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첫 개인전…‘지역미술 확장성’ 시도
생태와 생명, 여성에 대한 주제를 지속적으로 창작하며 작업에 몰입해온 조성숙 작가(서양화)가 일본에서 첫 개인전을 갖는다. 전시는 ‘푸른 사슴의 은유’라는 타이틀로 2일부터 오는 7일까지 일본 교토 동시대 갤러리. 출품작은 소품 10점을 포함해 수채화와 드로잉 등 총 27점.
그동안 중국과 미국 등지의 해외 개인전을 열어온 작가는 이번 일본 개인전이 후배들에게 길을 터 주는 가교 역할을 하는 동시에 지역미술의 확장성을 꾀해보자는 취지로 진행한다.
애초 도쿄 타마미술대학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한 후배와 함께 권위있는 유메갤러리에서 전시를 열기로 예정돼 있었으나 코로나19 여파로 좌초되면서 무산됐다. 더욱이 전시가 도쿄올림픽 기간(2021.7.23~8.8)에 기념전으로 마련된 자리였기 때문에 작가 스스로 굉장히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었다. 그러다 동시대 갤러리에서 먼저 2인전을 연 후배가 가교 역할을 하면서 성사됐다. 특히 동시대 갤러리 대표가 재일교포 3세인데다 그의 부인마저 조선족이어서 더욱 더 의미를 깊게 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1><@2>작가는 전시를 위해 6개월 전부터 포트폴리오 심사를 거친 뒤 사슴을 통한 생명의 미학을 망라해 전시 콘셉트를 잡는 등 전시 준비에 힘을 기울여왔다.
1일 출국에 앞서 이뤄진 전화 인터뷰를 통해 작가는 “개인적으로 힘든 시기에 전시를 잡아놓으니까 여러 감정이 들었다. 교토는 한때 일본의 수도였고, 한국인들도 많이 방문하는 도시다. 여기다 일본 전시가 여러차례 무산됐기에 힘든 상황이더라도 전시를 진행하는 거다. 제가 중견 작가이고 하니 개인적으로 미술시장을 넓히는 동시에 지역미술의 확장성을 염두해두고 하는 전시라고 생각하면 되지 않을까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작가는 어려운 상황을 딛고 하는 해외전시이고 하기에 수채화와 드로잉을 중심으로 큰 작품 대신 무겁지 않은 느낌이 드는 작품들로 구성했다고 한다. 이번 전시를 계기로 마음이 가벼워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자연 친화적 감성을 전달하되, 너무 진지하지 않은 작품들을 일본 현지 관람객들에게 선보일 예정이다.
특히 우리가 몰라서 생명을 등한시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생명과 생태적 감수성이 높아야 한다는 소신을 내비친 작가는 ‘수채화 번지기 기법’을 시도한 작품들을 대거 출품한다.
<@3><@4>작가는 생명과 자연, 식물성을 강조하며, 모든 생물의 상호 연결성에 공존의 메시지를 담아내는 한편, 자연성과 여성성의 공통적 요소인 생명을 품어내고 길러내는 자연의 본성이 예술의 본성과 맞닿아 있다는 점을 설파해왔다. 또 함께 살아가는 아름다운 공존이야말로 기나긴 인류의 역사 속에 서로 다른 생명들과 어우러져 함께 배려해온 공존의 지혜가 깃들어져 있다는 사유를 바탕으로 작업을 전개해왔다. 한때 목소리를 잃은 자연의 얼굴에 주목하기도 했다.
조성숙 작가는 전남대 예술대학 미술학과 및 동대학원을 졸업, 미국 뉴욕 K&P Gallery를 포함해 개인전 19회를 열었고, 러시아 모스크바 국제 페스티벌 ‘Women in Art of Contemporary World’와 중국 경덕진 국제특별전 등 단체전 300여회에 참여했다. 광주교대 등에 출강한 바 있으며 현재 동강대에 출강 중이다.
고선주 기자 rainidea@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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