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자고 싶다면 이 음료를 마셔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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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1. 바텐더가 된 대학생, 수면음료 시장을 발견하다

‘코자아’는 한국 수면음료 시장을 개척한 브랜드예요. 수면음료란 단어도 생소하던 2021년 12월에 탄생했거든요. 지금까지 팔린 음료는 40만 병. 매출 기준 국내 1위 수면음료죠.

코자아를 내놓은 건 로맨시브의 이수현 대표. 대학에서 경영학을 공부하다 4년째 휴학 중인 20대 사업가예요.

경영학과 진학을 목표로 공부하던 이수현 대표. 수험 생활 중에 음료의 세계에 빠졌다고 해요. 공부하다 보면 입이 심심하잖아요. 편의점에 가서 신상 음료를 하나씩 살펴보고 마시는 게 낙이었대요.

자신이 특히 미각이 발달했다는 것도 그때 알았대요. 음료를 맛보고 어떤 성분이 들어갔을지 짐작해 보면 얼추 맞더라는 거죠. 신기하네요.

“한번 빠지게 되니 음료라는 식품이 너무 매력적이더라고요. 제한된 용량 안에서 펼쳐지는 예술처럼 느껴졌어요. 첫맛, 중간 맛, 끝맛이 묘하게 다르고요.

음료가 공간의 분위기를 만들어준다는 것도 저는 참 좋았어요. 어떤 장소라도 커피 한 잔, 녹차 한 잔이 있으면 따뜻한 분위기에서 대화가 시작되잖아요.”
_이수현 로맨시브 대표

어렸을 적부터 사업가라는 꿈이 분명했던 이 대표는 음료 사업을 하겠다고 결심한 후 대학 앞 한 재즈바에 바텐더로 취직했어요.

음료 제조법을 배울 수 있을 거라 생각했대요. 2년 동안 바텐더로 일했어요. 그러다 뜻밖의 사업 아이템을 발견한 거죠.

“동네 술집이었거든요. 주중엔 혼자 오는 손님들이 많았어요. ‘잠이 안 와서 왔다’ ‘술을 한잔해야 잠이 온다’고들 하시더라고요. 수면제를 드시는 분들도 계셨고요.

이렇게 멋진 손님들이 잠 때문에 괴로워하시는 게 안타까웠어요. 저도 고등학생 시절에 불면증을 겪어서 그 고통을 잘 알았거든요.”

이수현 대표, 불면증 관련 자료를 찾다 눈이 번쩍 뜨였대요. 해외에선 이미 수면음료 시장이 두텁게 형성됐다는 걸 알게 된 거예요.

“사실 술은 불면증에 도움이 안 돼요. 문제 해결이 아니라 문제 회피에 가깝죠. 빠르게 잠이 들 순 있지만, 깊게 잠들지 못하거든요. 건강하고 깊은 잠을 자는 데 도움이 되는 음료를 만들고 싶다, 그럴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수현 대표. 2021년 초에 바텐더를 그만뒀어요. 사업 준비를 시작했죠. 바텐더로 번 1000만원을 손에 쥐고 말이에요.

ⓒ롱블랙

Chapter 2. 신맛 나는 대추 씨앗을 발견하다

수면음료란 아이템을 발견한 이수현 대표. 빠르게 움직였어요. 코자아의 초기 버전 ‘리체라’를 내놓은 게 2021년 12월. 그러니까 ‘수면음료로 사업을 해보겠다’고 결심한 지 단 11개월 만이에요!

건강보조식품을 구상부터 개발, 생산까지 11개월만에요? 엄청난 속도네요.

“잠 때문에 고통받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지 이미 확인했잖아요. 해외에선 수면음료 시장이 빠르게 크고 있었고요. 마음이 급했어요. 시장을 선점해야겠다고 생각했죠.”

잠깐, 수면식품 시장이 그 정도라고요? 찾아보니 엄청나요. 2021년 기준 세계 시장은 1조5000억원 규모예요. 연평균 성장률은 7.2%고요.

수면음료는 그중에서도 가장 무섭게 성장하는 카테고리예요. 시장 규모 4546억원에, 연평균 성장률은 무려 23%!

그런데 우리나라는 수면음료 시장 플레이어가 없던 상황, 이 대표는 분주하게 움직였어요.

도서관부터 갔어요. SCI급 연구 논문과 임상 연구 논문을 뒤졌대요. 관련 특허 71종을 검토했죠. 수면에 도움이 되는 원료를 찾아 나선 거예요.

몇 개월을 파고드니 불면증에 의미 있는 원료는 45종으로 요약되더래요. 이 중에서도 이수현 대표가 가장 주목한 원료는 ‘산조인酸棗仁’이었어요. 한국말로 풀면 ‘신맛 나는 대추의 씨앗’!

산조는 멧대추라고도 해요. 우리가 평소 보는 대추보다 작고 둥글납작하게 생겼죠. 가운데 씨앗은 과육에 비해 큰 편이에요. 이게 산조인이에요.

“중국에선 오래전부터 불안과 불면을 다스리는 데 도움 되는 약재로 쓰였어요. 1700년 전 문헌에도 나올 정도로요. 이미 효과를 검증한 임상 논문도 많았고요.”

문제가 있었어요. 가격이에요. 한국에선 산조가 나지 않거든요. 중국산 산조인은 품질이 좋지만 가격이 비싸요. 원료만 1kg에 12만원을 넘는대요.

“가장 오랜 기간 효과가 검증된 원료잖아요. 비싸더라도 포기할 수 없다고 생각했어요. 대신에 철저하게 효과를 확인하고 들여왔죠.”
ⓒ로맨시브

Chapter 3. 오뚝이 정신, 유산균 발효를 완성하다

원료를 찾은 이 대표. 식품을 개발할 공동창업자를 찾았어요.

지인의 지인을 수소문해 식품생명공학을 전공하고 기능성식품 랩 연구원으로 일하고 있던 지금의 CTO, 최주희 씨를 만났죠.

둘은 다양한 실험을 시작했어요. 빠르게, 깊고 개운하게 잠들 수 있는 최상의 원료 배합을 테스트한 거죠.

이제 남은 건, 생산! 코자아의 핵심인 유산균 발효 과정까지 실험을 마친 상태였어요.

가장 어려웠던 건 유산균 발효 시설을 갖춘 공장을 찾는 일이었어요.

“전국에 식품 공장이 200개 정도 되거든요. 식약처 식품 제조시설 등록 리스트를 보면서 정말 모든 공장에 전화를 돌려본 것 같아요.”

‘진짜 발효’를 하는 공장이 거의 없다는 게 문제였어요. 대부분의 공장이 원료를 전부 섞어 숙성시키거나 효소를 넣고 섞는 작업을 발효라고 생각하더라는 거예요.

특정 온도와 시간 동안 균주를 배양하고 발효할 수 있는 공장을 찾기가 너무 어려웠대요.

“단 한 곳이라도 저희가 원하는 조건으로 발효하는 공장이 있으면 된다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계속 연락을 돌렸죠. 다행히 세 곳의 공장을 찾고 그중 한 곳과 생산을 진행하게 됐어요.”

그렇게 발효된 원료가 LCR-산조인추출물발효분말(현 coza산조인추출발효물)이에요. 리체라가 탄생한 거죠!

ⓒ로맨시브

광고 대신 크라우드 펀딩으로

제품이 완성됐으니 마케팅이 필요했어요. 그런데 광고비가 한 푼도 없었대요. 종잣돈 1000만원에 정부 지원을 긁어모아 만든 1억원을 제품 개발에 다 써버렸거든요.

이 대표는 와디즈 크라우드 펀딩을 선택했어요. 제품을 많은 이들에게 알릴 수 있는 데다가, 일단 펀딩 자금도 들어오니까요.

“사람이 간절하면 무슨 일이든 할 수 있다는 걸 이때 알았어요. 친구는 물론이고 바텐더 시절의 손님들, 초등학교 선생님들께도 전화를 돌렸어요. ‘진짜 효과 있는 제품이니까 믿고 한 번만 펀딩해달라’고 부탁했죠.”

그렇게 단행한 크라우드 펀딩의 결과는? 무려 5800만원! 목표치인 5000만원을 웃돌았어요.

게다가 이 시기에 겹경사가 터졌어요. 투자사에게 투자도 받았거든요.


Chapter 4. 리브랜딩 : 고객 목소리를 발빠르게 반영하는 법

11개월 만의 제품 출시 이야기. 숨 가쁘다고요? 아직 일러요!

코자아의 런칭 초기 이름은 리체라였다고 했죠? 맞아요, 리브랜딩을 한 거예요. 그것도 리체라를 출시한 지 7개월 만에!

와디즈 펀딩이 성공적이었잖아요. 그런데 왜 바로 리브랜딩을 했을까요?

“반응이 좋아서 더 그랬어요. 크게 성장할 가능성이 보이니, 동시에 아쉬운 점들도 크게 보였거든요.”

가장 희망적인 건 재구매율이었어요. 펀딩에 참여한 고객 절반이 자사 몰에서 제품을 재구매했거든요. “정말 잠을 푹 잤다” “고맙다”는 후기가 이어졌죠.

문제는 ‘리체라’라는 제품명을 기억하는 소비자들이 많지 않았단 거예요. 포털 사이트엔 “보라색 병에 담긴 수면음료 이름이 뭐죠?”라는 질문이 올라오곤 했대요.

“이름은 어감이 좋으면 된다고만 알고 있었어요. 저희같이 기능이 중요한 제품은 좀 더 직관적인 이름이 어울린다는 걸 배웠죠. 제품이 더 유명해지기 전에 빠르게 바로잡고 싶어 리브랜딩을 서둘렀고요.”

패키지도 완전히 달라졌어요. 리체라 디자인을 볼까요? 감성적이에요. 달과 별이 뜬 밤하늘을 배경으로 여신 같은 캐릭터가 누워있어요. 그 위로 적힌 메시지는 “굿나잇”.

그럼 코자아 어떨까요? 같은 보라색인데 느낌이 완전히 달라요. 채도와 명도를 올린 밝은 보라색. 야광 빛 연두색으로 달리는 사람이 그려져 있어요.

그 아래 적힌 메시지는 “너의 꿈을 마셔Drink Your Dreams”.

리브랜딩의 핵심이 뭔지 딱 알 것 같아요.

“고객을 만나보니 알겠더라고요. 잠을 못 자는 사람들은 왠지 차분하고 정적일 것 같은 느낌이잖아요. 아니었어요.

오히려 굉장히 열정적이어서, 하고 싶은 일이 많거나 무언가에 빠져있어서 잠을 못 자는 분들이 더 많았어요. ‘이들은 왜 푹 자고 싶어 할까’ 하고 생각했어요. ‘더 활기찬 내일을 위해서’라는 답이 나왔죠.”

이 리브랜딩의 방향성, 모두 고객 목소리를 들은 결과였어요. 그뿐 아니었죠. 맛도 자몽 맛에서 체리 맛으로 바꿨어요.

고혈압 환자들이 “자몽 성분을 먹을 수 없다”고 말했거든요. 용량은 110ml에서 100ml로 줄였어요. “출장길 비행기에서 먹고 싶다”는 고객 목소리 덕이었죠.

그렇게 2022년 12월, 완전히 달라진 코자아가 탄생했어요. 결과는 어땠을까요?

“리체라가 1년 동안 달성한 검색량을 코자아가 두 달 만에 따라잡았어요. 고객 목소리는 아주 작은 것이라도 놓치지 말고 반영해야 한다는 걸 배웠죠.”

Chapter 5. 우리 고객이 더 많이 반짝일 수 있도록

이수현 대표, 리브랜딩을 결심할 때 회사의 중대 결정을 함께 내렸대요. 음료냐 수면이냐라는 갈래에서요.

회사의 무게 중심을 어느 쪽에 둘지 고민하다가 수면으로 결정했어요. 음료 전문 회사가 아니라 수면 전문 회사가 되기로 결심했다는 거예요.

“전 집요하게 리뷰를 찾아보는 스타일이에요. 저희 제품으로 삶이 바뀌고 있다는 고객들의 리뷰가 너무 뭉클하게 다가왔죠. 동시에 수면 관련 시장이 얼마나 크고 중요한지도 깨달았고요.”

이 대표는 종종 고객들과 대화를 나눠요. 사무실에 걸려 오는 문의 전화를 직원들이 돌아가면서 받거든요.

어떤 고객은 “잠을 잘 수 있게 해줘서 고맙다”는 말로 시작해 1시간 동안 대화를 이어가기도 한대요. 고객과 함께 울면서 전화를 끊은 적도 있었고 말이에요.

이수현 대표는 “저희 고객들은 누구보다 반짝이는 사람”이라고 말해요.

“수면 문제가 있는 사람들은 대부분 삶의 목표가 더 뚜렷해요. 때론 좌절하고 불안할지라도 꿈을 향해 달려 나가는 사람들이죠.

이루어지든 그렇지 않든, 꿈을 품고 있다는 건 반짝이는 일이잖아요. 새 패키지에 달리는 사람을 그려 넣은 것도 그래서예요.”

어떤 이들은 습관을 바로잡으려고 코자아를 마시기도 한대요. 다른 일에 빠져서 자꾸 잠드는 타이밍을 놓칠 때가 있잖아요. 일종의 ‘잠들기 전 의식’처럼 코자아를 마시는 거죠.

“저는 코자아가 밤의 에너지드링크라는 생각도 해요. 다음 날 힘을 내야 할 때 마시는 음료니까요. 간밤에 개운하게 잔 것만큼 기분 좋은 게 없잖아요. 더 많은 분들에게 그런 아침을 선물하고 싶어요.”

Chapter 6. 마치며 : 기술로 낭만을 구현하다

수면음료 시장은 계속 성장할 전망이에요. 대기업들이 뛰어들기 시작했거든요. 최근에 한국야쿠르트가 ‘쉼 수면케어’라는 제품을 내놨어요. 2024년 상반기엔 다른 대기업들의 제품 출시가 예정돼 있고요.

“식품회사들과 경쟁하지 않으려고 해요. 저희는 수면 전문 회사로 자리 잡는 게 목표입니다. 그래서 뇌파 전문가를 채용해 다양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어요.

경희대 한방신경정신과 연구팀과 신제품 개발을 하고 분당서울대병원과 임상 실험도 진행 중이고요.”

1월엔 코자아라는 브랜드로 필로미스트가 출시돼요. 더 다양한 제형의 수면식품도 나올 예정이죠. 이수현 대표는 코자아가 ‘수면계의 룰루레몬’이 되길 원한대요. 무슨 의미일까요?

“고객을 만나며 느낀 건, ‘누구나 본인이 원하는 잠은 다르다’는 거예요. 불면증의 원인이 무엇인지, 어떤 잠을 원하는지에 따라 저희가 개별화된 도움을 드리고 싶어요. 그래서 코자아는 단순히 수면음료에만 그치고 싶지 않아요.

룰루레몬은 기능성 요가복에서 연 9조원 매출의 라이프스타일 브랜드가 됐어요. 로맨시브는 기능성 수면식품으로 출발해 수면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성장하고 싶어요.”
ⓒ로맨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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