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내 어릴 적 동화책을 아직 읽고 계시길래.." 책 사이 쪽지에 주저앉았다

엄마 집 거실 책장에는 제가 어릴 때 읽던 동화책들이 아직 꽂혀 있습니다. 표지가 다 닳고 귀퉁이가 접힌 오래된 책들이었습니다.지난 주말 친정에 갔더니 엄마가 그 동화책 한 권을 펼쳐 들고 계셨습니다. 그 책 사이에 끼워진 쪽지를 보고 저는 그 자리에 주저앉고 말았습니다.

책장 속 낡은 동화책

동화책들은 제가 다섯 살 무렵부터 읽던 책들이었습니다. 엄마는 이사를 여러 번 하면서도 그 책들만은 한 권도 버리지 않으셨습니다. 저는 이제 그만 정리하시라고 몇 번이나 말씀드렸습니다. 엄마는 그럴 때마다 언젠가 다 쓸 데가 있다며 웃으셨습니다. 그 책들을 엄마가 아직 읽고 계실 줄은 몰랐습니다.

책 사이에 끼워진 쪽지

엄마가 읽던 책을 건네받아 넘기다가 사이에 끼워진 작은 쪽지를 발견했습니다. 엄마의 글씨로 오늘 우리 딸이 처음으로 혼자 이 책을 다 읽었다라고 적혀 있었습니다. 날짜는 40년도 더 된 어느 겨울날이었습니다. 다른 책들 사이에도 비슷한 쪽지들이 하나씩 끼워져 있었습니다. 엄마는 제가 자라는 순간들을 동화책 속에 몰래 기록해 두셨던 것입니다.

엄마와 함께 읽은 동화책

저는 쪽지들을 하나씩 읽다가 그만 바닥에 주저앉아 울고 말았습니다. 엄마는 딸이 보고 싶을 때마다 이 책들을 꺼내 읽었다고 하셨습니다. 책장을 넘기면 어린 딸이 무릎에 앉아 있던 그때로 돌아가는 것 같았다고 하셨습니다. 그날 저는 엄마 옆에 바짝 붙어 앉아 동화책 한 권을 소리 내어 읽어 드렸습니다. 엄마는 어린 딸이 읽어 주던 그때처럼 눈을 감고 귀를 기울이셨습니다.

부모님은 자식이 자라던 작은 순간들까지 평생 마음에 품고 사십니다. 낡은 동화책 사이의 쪽지에는 딸을 향한 엄마의 사랑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습니다.이번 주말에는 부모님과 함께 어린 시절 물건을 꺼내 보시는 건 어떨까요. 여러분 부모님에게도 이런 물건이 있다면 댓글로 나눠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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