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테랑2'에 이런 뜻이!"...제작자 강혜정 대표가 밝힌 비하인드 [인터뷰]
아이즈 ize 이경호 기자
기다렸던 영화가 개봉했다. 2015년 개봉했을 당시, 속편으로 재회를 기다렸다. 그렇게 9년이 지났고, 드디어 속편으로 만날 수 있게 됐다. 영화 '베테랑2'다.
'베테랑2'(감독 류승완)는 나쁜 놈은 끝까지 잡는 베테랑 서도철 형사(황정민)의 강력범죄수사대에 막내 형사 박선우(정해인)가 합류하면서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연쇄살인범을 쫓는 액션범죄수사극이다. 지난 13일 개봉했다.
'베테랑2'는 '베테랑'(2015)의 속편이다. 무려 9년 만에 속편 개봉은 관객들의 뜨거운 관심을 불러 모았다. 이에 개봉 이틀 만에 100만 관객을 돌파했다. 이후 개봉 6일 차인 지난 18일 400만 관객을 돌파, 손익분기점을 넘겼다. 21일 500만 관객을 넘어섰다. 추석 연휴에 극장가 관객 싹쓸이로 흥행 기세를 보여줬고, 전편에 이어서 또 한 번 '천만 관객 영화' 타이틀을 향해 달리고 있다.
류승완 감독과 황정민의 재회, 새로운 얼굴로 등장한 정해인까지 '베테랑2'는 다양한 볼거리를 담아 관객들의 영화 관람 재미를 한층 끌어올리고 있다. 또한 '베테랑2' 관람 후 요즘 사회적으로도 이슈가 되는 사적제재, 정의 등과 얽히고설킨 여러 범죄에 대해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됐다. 단순 논란이 아닌, 사회 구성원으로 사회적 문제에 대해 여러 의견을 나눌 수 있는 기회를 선사했다. 영화 한 편으로 서로 다른 의견에 생각해 볼 수 있는 영화적 순기능이었다. 덕분에 '베테랑2'는 뜨거운 가을 날씨만큼 뜨거운 화제작이 됐다.
관객들의 입소문을 타고 흥행세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베테랑2'의 제작을 맡은 ㈜외유내강의 강혜정 대표를 아이즈(IZE)가 만났다. 강혜정 대표는 아이즈와 인터뷰를 통해 '베테랑2'에 대한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어봤다.
지난 13일 개봉, 추석 연휴에 400만 넘는 관객을 모았던 '베테랑2'. 손익분기점(400만)까지 넘어서며 흥행 파워를 보여줬다. 관객들의 관심이 쏠려있던 작품임을 입증한 셈이다.
이 같은 흥행세에 강혜정 대표는 "다행이죠"라면서 관객들에게 감사의 뜻을 표했다. 그는 "많은 관객께서 여전히 '베테랑'에 관심을 두고 관람하셨다. 지지해 주신 분들이 계셔서 감사한 마음이다"고 말했다.
'베테랑2'는 개봉 후, 관객 사이에서 큰 화두가 된 소재가 있다. 극 중 등장한 사적 제재다. 이 사적 제재에 대해 다양한 의견이 나왔다. '정의 구현', '범죄'에 대해 관객들의 의견이 분분했던 것. 일각에서 '베테랑2'에서 언급한 정의에 대해 옳고 그름을 따지는 현상까지 발생했다. 호불호가 갈린 부분이다.
'이런 상황을 강혜정 대표는 예상을 했을까', 이 질문에 대해 강 대표는 "예상했다"라고 대답했다. 또한 강혜정 대표는 이 부분에 대해 의견이 분분한 점에 대해 "논쟁이 1편과의 비교를 통해서 언급되기도 했다. 1편은 공권력이 빌런을 잡아 수갑을 채우는 거였다. 2편은 사적 제재를 할 만큼 이 사회가 시스템적으로 약자가 보호받지 못했다는 점, 그 부분에 관객들이 갖고 있던 분노가 있었다. 쌓여있던 감정이 터진 것 같다"는 의견을 전했다. 호불호로 나뉜 반응이지만, '베테랑2'를 통해 사적 제재, 이 시대의 정의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서로 나눌 수 있는 장이 된 점은 영화의 순기능이라고 할 수 있겠다.
'베테랑2'에서 언급된 정의는 무엇일까. 감독이 스토리, 등장인물을 통해 각기 다른 개념을 전했다. 각 인물이 가진 정의에 대한 신념이 달랐다. 이 부분은 기존 영화, 드라마에서 드러났던 것과는 차별점이 있다. "이게 답이다"라는 메시지라기보다는 '이건 생각 좀 해야 하겠는데'를 떠올리게 한다. 제작자의 생각이 궁금해지는 부분이다.
이에 대해 강혜정 대표는 "(정의에 대해) 저희 차별점은 직설적으로 물은 것이다"라면서 "비록 (기존의) 이 시스템이 고루하고, 마음에 안 들고 정의롭지 않고, 더럽고 치사하더라도, 이 시스템에서 규정된 선에서의 정의가 무너지면 아수라장이 된다는 거다. 그래서 그런 부분에 대해 질문하고 보완해야 한다고 말해야 한다는 거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강 대표는 서도철이 극 중 사적 제재, "누가 대신"이라고 했던 부분을 예로 들었다. 그는 "그가 가진 직업(형사), 그리고 그 선에서 지켜야 할 부분이 있다. 그 시스템에서 실낱같은 희망이 되어주지 못한다 해도 지켜야 할 선이 있다. 누가 대신 해줬으면 하지만, 어쨌든 범죄에 대해서는 범죄라고 서도철은 말한다. 그것이 서도철의 정의다. 그리고 감독님도 사적제재에 대해 공감은 하지만, 그것으로 다른 범죄를 해결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하고 싶었던 거다"라고 밝혔다.
'베테랑2'에 대한 호평도 많다. 전편과 달라진 분위기, 스토리적 풀이는 전편을 답습하지 않았다는 점도 재미였다. 기존 시리즈물처럼 같은 패턴으로 "재미, 재미"만 강조하지 않았다. 주인공 서도철의 형사로서의 면모 외에 가장, 아버지의 삶을 살아가는 서사까지 그려냈다. 빌런에 대한 표현 역시 1편과는 다른 색깔로 칠했다. 답습을 놓은 덕에 시리즈물의 색다름으로 재미를 선사한 베테랑2'였다.
답습을 내려놓은 류승완 감독을 응원했던 강혜정 대표다. 그리고 그 뒤에 제작자로서의 고민, 자신감도 있었다. 강 대표는 "제작하는 입장에서 완전하게 새로운 이야기는 없다고 생각한다. 다만, '약간은 다르게 다른 고민을 하고 만들었다'는 의도가 전달되면 훌륭하다고 생각한다"라면서 "사실 새로움은 제 능력 밖의 일이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또한 강혜정 대표는 "'베테랑'뿐만 아니라 어떤 시리즈물의 1편은 날 것의 에너지가 차 있다. 2편부터는 어떻게 만들어야 할까 하면 그게 어려워진다"라면서 "'베테랑2'를 제작하면서 하고 싶었던 이야기, 보고 싶었던 공감 포인트가 1편과 다른 점은 성공했다고 생각한다. 또 대중이 기대했던 거와 다르다고 하는 점과 이와 반대로 칭찬하는 의견까지 다양하다. 저는 이거를 다 받아들인다. 대중이 원하는 영화, 요구하는 점을 외면하면서 영화를 제작할 수는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고 털어놓았다. 영화 제작을 하는 강 대표의 신념을 엿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베테랑2'에서 류승완 감독이 황정민, 정해인 그리고 안보현과 만들어 낸 액션신은 이 영화의 백미다. 스릴 있고, 박진감 넘치고, 처절함까지 더한 극 중 빅3 액션신. 관객들의 혼을 쏙 빼놓는 강력함이 있다. 관객들의 감탄을 부를 액션 장면이다. "더 강렬하게!"를 구상했을 류승완 감독, 그래서 "역시 류승완"을 내뱉게 한다.
류승완 감독의 액션신 뒤에 강혜정 대표에게는 지지하는 한편, 고민도 적지 않았다. 강 대표는 "액션 영화에서 보여주는 액션에 대해 제작자는 강박이 있다. 크게 두 가지다. 하나, 기술적으로 안전해야 된다. 둘, 제작비의 고민이다"고 운을 뗐다.
강 대표는 "이번 '베테랑2'의 남산 액션 장면은 정해진 예산을 초과했다. 계단 보강도 많이 했고, 누가 굴러도 다치지 않을 정도로 만드는 것에 투자를 많이 했다. 이런 촬영에서 0순위는 '절대로 사람이 다치면 안 된다'다. 그래서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 우리 회사의 기조다"라고 말했다. 당연하지만 '안전'에 많은 신경을 쓰는 대표의 굳은 신념이었다.
이어 "액션신에 대한 감독님의 구상이 나오고, 촬영 의지가 높아지면 비용도 올라가게 된다. 자꾸만 커진다. 자연스럽게 제작 비용이 올라가니까, 조금 줄여보자고 대화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러면서 "액션은 저희가 리얼이고, 류승완 감독님의 핵심이다. 그래서 그 부분만은 안전에,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강혜정 대표는 극 중 남산 액션 장면 비하인드도 털어놓았다. 강 대표는 남편이기도 한 류승완 감독과 남산에 갔다고 밝히면서 "이런 저런 얘기를 하고 내려왔는데, 감독님은 남산 전체를 보면서 동선을 짜고 있었다. 불길함이 스쳤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설마, 남산에서? 여기를 어떻게 통제하라고. 설마 아니겠지'라는 생각이었다. 그렇게 2주 뒤에 조감독이 '남산 다녀오셨어요?'라고 물어보더니 '콘티가 나왔다'라고 하더라. 거기서 파쿠를 한다고 하더라. '아차!' 싶었다. 감독님은 어디를 가면 건물 구조를 살펴본다. 그래서 이제 감독님과 어디를 가면, 예의주시하게 된다"고 아내가 아닌 제작자의 고충 아닌 고충을 털어놓았다.
이런 고충에도 관객들이 회자하면 보람을 느낀다는 강혜정 대표다. 그는 "액션은 어떤 영화 현장이든 고생하고, 힘들다. 그러나 개봉 후 관객들이 회자할 때 보람을 느낀다. '어떻게 찍었어?' '명장면이다' 등 반응이 나오면 그게 큰 힘이 된다"고 말했다. 천생 제작자의 면모다.
'베테랑2'를 두고 관객들이 쏟아낸 호평 중 하나가 있다면 정해인, 안보현의 새 얼굴이다. 두 배우가 '베테랑2'를 통해 보여준 얼굴은 보는 관람 재미를 쭈욱 끌어올렸다. 감독뿐만 아니라 제작자도 뿌듯해할 부분이다.
강혜정 대표 역시 뿌듯함을 감추지 않았다. 그러면서 두 배우와 함께하게 됐던 지난날을 회상했다. 강 대표는 "정해인 씨는 '시동'을 할 때 주인공 박정민의 친구 역할로 나왔다. 조연이었다. 캐스팅 제안을 할 때, 역할이 작아서 고민했다. 그런데 하겠다고 하더라. 캐스팅 제안을 했을 때,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로 승승장구할 때였다. 작은 역할을 주는 저도 이상했지만, 그걸 받는 그도 이상했다. 그렇게 현장에서 보게 됐다. 류승완 감독님은 정해인 배우에 대해 '얼굴 이면에 뭐가 있어'라고 했었다"라면서 "안보현 배우는 개봉을 앞둔 '악마가 이사왔다'의 주인공이다. 저희가 제작했다. 그때 안보현 배우를 보면서 '액션하면 잘할 텐데'라는 생각이 있었다. 복싱도 오래 했고, 피지컬도 좋았다. 액션을 붙여보고 싶다는 생각이었는데, 여기서('베테랑2') 만나게 됐다. 정말 잘해줬다"고 밝혔다.
정해인, 안보현과 '베테랑2'로 인연을 이어간 강혜정 대표는 인연을 중요시 한 제작자다. 그 덕에 그간 수많은 영화를 제작하면서 다양한 배우들을 관객들에게 보여줄 수 있었다. 인연을 허투루 하지 않는 강 대표는 "(배우들이) 저희와 어떤 인연이 되어서, 관계를 맺고 작품을 하게 된다. 정해인, 안보현 배우의 경우, 지금 굉장한 드라마 스타다. 그런 분들에게 저와 영화를 함께 해달라고 책을 주고, 협상하는 게 말이 안 되는 구조다. 그런데도 류승완 감독님이 같이 해보고 싶다고 하니까, 군말 없이 달려와 줬다. 정말 고맙다. 이러면, 저희는 이 배우들을 더 멋있게 만들어 보자는 마음이 생긴다. 시너지가 생길 수밖에 없다"고 털어놓았다.
100만, 200만, 300만, 400만 관객을 돌파한 '베테랑2'. 입소문이 나면서 관람하지 않은 관객들도 '봐야겠네'라는 생각을 할 터. 여기에 제작자가 '베테랑2'를 극장에서 관람해야 하는 이유를 전했다.
강혜정 대표는 "저희가 공들여 찍은 3개의 액션신은 아무리 큰 화면이라고 해도, 극장에서 관람을 놓친다면 쾌감을 느끼실 수 없을 거다. 그 기회를 놓치지 않으셨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극장 관람 필수' 욕구를 자극한다.
또한 강 대표는 조심스럽게 '베테랑2' 관람 관객들의 반응에 대해서 언급하면서도 응원을 부탁했다. 그는 "저, 우리 회사 작품이 현시점에서 한국 영화의 최전선이라고 생각한다. 한국 영화인들이 대중 영화 한 편을 제작할 때 많이 고민하고, 몸부림치고 있다. 더 좋은, 다른 영화를 만들기 위해 몸부림치고 있는 현주소가 여기라고 생각한다. 영화를 보시고 많은 이야기를 해주셨으면 한다. 그래야 저희가 못한 부분은 다음 작품에서 잘할 수 있으니까. 잘하는 거, 못하는 거 확인하시고 이야기하셨으면 한다. 그래야 저희가 앞으로 더 좋은 영화를 제작하면서 관객들의 의견을 담아 더 좋게 달릴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지금은 관객들의 응원만큼 절실한 게 없는 것 같다"고 속내를 털어놓았다. 강혜정 대표의 이 마음이 한국 영화의 발전, 관객들이 지금보다 더 다양한 영화를 즐길 수 있는 발판이었다고 훗날에 떠올린 기억이 되기를 기대한다.
'베테랑2'에서 '베테랑'에서 그랬듯이 통쾌하고, 짜릿한 명대사가 있다. 바로 "판 뒤집혔다"다. 문득, 극 중 이 대사에 빗대어 영화 제작자 강혜정 대표가 뒤집을 한국 영화판은 무엇일까 궁금증이 생겼다.
이에 강혜정 대표는 "할 얘기 많은 영화 시장이 됐으면 한다. 와글와글 이런 거다"라면서 "제가 제작한 영화를 보고, 관객이 '이런 거를 생각하게 됐다'고 했으면 한다. 우리 사회에 떠다니는 많은 현안을 두고 서로 토론을 벌일 수 있는 시발점이 됐으면 한다. 영화를 보고 어떤 사안에 대해 서로 이야기해 보자는 분위기, 그런 판이 만들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강혜정 대표는 영화에 재미를 추구하는 제작자의 자세도 있지만, 관람으로 그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 있다. '영화 제작자'로서 품고 있는 지향점이다.
강 대표는 "영화 한 편이 화폐 가치로 측정할 수 없고, 짜릿함을 주는 게 영화의 롤이다. 영화는 가르치는 게 아닌 어떤 화두를 던지는 거다. 물에 돌이 던져졌을 때, 파문이 인다. 그게 영화다. 그리고 관객들은 파문을 보면서 각자의 생각을 꺼내고 말한다. 이 과정을 통해 우리 사회가 성숙해진다. 이 밑받침이 영화라고 생각한다. 저는 그런 영화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강혜정 대표는 인터뷰를 마치면서 "저처럼 내수 시장에 머물고 있지만, 한국 영화와 극장을 지키는 분들이 많이 있다고 생각한다. 한국 관객들이 인정하는 영화가 세계에서 인정받는 영화의 지름길이라고 생각한다"는 말을 했다. 한국 영화, 한국 영화계를 향한 '베테랑 영화 제작자'의 애정 가득한 말이었다. 그가 앞으로 관객들에게 보여줄 영화가 기다려진다.
Copyright © ize & iz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막내의 반란? '로드 투 킹덤' 에잇턴, 제2의 더보이즈 될까 - 아이즈(ize)
- 한국선수 5명 나선 새 UCL, 김민재만 웃었다...황인범 설영우 데뷔전 - 아이즈(ize)
- 최수영-공명, 제29회 BIFF 폐막식 MC로 나선다 - 아이즈(ize)
- 피프티 피프티의 새출발, 진정성 담은 'SOS' - 아이즈(ize)
- 김우빈, 정도(正道)를 걷는 이 배우의 선한 영향력 [인터뷰] - 아이즈(ize)
- '갈아치운 기록만 무려 8개' 오타니 50-50, 달성 과정도 미쳤다! - 아이즈(ize)
- 잠자리 횟수까지 체크?…돌싱이라 가능한 매운 맛 ‘나는 SOLO' - 아이즈(ize)
- '빅전연' 연준, 다음이 기대되는 믹스테이프 'GGUM' [뉴트랙 쿨리뷰] - 아이즈(ize)
- "임영웅 온다"...'삼시세끼' 차승원, 맞춤형 잔칫상 준비 - 아이즈(ize)
- 뉴진스가 던진 최후통첩 기일 25일... 결국 파국이 오는 걸까? - 아이즈(iz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