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우의 쓱크랩북] 전문가 모두가 SSG 탈락 예상했는데, 왜 야구를 잘하는 것인가… 이 DNA가 건재하니까

김태우 기자 2025. 9. 6.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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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즌 전 프리뷰에서 고전했던 SSG는 팀의 힘으로 끈질기게 버틴 끝에 이제 가을을 향한 마지막 구간에 들어섰다 ⓒSSG랜더스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SSG 우타 거포 자원인 류효승(29)은 5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롯데와 경기에서 0-0으로 맞선 2회 2사 1루에서 좌월 투런포를 터뜨렸다. 결과적으로 이날 결승포가 된 이 홈런은 류효승의 엄청난 힘과 장점을 극대화해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롯데 선발 빈스 벨라스케즈의 몸쪽 패스트볼이었다. 사실 치기도 어려운 공이었다. 몸쪽 높은 쪽 꼭지점에 붙은 공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몸쪽 공에 장점이 있는 류효승은 이를 과감하게 쳐 냈고, 방망이에 완벽하게 맞지 않은 공임에도 불구하고 힘으로 좌측 담장을 넘겼다. 모두가 놀란 홈런이었다. 이숭용 SSG 감독 또한 6일 경기를 앞두고 “나도 놀랐다. 맞는 순간 이지(외야수 뜬공을 의미)인 줄 알았는데, 어제 치는 것을 보니 정말 잘 쳤더라”고 흐뭇하게 웃었다.

류효승은 당당한 체구를 바탕으로 한 거포형 선수다. 퓨처스리그(2군)에서 타구 속도와 비거리는 따라갈 자가 없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숭용 감독 부임 이후에도 메이저 투어에 올라오는 등 1군 코칭스태프의 꾸준한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자리가 비어 찾으면 항상 부상으로 없었다. 이 감독도 “지난해에도 세 번 정도 찾았는데 모두 부상이었다”고 허탈하게 말했다.

올해도 부상이 있었지만 SSG 공격력이 떨어져 새로운 우타 자원을 찾고 있을 때 다행히 부상에서 회복해 대기 중이었다. 1군 콜업 후 13경기에서 타율 0.370, 4홈런, 8타점, OPS(출루율+장타율) 1.104의 뛰어난 활약으로 이제는 주전 라인업에 자주 등장하는 이름이 됐다. 수비 포지션이 관건이기는 하지만, 내년에도 기대를 모으는 자원이다. 랜더스필드에 최적화된 타자이기 때문이다.

▲ SK 시절부터 선후배 문화가 잘 형성되어 있는 SSG는 그 전통을 잘 이어 가며 팀의 원동력으로 삼고 있다 ⓒSSG랜더스

이 감독은 류효승과 5일 홈런에 대해 “평상시에 연습한 게 좀 나오지 않았나 싶다. 그 친구가 가운데에서 몸쪽에 장점이 있다. 반대로 변화구 떨어지는 공에 약점이 있는데 그것을 골라내고 존 안에 들어오는 공은 치고 있다”고 최근 상승세를 분석하면서 “지금은 거의 자리를 잡았다고 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감독은 다소 의외인 하나의 이야기를 했다. 팀 최고 타자이자 KBO리그 역대 홈런 1위인 최정의 조언에 류효승에 깨어났다는 힌트였다.

이 감독은 “작년에 한 번 올라와서 봤는데 조금 많이 부족했다. 올해는 많이 좋아졌다고 해서 영상도 좀 보고 했는데 그 좋아진 터닝포인트가 최정과 이야기를 많이 하며 조금 깼다고 하더라”고 비하인드 스토리를 설명했다. 올해 SSG는 알아서 자율적으로 훈련할 수 있는 베테랑 선수들에게 선택권을 줘 미국 플로리다가 아닌, 일본 가고시마에서 1차 캠프를 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이동 거리에 대한 부담을 줄이는 차원이었다. 그때 류효승은 2군 캠프 일원으로 가고시마에 있었고, 보름 이상 같이 하며 최정에게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시간이 있었다.

이 감독은 “정이랑 운동을 계속 하면서 계속 물어보고 연습을 했다. 루틴도 계속 물어보면서 조금 깨달았다고 이야기를 하더라. 그때부터 치는 게 확실히 좋아졌다”면서 “그 어린 친구들이 한유섬이나 최정 이런 친구들과 언제 같이 생활해 볼 시간이 없지 않나. 그것도 굉장히 도움이 됐다고 이야기를 많이 하더라. 우리가 생각했던 이상으로 어린 친구들한테 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 주장 김광현은 후배들에게 기술적인 조언은 물론 팀을 하나로 묶는 탁월한 리더십을 과시했다 ⓒSSG랜더스

SSG는 올해 객관적인 전력에서 그다지 높은 평가를 받지는 못했다. 특별히 추가된 자원은 없었고, 베테랑들은 나이를 하나씩 먹어 갔다. 시즌 전 SSG가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것이라 예상한 전문가는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시즌 중 악재도 많았다. 최정과 기예르모 에레디아, 미치 화이트가 부상으로 장기 결장하는 등 팀 전력이 제대로 돌아간 적이 없었다. 악셀을 제대로 밟은 긴 연승이 있을 리 만무했다. 하루 벌어 하루 살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5일 현재 리그 3위를 지키고 있다.

그 원동력은 불펜의 분전과 젊은 선수들의 성장에서도 나오지만, 역시 베테랑이 팀에 미치는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다. 이 감독은 팀 곳곳에 어린 선수들이 기댈 만한 베테랑 선수들이 포진해 있다고 말한다. 그 선수들이 어린 선수들에게 조언을 아끼지 않고, 후배들은 그것을 받아들인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베테랑 선수들이 경기에 뛰지 못한다고 해서 절대 팀 분위기를 해치지 않는다는 게 이 감독의 ‘극찬’이다. 보통 베테랑 선수들이 주전에서 밀리면 험담 등 '나쁜 영향력'을 가져다 오는 경우가 적지 않다. 후배들도 눈치를 본다. 이 감독은 SSG에는 그런 선수가 없다고 자신한다. 그렇다고 자격지심에 자기 할 일을 놓는 선수도 없다. 반대로 후배들을 선배들을 존중한다. 주전이 됐다고 선배를 무시하는 성향은 팀 자체로 알아서 정화된다. 철저하게 맞물려 팀으로 돌아간다. 그게 SSG가 왕조 시절부터 구축한 가장 귀중한 DNA다.

▲ 선배들은 후배들에게 아낌없이 조언을 하는 동시에 자신들의 일을 묵묵히 하며 팀을 지탱했다 ⓒSSG랜더스

실제 시즌 전에는 주장 김광현이 자비를 써 어린 후배들에게 미니 캠프 자리를 마련했다. 당시 참가했던 이로운 박시후 등이 김광현에게 슬라이더 그립과 던지는 느낌을 집중적으로 배워 올해 좋은 활약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건 널리 알려진 일이다. 김광현은 김민과 최민준의 올 시즌 중 깨달음에도 큰 조언을 하고 자극을 주기도 했다. 선발진에는 김광현은 물론 문승원도 후배들에게 조언을 하는 선수로 자리하고 있다. 문승원의 훈련 루틴과 몸 관리는 후배들에게 도움이 될 정도로 철저하다.

수비 쪽에서는 김성현과 오태곤이 후배들과 많은 이야기를 주고받는다. 김성현은 여전히 팀 내야수들이 가장 존경하는 선배고 오태곤은 경기장에서 묵묵히 자신의 몫을 하는 선배다. 훈련 시간을 가장 먼저 열고, 가장 늦게 닫는 한유섬은 성실함은 물론 쓴소리도 하며 팀 분위기를 다잡는 리더로서의 몫이 번뜩인다.

▲ 선후배 사이에 지킬 선을 뚜렷하게 지키되, 그 외에는 자유롭게 대화를 이어 가는 문화는 SSG의 고유 DNA다 ⓒSSG랜더스

그 외 불펜은 노경은이라는 최고의 교본이, 포수진에는 베테랑 이지영이 있다. SK에서 SSG로 이전되는 전환기에는 추신수라는 또 하나의 최고의 롤모델이 클럽하우스 분위기를 이끌기도 했다. 경기장에서 주눅 들지 않고, 선배들과 더 활발하게 소통하고 모든 구성원들이 자신에 더 책임감을 가지도록 하는 메이저리그식 문화가 잘 이식됐다.

최근 SSG 젊은 선수들이 항상 올해 나아진 점을 이야기할 때 선배들의 도움을 이야기하는 것은 결코 립서비스가 아니다. 이로운은 김광현을, 조형우는 이지영을 찾는다. 이 선배들도 이전의 선배들에게 그것을 배웠고, 그리고 지금 도움을 받은 후배들은 또 밑의 후배들을 잘 챙기는 문화가 이어지고 있다. 그게 SSG를 움직이는 힘이다. 구단도 이를 알기에 오랜 기간 이 틀에서 벗어나려는 선수들을 알게 모르게 정리했고, 또 잘하는 선수는 실력 이상의 플러스 알파를 챙겨주며 지금까지 왔다. 전력에서 보이지 않는 무형적인 이 요소를 청라 시대로 끌고 갈 수 있다면, 이것 또한 돈으로 사지 못할 엄청난 가치일 수 있다. /SSG 담당기자

▲ 올 시즌 객관적 전력의 열세를 이겨내고 포스트시즌 진출을 바라보는 SSG의 힘은 '팀'이다 ⓒSSG랜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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