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신한 이어 우리금융까지…'공룡자본' 잇단 전북행, 왜

서울 중구 우리금융그룹 본사 전경 /사진 제공=우리금융

전북특별자치도가 국내 금융그룹의 전략 거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KB금융과 신한금융에 이어 우리금융까지 가세하면서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가 자리 잡은 전주를 둘러싼 자산운용 허브 경쟁이 본격화하는 분위기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전북을 자본시장 전진기지로 삼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핵심은 자산운용 기능의 현지화다. 우리금융은 현재 200여명 수준인 전주 지역 근무 인력을 계열사 추가 진출을 거쳐 300명 이상으로 늘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특히 자본시장부문 계열사인 우리자산운용 전주사무소를 개설해 국민연금과의 접점을 넓히고 현지 채용과 인턴십 운영으로 자본시장 인력을 키울 계획이다.

우리은행도 전북BIZ프라임센터를 신설하며 이러한 전략에 발맞춘다. 전북 지역 기업을 전담 지원하기 위해서다. 우리은행은 첨단전략산업 및 관련 밸류체인의 성장 발전 지원에 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다.

보험과 채권관리 계열사도 전주에 거점을 둔다. 동양·ABL생명보험은 현지 설계사 채용을 늘려 지역 밀착 영업을 강화한다. 우리신용정보는 전주영업소를 신설해 계열사와 지역 금융사의 채권관리 수요를 흡수한다. 금융그룹 차원에서 은행·운용·보험·신용관리 기능을 한 축에 묶는 구조다.

이에 더해 우리금융은 2030년까지 전북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 1조6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여신 공급에 그치지 않고 벤처 창업지원 프로그램 '디노랩'을 활용해 스타트업 기업의 성장 단계에 맞춘 투자 및 금융 서비스도 제공한다. 자본시장 기능과 기업금융을 함께 묶어 지역 내 투자와 고용으로 이어지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계산이다.

전북금융중심지를 둘러싼 움직임은 우리금융에 그치지 않는다. 앞서 KB금융그룹과 신한금융그룹 역시 전북혁신도시를 자산운용 허브로 육성하겠다는 전략을 밝혔다. 자산운용, 증권, 펀드 서비스 기능을 모아 연기금 연계 사업을 확대하겠다는 구상이다.

전북 전주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 전경 / 사진 = 국민연금

배경에는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가 있다. 연기금이 위치한 도시는 운용사와 금융그룹 입장에서 전략적 의미가 크다. 대체투자와 글로벌 자산 배분, 위탁운용 선정 과정에서 물리적 거리는 곧 협업 효율과 연결된다. 연기금이 앵커 투자자로 작동하면 벤처펀드와 사모펀드 시장도 함께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

금융그룹 입장에서도 전주 거점은 수익 구조 다변화를 위한 선택지다. 수도권에 집중된 자본시장 기능을 일부 분산하고 연기금과의 접점을 강화해 대체투자와 공동투자 기회를 넓힐 수 있다. 자산운용 경쟁력이 그룹 가치로 이어지는 구조에서 전북 거점은 중요한 전략 기반이 될 수 있다는 평가다.

그럼에도 과제는 남는다. 사무소 설치와 인력 배치만으로 생태계가 완성되지는 않기 때문이다. 실제 운용 기능과 투자 의사결정 권한을 얼마나 현지에 둘지, 전문 인력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전북이 서울·부산에 이어 제3 금융중심지로 지정될지도 변수다. 지정 여부에 따라 자산운용 특화 도시라는 성격이 더욱 뚜렷해질 수 있다. 연기금을 품은 전주가 혁신도시 단계를 넘어 자산운용과 자본시장의 또 다른 축으로 올라설지 주목된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세계 3대 연기금 가운데 하나인 국민연금이 위치한 전주에 자본시장 거점을 확보하는 것은 우리금융의 자본시장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강화하는 계기"라며 "전북에 금융 인프라를 구축해 지역균형발전이라는 시대적 과제에 부응하고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더 큰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김홍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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