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진심어린 사과하라”…이태원 참사 유족 첫 공개요구

2022. 11. 22. 14:2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이태원 참사 유가족이 참사 후 처음으로 언론 앞에서 정부의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촉구했다.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은 22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이 개최한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 입장발표 기자회견에서 "대통령은 조속히 참사의 모든 피해자들에게 진심어린 사과를 하고 책임 있는 후속조치를 약속하라"며 이같이 요구했다.

이 과정에서 피해자들에게 진상 및 책임 규명의 경과를 투명하게 설명하라고도 요구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태원 참사 유족 첫 언론 기자회견
6대 요구사항 제시…6명 유족 심경 발표
피해자 소통 공간 마련·무관용 처벌 등
딸에게 보내는 편지 낭독…곳곳 울음
일부 유족 “간접살인죄 적용해달라”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이 22일 오전 서울 서초구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헤럴드경제=유동현 기자] 이태원 참사 유가족이 참사 후 처음으로 언론 앞에서 정부의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촉구했다.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은 22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이 개최한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 입장발표 기자회견에서 “대통령은 조속히 참사의 모든 피해자들에게 진심어린 사과를 하고 책임 있는 후속조치를 약속하라”며 이같이 요구했다.

이날 유가족들은 정부에 대한 6대 요구사항을 공개했다. 우선 유가족들은 “참사 책임자들을 빠짐 없이 조사하고, 가장 엄격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면서 “거짓해명을 한 자들을 무관용으로 엄중하게 문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과정에서 피해자들에게 진상 및 책임 규명의 경과를 투명하게 설명하라고도 요구했다.

피해자들 사이 소통하고 슬픔을 나눌 수 있는 기회와 공간을 마련해달라고도 촉구했다. 각종 트라우마를 호소하고 있는 상황에서, 유가족들 간 연대와 공감이 가장 큰 치유가 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나아가 희생자들의 사회적 추모를 위한 추모시설 마련 등 조치도 들었다. 유족들과 협의해 희생자들의 명예회복, 기억과 추모를 위한 대책 마련도 요구사항에 담았다. 정부가 나서서 2차 가해에 반대한다는 공식적인 입장과 대책을 내놓으라고도 했다.

이날 피해자 유가족 6명의 발언도 이어졌다. 외국인 부모 A씨는 자녀가 한국인의 정체성을 알기 위해 유학생활을 하던 도중 참변을 당했다면서 “정부의 사과를 받아야겠다”고 했다. A씨는 “외국인이라고 외면당하지 않게 아이를 키워왔다”면서 “항상 ‘예스’와 ‘노’를 확실히 가리켰는데 아이를 보내면서 가장 힘든 것은 나라를 이끄는 분들이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아닌 것을 아니다라고 말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다른 피해자의 부모 B씨는 딸에게 보내는 편지를 읊었다. B씨는 “공인회계사 합격하고 아빠 나 합격했어. 울먹이던 너의 목소리 녹음을 들으며 얼마나 행복했는지 모른다”면서 “너가 그렇게 가고 싶어하던 회사에서 좋은 (합격) 소식이 날아왔는데 갈수가 없어 통곡했구나”라며 울음을 삼켰다. 이어 “다시 태어나서 꼭 만나자. 엄마, 아빠 너무 걱정하지 말고 뒤돌아가지 말고 이승에서 모든 고통 아픔 슬픔 모두 버리고 힘내서 잘 가거라”라며 작별인사를 했다. 이를 듣던 현장 곳곳에서 울음이 터져 나왔다.

피해자 부모 C씨는 “무능한 정부의 잘못”이라며 강하게 질타했다. C씨는 “이 나라 정치하시는분들에게 간곡히 부탁한다. 유족의 아픔을 조금이나마 진정성 있게 생각한다면 솔직해지라”면서 “제대로 된 조사와 제대로 된 사과, 책임자들 책임지고 대통령은 공식사과 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른 피해자 부모 D씨도 “거짓말이나 일삼고 경찰이나 소방인력을 미리배치한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었다고 떠벌린 행정안전부 장관 이상민. 보고 받은 적 없다, 모른다고 일관하는 용산구청장 박희영. 용산경찰서장 이임재. 112치안종합상황실장 류미진 등에게 꽃다운 우리 아들, 딸들 생명이 꺼져 갈 때 뭐하고 있었냐”고 울분을 참지 못했다.

관련자들에 대한 간접살인죄를 적용하라는 강도 높은 지적도 나왔다. 또다른 피해자 부모 E씨는 “이태원 참사 총체적 안전불감증에 의한 간접살인”이라고 질타했다. 이번 참사에 희생된 배우 이지한씨의 어머니도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관련자들에게)직무유기 업무상 과실치사는 물론 부작위 살인죄를 적용해주십시오”라면서 “망언을 일삼는 그들을 보면 숨쉴 수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태원 참사는 지난달 29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해밀톤호텔 옆 골목 119-7번지 일대에서 발생했다. 이날 현재까지 158명이 숨졌다.

dingdong@heraldcorp.com

Copyright © 헤럴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