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의 뒷유리를 자세히 본 적 있으신가요? 우리는 보통, 김 서림을 제거하는 주황색의 '가로 열선'만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일부 SUV나 해치백, 왜건 차량의 뒷유리를 보면, 이 가로 열선과는 전혀 다른, 더 굵고 뜬금없는 '세로줄'이 몇 개 그려져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이건 뭐지? 열선이 잘못 인쇄됐나?", "새로운 디자인인가?"
많은 운전자들이 이 정체불명의 세로줄을 보고 고개를 갸웃합니다. 이 '비밀의 세로줄'은, 단순한 장식이 아닙니다. 당신의 라디오 수신 감도를 최상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숨겨진, 아주 중요한 '또 다른 안테나'입니다.
'가로줄'과 '세로줄'의 서로 다른 임무

우리가 지난 글에서 배웠듯이, 자동차의 뒷유리에는 '열선'과 '라디오 안테나'가 함께 인쇄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왜, 굳이 다른 모양의 안테나를 또 추가한 걸까요?
그 이유는, '주파수 대역'에 따라, 전파를 가장 잘 수신할 수 있는 안테나의 모양과 길이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가느다란 '가로줄'의 임무: 우리가 흔히 보는, 뒷유리 전체에 촘촘하게 그려진 가느다란 가로선들은, '열선'의 기능과 함께, 'FM 라디오' 주파수를 수신하는 데 최적화된 안테나 역할을 합니다.
굵은 '세로줄'의 임무: 반면, 이 굵은 '세로줄'들은, FM과는 전혀 다른 주파수 대역을 가진 'AM 라디오' 방송이나, 'DMB(디지털 멀티미디어 방송)' 신호를 수신하기 위해 특별히 설계된 '전용 안테나'입니다.
'최상의 수신율'을 위한 똑똑한 기술: '다이버시티 안테나'

자동차 제조사들은, 이처럼 각기 다른 모양의 안테나들을 유리창 곳곳에 숨겨놓고, 이들을 아주 똑똑한 방식으로 활용합니다. 바로 '다이버시티(Diversity) 안테나' 기술입니다.
원리: 자동차가 이동하면서 건물이나 지형에 따라 라디오 신호의 수신 감도는 계속해서 변합니다. 이때, 자동차의 오디오 시스템은 마치 지휘자처럼, 유리창에 숨겨진 여러 개의 안테나 중 '지금 이 순간, 가장 깨끗한 신호를 수신하는' 단 하나의 안테나를 실시간으로 선택하여 연결합니다.
결과: 이 기술 덕분에, 우리는 차가 움직이는 동안에도 끊김이나 잡음 없이, 항상 가장 깨끗한 품질의 라디오 방송을 들을 수 있는 것입니다. '비밀의 세로줄'은, 이 완벽한 수신을 위한 중요한 팀의 일원인 셈이죠.
자동차 뒷유리에 그려진 복잡한 선들은, 단순한 무늬가 아닙니다. 그것은, 열선, FM 안테나, AM/DMB 안테나가 한 공간에 공존하는 '첨단 기술의 집약체'입니다. 다음에 이 선들을 보게 된다면, 눈에 보이지 않는 전파를 잡기 위한 엔지니어들의 똑똑한 설계를 한번 떠올려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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