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규성 첫 발굴한 고정운의 회상 “규성이는 떡잎부터 달랐지”
“규성인 떡잎부터 달랐죠.”
프로축구 김포FC 고정운 감독(53)은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한국 축구 최초의 멀티골을 터뜨린 국가대표 골잡이 조규성(24·전북) 이야기만 나오면 흐뭇한 미소를 감추지 못한다.
조규성이 아직 프로 무대에서 날갯짓을 하기도 전에 발굴한 것이 바로 본인이기 때문이다. 고 감독이 프로에서 지도자로 첫 입문했던 K리그2 FC안양 시절의 일이다.
고 감독은 1일 카타르 도하 국립 박물관에서 기자와 만나 “2018년 안양 감독직을 맡으면서 경질되기 3개월 전 연고 유스팀 안양공고 출신인 (조)규성이를 뽑았다. 그 때부터 떡잎부터 남달랐던 선수”라고 말했다.
고 감독은 구단에서 영입 여부를 마지막까지 고심했던 조규성을 직접 테스트했다. 당시만 해도 안양이 큰 돈을 쓸 수 없는 상황이라 어설픈 외국인 선수보다는 조규성이 낫다고 여겼다. 당시를 떠올린 그는 “안양이 안 데려가면 다른 팀으로 간다는 소문이 있었다”면서 “훈련장으로 불러보니 원톱으로 풍부한 활동량과 골 넣는 재주까지 있는 선수였다. 그래서 계약 도장을 찍고 이제 다른 팀으로 못 간다고 신신당부한 기억이 선명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고 감독과 조규성의 인연은 딱 거기까지였다. 고 감독이 조규성과 20여일 정도 훈련한 뒤 경질돼 데뷔 시즌을 같이 보내지는 못했다. 대신 안양공고 출신인 김형열 감독이 안양의 지휘봉을 잡아 조규성의 첫해 비상을 이끌었다. 조규성은 그해 K리그2 33경기를 뛰면서 14골 4도움으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 감독은 조규성에 대한 애정이 여전하다.
고 감독이 조규성을 아끼는 것은 어느 정도 성공을 이룬 뒤에도 여전한 자기 계발에 있다. 어린 나이에 국군체육부대에 입대한 뒤 몸을 키우는 결단을 내린 것에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고 감독은 “사실 내가 적토마라는 애칭을 얻은 것도 고단한 웨이트 트레이닝이 비결이었다”면서 “규성이는 그걸 군대에서 했다. 사람은 자리가 올라가면 올라갈 수록 노력을 덜 한다. 규성인 그렇지 않더라. 그러니 올해 K리그1 득점왕이 됐고, 월드컵에서도 터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선수들에게도 저 정도는 되어야 축구 선수라고 말한다”고 덧붙였다.
고 감독은 조규성이 유럽이라는 큰 무대에 하루 빨리 도전하기를 바라는 마음도 전했다. 본인이 과거 독일 분데스리가 레버쿠젠의 영입 제안을 받고도 구단(성남 일화)의 반대로 꿈을 이루지 못한 터라 더욱 그랬다. 고 감독은 “규성이는 분명히 큰 무대에서 성공할 재목이다. 하나 당부하고 싶은 게 있다면, 계속 멈추지 않는 것”이라며 “지금처럼 계속 노력한다면 한국 축구에 한 획을 긋는 인물이 될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도하 |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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