父 식당 문 닫고 현지응원 '뭉클'…오현규, 투입 11분 만에 '결승골'

이서현 기자 2026. 6. 12.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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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오현규 가족이 운영하는 가게 모습. 온라인 커뮤니티, 역전골 환호하는 오현규. 연합뉴스


생업인 식당 문까지 닫고 멀리 멕시코 현지까지 날아온 부모님의 뜨거운 응원에 아들이 생애 첫 월드컵 ‘역전 결승골’로 보답했다. 한국 축구의 차세대 대형 스트라이커 오현규(베식타시)가 고열을 딛고 교체 투입 11분 만에 대포알 슈팅을 작렬하며 대한민국에 감격적인 첫 승을 안겼다.

오현규는 12일(한국시간) 멕시코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체코와의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A조 1차전에서 후반 35분 시원한 대포알 슈팅으로 결승 골을 작렬, 한국의 2-1 역전승을 견인했다.

오현규는 "첫 월드컵이지만, 4년 전에 형들이 하는 걸 가까이서 봤기 때문에 떨지 않고 잘할 수 있었다"고 경기를 마친 뒤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서 소감을 밝혔다. 

4년 전 카타르 월드컵 당시 오현규는 등번호 없는 '예비 선수'로 동행한 바 있다. 

사실 이날 오현규의 출전은 불투명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기 당일 점심 식사 이후 갑자기 체온이 38도까지 치솟는 고열 증세가 나타났기 때문이다. 

오현규는 "오늘 정말 뛸 수 있을까 의구심이 들었다"며 당시의 긴박했던 상황을 전했다. 하지만 의무팀의 극진한 치료와 선수의 강력한 의지로 경기장에 나설 수 있었다.

후반 24분, '캡틴' 손흥민과 교체돼 그라운드를 밟은 오현규에게는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투입된 지 불과 11분 만인 후반 35분, 백승호의 날카로운 롱패스를 받은 황인범이 중앙으로 빠르게 크로스를 올렸고, 오현규는 이를 강력한 논스톱 왼발 슈팅으로 연결해 체코의 골망을 흔들었다.

오현규는 "사실 골을 넣는 순간에는 아무것도 기억이 나지 않았다"면서 "경기를 마치고 영상을 보고서야 '내가 골을 넣었구나' 실감이 났다. 이렇게 골을 넣으려고 낮에 그렇게 아팠던 모양"이라고 말했다. 

세계 최고 무대에서 데뷔골을 터뜨린 오현규를 가장 벅찬 눈물로 지켜본 이들은 관중석에 있었다. 

현재 남양주에서 추어탕 가게를 운영 중인 오현규의 부모님은 아들의 첫 월드컵을 현장에서 응원하기 위해 가게 문에 '장기 휴무' 안내문을 써 붙이고 멀리 멕시코까지 날아왔다. 

오현규는 "지금부터 한 달 뒤에는 부모님이 가게 문을 열지 않으셔도 되게끔, 제가 남은 경기를 더 잘해서 앞으로도 편하게 모셔야 할 것 같다"며 각오를 다졌다.

오현규는 경기 후 방송 인터뷰에서 "오늘 승리의 좋은 기운을 잇고 싶다. 겸손한 자세로, 상대의 홈인 만큼 분석을 잘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100% 그 이상을 쏟아내 반드시 승리하겠다"고 다짐했다.

수원 삼성 블루윙즈에서 유소년 선수를 거친 오현규는 당시 K리그1 최연소 출장 기록을 갈아치우며 성인 무대에 데뷔했다. 이후 2022년 1월 스코틀랜드 셀틱FC로 이적하기 전까지 통산 89경기에 출전해 21골과 6개의 도움을 기록했다.

한편 한국은 오는 19일 같은 장소에서 개최국 멕시코와 조별리그 2차전을 치른다.

오현규 선수 가족의 식당 네이버 공지. 네이버 갈무리

이서현 기자 sunshine@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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