌 글은 다 귀한 말씀으로 새기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저는 서울로 막 올라왔던 2년 전 갑자기 취직을 하게 되어 서울에 혼자 사는 삼촌집에서 거의 1년 반을 지냈습니다.
삼촌에게 생활비를 내려고 했으나 절대 받지 않으셨고 감사하게도 편하게 생활할 수 있었죠.
그러나 부모님도 삼촌에게 미안해했고 저 역시 그래서 그때 가장 친했던 친구와 같이 살기로 하고 올해 4월 투룸으로 이사했습니다.
하지만 친구와 저 사이는 금이 가기 시작했습니다.
친구는 저를 의도적으로 무시했고 모른 척 했으며, 저는 고통스러워했지만 그는 '이게 다 니 잘못 떄문에 그렇고 너가 바뀌면 난 원래대로 돌아올거다' 라고 했죠. 저는 그의 비위를 맞추려고 온갖 노력을 했지만 지금와서는 그게 가스라이팅이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부모님께 이 사실은 숨기고 다시 독립을 한다고 말씀드렸는데요,
부모님은 이번에 살 집은 대학생 때나 지금 집과는 다르게
좀 넓은 1.5룸 이상의 준신축급으로 가는게 어떠냐는 의견을 주셨습니다.
저는 사람을 좋아하고 밖을 좋아해서 자주 돌아다니는데, 이제는 집에 정을 붙이고 서울에서 정착하셨으면 했나봐요.
일단 제가 알아본 여러 집을 보여드렸는데
하필 월세 시세가 고점을 찍은 지금이라서 5-60만원대에 골목길에 들어간 작은 원룸이 많았다보니
부모님께서는 '이번에는 이런 곳 말고 좀 다른 동네에 살아보는 것이 어떠냐' 라고 하셨습니다.
신림동 후미진 곳의 준신축급 1.5룸을 알아봐도 제일 싼 게 80만원이다보니 부모님도 당황하시더라고요
광진구는 매물이 없고, 면목동도 신림동과 월세가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서울 사는 부동산에 밝은 사촌누나가 요새 월세 시세가 다 그런다면서
차라리 깔끔한 동네 문정동을 알아보는게 어떠냐고 하셨고
부모님은 그 동네를 너무 마음에 들어 하시면서 추천하시더라고요.
저는 제 월급에 너무 비싸서 당황스러웠습니다.
참... 전주에서 대학생활 할 때 40만원으로 좋은 신축 오피스텔을 살았는데
15년 전 지어진 원룸을 60만원에 살아야 하니 서울 살기 참 팍팍하다고 느꼈죠.
지금 사는 서울대입구 시세가 너무 비싸고 부모님이 말씀하신 조건을 맞추다보니
굳이 서울대입구에 살 필요가 없더라고요
부모님의 뜻이 완강하기도 하셨고
굳이 큰아들이 어둑한 동네의 작은 방에서 살길 원하지 않으셨나봐요.
특히 두 분이 지방에 사시니 인천공항으로 출국하거나 서울여행을 오실 때
피로도나 호텔 문제로 고생을 하셔서 제 집을 숙소(?)로 하여 서울에 자주 오시고 싶어한 것도 있습니다.
그래서 당신들께서 퇴직 전까지 지원을 해주겠다고 (아버지 연봉이 1억대 중반 정도로 알고 있습니다)
하시는건데, 저는 마음이 무겁습니다.
사실 여러분 말씀을 들으니 더 그렇네요 ㅎㅎㅎ
최대 50만원까지 지원을 해주겠다고 하시지만
저는 우선 30만원까지만 지원을 받아보고, 다음부터는 그러지 않을 생각입니다.
또 서울에 오실 떄 잘 모시고, 부모님 말씀대로 이사가면 자기계발에 힘쓰며
돈 많이 주는 직장으로 이직도 하고 싶네요
이번에 처음으로 임장 뛰면서 부동산에 관심도 생기고 투자공부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는데요
이를 계기로 돈도 더 잘 모아서 30대 초반에는 부모님께 용돈 드리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또 위에서 말한 친구랑 싸움을 계기로 느낀건....
인간관계에 매달릴 필요도, 그들에게 너무 많은 자본과 마음을 투자할 필요도 없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저를 완전 속없는 철부지로 보시는 분들도 있는데 그 정도까지는 아닙니다 ㅎㅎ
그래도 대기업 계열의 중견 정도 규모 회사에서 일하고 있고 (월급은 적지만 ㅜ)
고향에 월 한번씩 방문하여 부모님과 자주 교류하며 '딸같은 큰아들' 소리 들으며 살고 가족과 관계도 좋습니다 ㅎㅎ
아직 어리숙하지만 이번을 계기로 더 어른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이미 찍어버린 계약서 도장이니.... 부모님 지원은 최소한으로 받고, 저도 더 돈도 아끼고 자기계발 열심히 해서
이제는 부모님을 돕는 어른 효자가 되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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