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년형 페라리 849 테스타로사가 공개되자마자 가장 먼저 올라온 반응은 놀라움이었다. 성능 수치는 누구도 의심할 수 없을 만큼 압도적이지만, 디자인만큼은 익숙한 페라리의 흐름과 다르게 흘러간다는 이야기들이 이어졌다. 곡선 위주의 감성적 실루엣이 사라지고, 직선과 면이 강하게 드러나는 외형이 예상보다 어색하게 다가온다는 것이다.
실제로 한 자동차 디자이너는 “디테일은 화려한데 전체적인 조화는 떨어진다”고 평가했다. 그동안 페라리가 유지해온 자연스러운 근육선과 날카로운 절제미가 희석되면서, 차체 각 부위가 따로 노는 느낌이라는 반응도 나온다. 특히 과거 458 이탈리아처럼 흐름이 한 번에 이어지는 유려한 라인은 이번 테스타로사에서 찾아보기 어렵다.
반면, 페라리는 이 디자인이 기존 아이콘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결과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소비자와 마니아들의 시선은 다르다. 성능은 최고지만, 디자인 아이덴티티의 균형이 흔들린 것 아니냐는 질문이 남아 있는 상황이다. 이 차가 왜 이렇게 낯설게 느껴지는지, 실제 변화 포인트를 중심으로 짚어봤다.
왜 이렇게 달라 보일까, 테스타로사가 잃은 ‘선의 감성’

새 테스타로사는 먼저 비율과 실루엣부터 달라졌다. 박스형 형태가 전면부와 측면에서 강하게 노출되며, 기존 페라리가 자주 활용하던 유려한 곡선의 흐름은 크게 줄었다. 이런 변화는 공력 성능 극대화를 위한 선택이지만, 결과적으로 익숙했던 페라리 특유의 부드러운 라인 연결감은 크게 희석됐다.
측면에서는 직선과 단차가 복잡하게 얽히며 이전 모델들에서 보였던 일체감이 약해졌다. 특히 그린하우스 라인이 차체와 자연스럽게 이어지지 않고, 위쪽과 아래쪽이 따로 분리된 듯한 느낌을 준다. 이 구조는 공격적인 인상은 제공하지만, 페라리만의 감성적 조형 언어와는 거리가 있다.
후면부 역시 새로운 해석이 적용됐다. 공력 부품과 면 구성 요소가 많아지면서 기능 중심의 인상이 강해졌고, 시각적 무게감도 증가했다. 그 결과 예전처럼 ‘한 번에 읽히는’ 조형이 아니라, 여러 요소를 따로 살펴봐야 이해되는 복잡한 구성으로 바뀌었다. 이는 일부에서 람보르기니 디자인과 비슷하다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기도 하다.

실내는 아날로그 버튼과 디지털 요소가 혼합된 새로운 인터페이스로 구성됐지만, 외관과 완전히 한 흐름에 놓여 있다고 보기 어렵다. 옵션 구성 자체는 풍부하지만, 정제된 통일감이 부족하다는 반응이 제법 나온다. 특히 계기·센터 디스플레이·물리 버튼이 균일한 디자인 언어를 유지하지 못해 ‘분절된 공간’이라는 인상을 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능은 이번 모델이 가진 가장 확실한 장점이다. 819마력 V8 하이브리드 시스템에 3개의 전기모터가 결합되며, 0→100km/h는 2.2초, 최고 250km 구간에서는 915lbs의 다운포스가 생성된다. 공력과 냉각 효율을 최우선으로 고려한 구조가 외관에도 직접적으로 녹아들었다는 점은 분명하다. 하지만 이 기능 중심 설계가 디자인 전체의 완성도와 감성적 매력을 희생했다는 비판 역시 피하기 어렵다.
성능의 시대, 감성은 어디에 남았을까

새 테스타로사는 미래로 향하는 페라리의 방향성을 가장 극적으로 보여주는 모델이다. 공력·주행·하이브리드 성능은 그야말로 현존 최고 수준이며, 브랜드의 기술력은 분명 한 단계 더 도약했다. 하지만 시대가 변해도 유지되던 디자인의 감성적 매력은 이번 모델에서 불균형을 드러냈고, 많은 이들이 느끼는 이질감의 원인이 됐다.
물론 이 차가 가진 존재감 자체는 대체 불가능하다. ‘테스타로사’라는 상징을 현대적 기술과 결합해 재탄생시킨 점은 긍정적 성과다. 다만 소비자들이 기대하는 건 빠른 속도만이 아니라, 보고만 있어도 설레는 페라리의 라인과 분위기다. 이 영역에서 만족감이 줄어든 만큼, 아쉬움도 커지고 있다.
결국 새 테스타로사는 기술과 공력의 정점을 향한 결과물이지만, 동시에 감성적 균형을 고민해야 할 시점이 왔음을 보여주는 모델이다. 앞으로 등장할 페라리 차세대 디자인이 어떤 해답을 내놓을지, 이제 모두의 시선이 다음 행보로 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