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 연속 참패..이래도 한국 유스시스템 혁신 안 하겠나[김세훈의 스포츠IN]

김세훈 기자 2022. 7. 3.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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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축구국가대표 선수들이 6월 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브라질과 평가전에서 마지막 다섯번째 골을 내준 뒤 허탈해하고 있다. 권도현 기자


지난해부터 연령대별 한국축구대표팀과 선발팀은 일본에 잇따라 참패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A대표팀은 지난해 평가전에서 0-3으로 졌다. 정말 무기력했다. 황선홍호는 한달 전 23세 이하 아시안컵에서 21세로 구성된 일본에 0-3으로 완패했다. 정말 굴욕적이었다. 16세 대표팀도 지난달 일본에서 열린 인터내셔널 드림컵에서 일본에 0-3으로 졌다. 덴소컵에 출전한 대학선발팀은 0-5로 더 크게 졌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한국 23세 이하 축구대표팀이 지난달 우즈베키스탄에서 열린 일본과 2022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 8강에서 0-3으로 완패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주전이 빠졌다는 등 핑계, 이유는 있을 수 있다. 그게 완패한 근본적인 원인일까.

한국과 일본 경기력을 간접 비교할 수 있는 게 브라질과 평가전이다. 한국은 1-5로 대패했다. 나흘 후 일본은 0-1로 졌다. 스코어 차이도 컸고 내용도 달랐다. 한국은 시종일관 브라질에 끌려간 반면, 일본은 자기 플레이를 하면서 거의 대등하게 싸웠다. 일본이 한국보다 한수위 기량을 가졌고 더 전투적이었음을 부인할 수 없다.

ESPN이 분석한 한국-브라질, 일본-브라질전


A매치는 11명 대 11명 싸움이 아니다. 양국 유스시스템 간 충돌이다. 선수들은 유스시스템에서 성장하고 배출된 결과물이다. 한국이 브라질, 스페인 등 세계 강호들에 완패하는 이유, 아시아 라이벌 일본에 잇따라 대패하는 이유, 과거 가볍게 꺾은 동남아 국가조차 힘겹게 이기는 이유 모두 잘못된 한국 유스시스템에서 비롯된다.

한국 선수들은 어릴 때부터 개인기 개발보다는 조직력 다지기에 주력한다. 상대를 제치기보다는 패스하는 데, 골을 넣기보다는 공을 돌리는 데, 효율적이면서도 도전적인 움직임보다는 균형을 깨지 않는 안정적인 플레이에 집중한다. 그렇게 하다보면 수비축구, 뻥축구가 나오고 공돌리기, 시간 끌기, 다이빙이 이어진다. 수동적이면서 소극적인 플레이는 성적 위주 대입제도로 인해 더욱 고착화된다. 이런 유스시스템에서 어떤 선수가 나올까. 개인기가 부족하고 판단력이 약하며 면피성 플레이를 하는 선수들이다.

손흥민이 지난 6월 2일 브라질전 도중 힘겨운 표정을 짓고 있다. 연합뉴스


우리는 손흥민에 환호한다. 황희찬을 자랑스럽게 여긴다. 이승우, 백승호에게 기대를 건다. 이들은 국적은 한국이지만 한국 유스시스템에서 성장한 선수라고 말하기 힘들다. 모두 10대 초중반 독일, 스페인, 오스트리아로 갔다. 경기력 극대화를 위한 가장 중요한 시기를 유럽에서 보냈다. 한국 유스시스템이 좋은데 유럽으로 간 것일까. 물론 아니다. 이들이 한국인이라는 데 도취돼 한국 유스시스템이 좋은 것마냥 착각해서는 안 된다. 벨기에, 네덜란드 등 한국보다 인구가 적은 나라가 FIFA랭킹 톱 10에 들고 세계 최고 선수를 배출하는 것은 탁월한 유스시스템 덕분이다.

대한축구협회 정몽규 회장은 2013년 협회 출범 80돌을 맞아 “2033년까지 FIFA랭킹 10위 이내 진입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런데 정 회장은 지난달 2002년 한·일 월드컵 20주년 기념행사에서는 “앞으로 30년 안에 FIFA 랭킹 10위에 드는 강국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2013년 선언은 공허해졌고 2022년 선언은 퇴보했다.

FIFA랭킹 10위 집입? 축구 후진국 수준인 한국 유스시스템을 혁신하지 않고서는 절대 이룰 수 없는 목표다.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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