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빚더미 속에서도 ‘포기 없는’ 놀이공원, 임채무의 두리랜드
195억 원. 평범한 사람에게는 상상하기 힘든, 한 평생 걸려도 갚기 어려운 빚이다. 그러나 올해로 만 75세가 된 탤런트 임채무 씨는 바로 이 빚을 짊어지고도 아직 ‘포기’란 단어를 입에 올리지 않는다. 그가 1991년 직접 경기도 양주에 설립한 두리랜드 놀이공원은 두 번의 휴업, 세 번의 고비를 넘기며 오늘도 아이들의 웃음 소리를 품는다. 세상에 많고 많은 테마파크지만, 전 재산을 탕진해가며 ‘직원에게 아파트까지’ 선물하는 주인장의 사연이 숨어 있는 곳은 두리랜드, 그리고 임채무 씨가 유일하다.

무료 개장, 빚더미…넘어진 자리에서 다시 일어나다
처음 두리랜드가 문을 열었을 때, 임채무 씨의 소망은 단순했다. 아이들이 마음껏 뛰놀 수 있고, 가족이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만들겠다는 것. 그래서 초창기 관람료도 받지 않았다. 1990년대에 이미 “무료 입장”을 내건 놀이공원. 하지만 현실의 벽은 높았다. 무료 운영 정책 탓에 적자는 커졌고, 시설 유지비·인건비까지 밀리면서 1994년과 2009년 두 차례나 ‘임시 폐장’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매번 임채무 씨는 전재산을 쏟아붓고 리모델링하며 포기하지 않았다. 심지어 본인 명의 아파트 두 채까지 팔아가며 다시 한 번 재기의 신호탄을 쐈다. “돈을 버는 게 아니라, 손해봐도 내가 좋아서 하는 거라”고 말하는 그의 고집과 소신이 다시 두리랜드를 세운 것이다.

직원에게 ‘아파트 선물’의 비밀, 사람이 남는 경영
놀라운 건 단순히 ‘놀이공원 주인’만이 아니라는 점이다. 극심한 경영난 와중에도 임채무 씨는 직원들에게 아파트까지 내어주었다. “어려울 때마다 나를 곁에서 도와준 사람들에게 보답하고 싶었다”는 그의 말. 실제로 몇몇 장기 근속 직원에게 본인 소유의 아파트를 명의 이전해준 것은 두리랜드 내에서는 ‘전설’로 남았다. “돈은 없을지라도 직원이 행복해야 아이들을 더 잘 돌볼 수 있다”는 그의 뚝심은 두리랜드의 철학이자, 소문을 타고 아이·부모들에게 더욱 특별한 감동을 준다.

착한 가격, 착한 마음…진짜 ‘아이 천국’의 실체
지금의 두리랜드는 더 이상 무료는 아니지만, “거의 원가”나 다름없는 실속 가격으로 유명하다. 어른 입장료 2만 원, 어린이 입장료 3만 원―그러나 시설 이용료가 대부분 1,000원 선이다. 노래방도 무려 두 곡 500원, 짜장면 자판기도 옛 추억의 2,500원짜리다. 4층 볼링장, RC카 경기장, 곤충박물관, 해적선 조형물, 압도적 주차장 규모까지…모든 시설이 ‘아이 위주’로 설계되어 있다. 타 테마파크 대비 솔직하고 친근한 운영 방식, 부모들도 “여긴 진짜 돈 걱정 없이 오래 놀다 갈 수 있어 좋다”는 리뷰가 가득하다. 이런 ‘착한 공간’의 뿌리는 바로 임채무라는 사람에게 있다는 점이 특별하다.

75세 ‘랜드 주인’의 소울—직접 와서 노래 부르고 사진 찍는 사장님
임채무 씨만이 줄 수 있는 감동 포인트는 또 있다. 나이 칠십을 훌쩍 넘겼지만, 그는 시즌마다 직접 두리랜드를 방문해 아이들과 노래하고, 연극 역할극도 해주고, 가족들과 사진촬영을 자청한다. 명절이나 연휴엔 종일 아이들 손을 잡아주고, 직원이 모자라면 주방에 들어가 뒷짐을 진다. “두리랜드는 내 집이고, 여기 오는 모든 아이는 내 손자손녀”라고 말한다. 유명 배우이기 이전에, 그는 두리랜드에서 어린이의 친구이자, 직원의 든든한 보호자, 부모 방문객의 인생 선배가 되어 준다.

아이와 가족, 지역사회를 위한 진짜 유산
요즘 같은 저출산·고령화, 가족 해체 시대에 30년 넘게 한 자리를 지키는 두리랜드는 단순한 놀이공원을 넘어 한 세대의 문화적 추억, 그리고 지역사회의 상징으로 성장해 왔다. 수많은 적자, 부도 위기, 현실적 손실에도 불구하고 임채무 씨와 그의 직원들은 “아이들 뛰노는 모습이 너무 좋다”며 운영을 포기하지 않았다.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베풀고, 다시 시작하고, 매 순간 ‘포기하지 않는 마음’으로 지켜온 이 공간은 이제 ‘대한민국에서 가장 감동적인 놀이공원’이라는 찬사를 받는다.
경영학적 논리도, 재무적 효율성도, 심지어 청산 불능의 빚도 임채무의 두리랜드를 멈출 수 없었다. 아이의 웃음이 곧 복지이고, 직원의 행복이 곧 기업의 가치라는 단순한 명제가, 오늘의 두리랜드를 만든 핵심이다.
그는 말한다. “아이들이 놀 곳이 사라지면, 결국 어른들의 세상도 텅 비게 된다.”
195억 빚에도 아낌없이 내어주는 ‘사람의 온기’, 그리고 오늘도 공원의 한켠에서 아이들과 사진을 찍어주는 75세의 사장님. 두리랜드는 그래서 더 오래, 더 아름답게 남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