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우선·노조에 끌려가는 정당...유로존의 몰락, 한국이 전철 안밟으려면 [기자24시]

문가영 기자(moon31@mk.co.kr) 2024. 10. 21.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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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펜서 존슨의 베스트셀러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는 치즈 창고의 치즈가 사라지는 상황에 대한 우화다.

치즈가 줄고 있다는 것을 미리 알아채고 마음의 준비를 해둔 두 생쥐는 치즈가 사라지자 주저 없이 새로운 창고를 찾아 모험을 떠난다.

그러나 현실에 안주하던 두 인간은 창고에 가득했던 치즈가 모두 사라지자 실망감에 서로를 비난하며 창고에 갇혀버린다.

아이폰이 처음 출시된 2007년 이후 유럽의 하락세가 두드러진 것은 우연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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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와 비슷하던 유로존 경제 규모
15년새 80% 수준 쪼그라들어
디지털전환 뒤처지며 성장 정체
韓, AI 혁신에서 반면교사 삼아야

스펜서 존슨의 베스트셀러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는 치즈 창고의 치즈가 사라지는 상황에 대한 우화다. 치즈가 줄고 있다는 것을 미리 알아채고 마음의 준비를 해둔 두 생쥐는 치즈가 사라지자 주저 없이 새로운 창고를 찾아 모험을 떠난다. 그러나 현실에 안주하던 두 인간은 창고에 가득했던 치즈가 모두 사라지자 실망감에 서로를 비난하며 창고에 갇혀버린다.

선진 경제를 구가하던 유럽이 위기에 빠졌다. 비교적 최근에 일어난 변화다. 유로존(유로화 사용국)의 경제 규모는 2008년만 해도 미국과 비슷한 수준이었으나 성장이 정체되면서 지난해 기준 미국 대비 80%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EU집행위원회는 올해 EU의 경제 성장률을 1%로 전망했다.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많은 경제 전문가는 디지털 전환 과정에서 새로운 먹거리를 찾는 데 실패한 것이 유럽의 패착이라고 지적한다. 아이폰이 처음 출시된 2007년 이후 유럽의 하락세가 두드러진 것은 우연이 아니다. 작년 말 기준 100억달러(약 13조7000억원) 이상의 가치를 지닌 69개 글로벌 디지털 기업 중 유럽 기업은 5개뿐이다. 특히 이들 5개 기업의 가치가 전체 69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 미만일 정도로 미미하다.

프레드리크 에릭손 유럽국제정치경제센터(ECIPE) 소장은 유럽의 산업 재편이 더딘 원인으로 제조업 우선주의, 단일 서비스 시장 구축 실패, 노동조합에 끌려가는 정당 등을 꼽았다.

스웨덴에서 시작한 세계 최대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스포티파이의 로고. 작년 말 기준 기업가치가 100억달러 이상인 유럽 디지털 기업은 스포티파이를 포함해 영국 핀테크 기업인 레볼루트와 체크아웃닷컴, 네덜란드 결제 플랫폼 아디옌, 노르웨이 광고회사 아데빈타 등 5개 뿐이다. <사진=AP 연합뉴스>
공동 번영이라는 환상이 벗겨지면서 유럽연합(EU)도 분열하는 양상이다. 난민 대응과 산업 정책, 첨단산업 규제를 둘러싸고 회원국 간 의견이 첨예하게 엇갈린다. 성장이 정체되면서 대내외적 정치 불안도 심화되고 있다.

한국은 2021년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 내 지위가 기존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으로 바뀌었다. 1964년 UNCTAD가 설립된 이후 개도국에서 선진국 그룹으로 지위가 변경된 나라는 한국이 처음이지만, 이제 유럽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2022년 말 챗GPT가 출시된 후 인공지능(AI) 혁신에 따라 또 한 번 산업이 재편되고 있다. 기존 산업에 안주해 혁신을 저해하지 않도록 감각을 곤두세울 때다.

문가영 글로벌경제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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