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타가 자신 있게 내놓은 9세대 캠리 하이브리드는 단순한 업그레이드가 아닌 하이브리드 기술의 집약체다. 최신 5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THS)을 탑재한 이 모델은 토요타가 왜 하이브리드 분야에서 타 브랜드보다 10년이나 앞서 있다고 평가받는지 확실히 보여준다.
9세대 캠리 하이브리드에 탑재된 5세대 THS는 경쟁 브랜드들의 시스템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방식으로 작동한다. 두 개의 전기 모터가 탑재되어 있는데, 작은 모터는 주로 발전 기능을, 큰 모터는 구동에 도움을 주지만 상황에 따라 두 모터 모두 발전과 구동을 담당한다. 엔진과 전기 모터 사이에는 유성 기어가 있어 필요에 따라 연결했다 끊었다 하면서 최적의 효율을 끌어낸다. 이러한 시스템 덕분에 출력은 기존의 211마력에서 227마력으로 증가했으며, 복합 연비는 리터당 17.1km에 달한다. 특히 엔진과 전기 모터 사이의 전환이 매끄럽게 이루어져 운전 중 딜레이나 부자연스러움을 전혀 느낄 수 없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9세대 캠리 하이브리드는 주행 성능 면에서도 큰 발전을 이루었다. 서스펜션이 새롭게 설계되어 승차감이 크게 개선되었고, 차고 높이는 2.5cm 낮아져 더욱 안정적인 주행이 가능해졌다. 또한 5세대 THS로 넘어오면서 엔진 소음이 현저히 줄어들어 정숙성이 대폭 향상되었으며, 노면의 충격도 효과적으로 흡수해 쾌적한 승차감을 제공한다.
외관 디자인에서는 앞쪽의 해머 헤드 디자인이 테일램프에도 일관되게 적용되어 통일된 패밀리룩을 완성했다. 디자인에 대한 호불호는 있을 수 있으나, 이전보다 더욱 세련되고 역동적인 모습이 됐다는 평가다. 실내 디자인은 이전 모델에 비해 획기적으로 개선되었다. 고급 가죽 소재가 곳곳에 적용되어 프리미엄 감성을 높였으며, 뒷좌석 등받이 각도의 전동 조절, 뒷유리 전동 커튼, 열선 시트 등 다양한 편의 기능을 터치패드로 손쉽게 제어할 수 있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LG유플러스와 협력해 내비게이션과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하며, 안드로이드 오토와 애플 카플레이도 무선으로 지원한다. 안전 기능도 강화되어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이 3.0 버전으로 업그레이드되었고, 디지털 룸미러는 좌우 각도 조절이 가능해 운전자의 편의성을 높였다.
시작 가격 4,800만 원은 국내 경쟁 모델인 현대 그랜저 하이브리드와 비슷한 수준이다. 시트 포지션이 다소 높게 느껴지거나 시트 길이가 약간 짧다는 점, 그리고 가격이 조금 높다는 점은 아쉬운 부분으로 꼽힌다. 그러나 이러한 단점을 상쇄하고도 남을 만큼 토요타의 하이브리드 기술은 압도적이다. 오랜 기간 숙성되어 완성도가 매우 높은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캠리의 최대 강점이며, 효율성과 주행 품질 측면에서 경쟁 차종들을 압도한다.
한국토요타자동차의 '토요타'와 프리미엄 브랜드 '렉서스'의 국내 판매량이 급증하는 현상은 토요타의 하이브리드 기술력을 입증한다. 전기차 캐즘과 내수 부진을 동시에 겪는 수입차 시장에서도 요타와 렉서스는 지난해 전년 대비 7.4% 증가한 2만 3683대를 판매했으며, 올해 2월 기준 렉서스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28.5% 급증했다.
요타의 직병렬형 하이브리드 기술은 이미 세계 최고 수준의 효율과 성능을 인정받고 있다. 9세대 캠리 하이브리드는 이러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전기차 시대를 대비하는 과도기에 최적의 대안을 제시하고 있으며, 토요타가 여전히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강자로 군림하는 이유를 분명히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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