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유 탓도, 손흥민 탓도 아니다...월드컵경기장 ‘불편한 동거’ 언제까지

지승훈 스타투데이 기자(ji.seunghun@mk.co.kr) 2024. 9. 17. 10:0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서울시 “내년부터 그라운드 객석 판매 제외키로”
K팝 전용 아레나 ‘CJ라이브시티’ 사업 무산 씁쓸
가수 아이유의 2024년 월드투어 콘서트 포스터. 사진ㅣ이담엔터테인먼트
누군가에겐 기다려지는 날, 누군가에겐 걱정의 날이 될수도 있다. 떼려야 뗄 수 없는 문화와 스포츠의 만남이다. 가수 아이유와 서울월드컵경기장이 그 중심에 섰다.

아이유는 오는 21~22일 양일간 서울 마포구 성산동에 위치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월드투어 콘서트 앙코르 공연을 펼친다. 국내 최정상급 여자 솔로 가수인 아이유가 펼칠만 한 공연장 수준으로는 월드컵경기장이 제격이다. 그의 팬들에겐 하루 빨리 보고 싶은 날임에 분명하다.

그러나 축구 팬들에겐 또 한 번 걱정거리가 되는 모양새다. 최근 주장 손흥민을 비롯해 한국 축구국가대표님 선수들은 경기장의 잔디 상태에 불만을 내뱉은 바 있다. 지난 5일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 예선 팔레스타인과의 경기에서 한국은 무승부라는 만족할 수 없는 경기력을 선보였다. 경기장 잔디 상태는 당일 경기 중계 방송에서도 확연히 확인할 수 있을 정도로 좋지 못했다. 일부 팬들은 선수들의 실력에 크게 실망감을 표현하며 질책했다. 이후 자연스럽게 축구팬들의 이목이 아이유의 공연 개최로 이어졌다.

지난 5월 경기장을 사용한 가수 임영웅은 잔디 훼손을 최소화화기 위해 그라운드 객석을 없앴다. 이와 달리 아이유 이번 공연에서는 그라운드 객석이 그대로 채워진다. 최대한 많은 팬들과 가까이 소통하고 싶은 아티스트 측의 입장에 무게가 쏠렸기 때문이다.

아티스트에게 탓을 돌릴 수 없다. 온전히 국내 공연 전용 아레나가 없는 현 실정을 탓해야 한다. 아이유와 임영웅, 방탄소년단 등 현재 K팝을 대표하는 가수들의 팬덤 수준은 과거와 비교하기 힘들 정도로 거대해졌다. 한 공연에 동원되는 관객, 수만 명을 채우는 데에 어려움을 느끼지 못한다.

더 많은, 더 넓은 곳에서 공연을 펼치고 싶은 건 여느 가수나 욕심낼 수 있는 부분이다. 하지만 국내에선 역부족인 실정이다. 최근 축구대표팀의 홈경기 부진으로 인해 때 아닌 아이유가 더욱 눈치를 보게 됐다.

전용 아레나, 대형 공연장의 부재로 아이유가 또 한 번 서울월드컵경기장으로 향하게 됐다. 기본적으로 월드컵경기장은 축구 전용 구장이다. 축구 경기가 우선이 돼야하며 고려돼야 하는 게 당연하다. 경기력 문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보여준 가운데, 이번 아이유의 공연으로 잔디 수준이 어느정도 유지될 지 귀추가 주목된다. 일각에서는 이번 아이유 공연을 취소해달라는 민원까지 제기한 것으로 알려져 심각성을 보여준다.

이에 서울시는 이번 아이유 공연을 제외하고 내년부터는 콘서트 등 문화 행사에 그라운드 객석 판매를 제외하고 대관을 허용하기로 했다. 서울시는 콘서트 등 문화행사 대관을 아예 금지하는 방안도 검토했으나 국내외에서 K팝 콘서트 관람에 대한 지속적인 수요가 있는 데다, 현재 서울에 2만명 이상의 관람객을 수용할 수 있는 대형 공연장이 없는 상황이어서 그라운드석 판매를 제외한 부분 대관만 허용키로 했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는 가운데 경기도의 고양시 K-컬처밸리 복합문화단지 사업 협약 해지도 아쉬운 대목으로 떠오른다. 여러 사업적인 면을 이유로 CJ 라이브시티 조성 사업은 연기돼 왔다. 이후 국토교통부 PF조정위원회의 조정안에 대해 CJ 측은 적극 수용하는 입장을 보였으나 경기도는 타 사업과의 형평성 문제를 이유로 반발했다. 또 CJ 측은 조정안 합의 후 완공기한이 연장돼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이에 경기도 측은 완공 기한 연장을 수용하지 않았고 사실상 불가능한 사업 일정을 고수, 불편한 관계를 이어오다 결국 사업을 증발시켰다. 사업이 예정대로 진행됐다면 올해는 아니더라도 빠르면 내년 말께 준공을 예상했다.

올림픽주경기장 역시 지난해 리모델링에 들어가면서 온전히 대형 스타디움으로써의 역할은 상암월드컵경기장이 안게 됐다. 대중문화의 대표, K팝 아티스트들의 공연과 대중스포츠의 대표, 축구 국가대표팀 및 K리그 경기 일정간의 불편한 동거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다음 축구대표팀 경기는 10월 15일 이라크와의 월드컵 예선이다. 아이유 콘서트 직후 경기장 측은 잔디 복구에 심혈을 기울이겠다는 입장이다.

Copyright © 스타투데이.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