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못 위에 붉고 분홍빛의 물결이 피어나는 계절, 여름이 돌아왔다. 이맘때가 되면 SNS에서 유난히 자주 등장하는 풍경이 있다.
바로 수천 송이 연꽃이 장관을 이루는 경기도 시흥의 연꽃테마파크다.
단순히 아름다운 자연 풍경을 넘어서, 이곳은 조선 시대의 숨결이 살아 있는 '관곡지'와 함께 깊은 역사와 문화를 품고 있어 더욱 특별하다.

연꽃테마파크의 중심에는 조선 초기 문신 강희맹이 명나라에서 가져온 연꽃 씨앗을 최초로 발아시킨 관곡지가 자리 잡고 있다.
단지 전설이 아닌 실제 역사 문헌에 기록된 이 장소는, 단순한 연못이 아닌 한국 연꽃 문화의 시작점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역사적 공간을 품은 시흥시는 인근 약 3만 평의 논과 습지를 정비해 2005년부터 '연꽃테마파크'로 조성, 국내 최초의 연꽃 주제공원으로 문을 열었다.
현재는 300여 종에 달하는 연과 수련, 수생식물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여름 한철, 온통 초록과 분홍빛으로 물드는 풍경을 선사한다.

단순한 꽃 구경에서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 시흥 연꽃테마파크의 또 다른 매력이다. 매년 개화 시기인 7월부터 8월 말까지는 ‘연이 불러오는 세 가지 행복’을 주제로 한 문화 행사가 다채롭게 펼쳐진다.
특히 <연, 향기를 품다>라는 타이틀의 미술 작품 릴레이 전시는 7월 7일부터 8월 31일까지 이어지며, 연꽃이라는 자연의 소재가 현대 예술 속에서 어떻게 재해석되는지를 감각적으로 보여준다.
관람객들은 단지 눈으로 보는 것을 넘어, 마음으로 연꽃의 향기를 느낄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을 하게 된다.

이 외에도 연을 활용한 식초 만들기, 부채 만들기 같은 체험 프로그램은 매주 주말 오후에 운영되며, 아이와 어른 모두 즐겁게 참여할 수 있다.
주말마다 진행되는 ‘해설사와 함께하는 연 이야기’는 관곡지와 호조벌을 직접 걸으며 듣는 생태·역사 해설 프로그램으로, 단순한 여행을 의미 있는 배움의 시간으로 바꿔준다.

연꽃테마파크는 아름답기만 한 명소가 아니다. 입장료가 무료이며, 연중무휴 24시간 개방되어 있어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언제든 방문할 수 있다는 점도 큰 장점이다. 특히 여름철 바쁜 일상 속에서 짧은 시간이라도 자연을 느끼고 싶은 이들에게 최적의 힐링 공간이 된다.
체험 프로그램 및 일부 시설(예: 천문관)은 소정의 참가비가 있지만, 전반적인 비용 부담이 적어 가족 단위 나들이나 데이트 코스로도 안성맞춤이다.
대중교통 또한 편리하게 연결돼 있어, '연꽃테마파크 정류장'에서 하차 후 바로 입장할 수 있다. 다만, 저상버스가 운행되지 않으므로 유모차나 휠체어 이용 시 사전 확인은 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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