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뷰티 시가총액 1위인 에이피알이 바이오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며 안티에이징 사업 전반으로 보폭을 넓히고 있다. K뷰티 디바이스와 화장품으로 성장세를 이어온 경험을 바탕으로 스킨부스터와 의료기기 영역까지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외국인 의료관광 수요가 맞물려 성장성이 커지는 가운데 파마리서치가 ‘리쥬란’으로 주도해온 스킨부스터의 판도 변화가 일어날지 주목된다.
22일 에이피알에 따르면 김병훈 대표는 19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아마존 뷰티 인 서울' 행사에서 “안티에이징 효과가 뛰어난 제품을 만들기 위해 화장품을 넘어 미용기기를 개발했고 앞으로는 의료기기 영역까지 확장할 계획”이라며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바이오 분야 진출도 검토하고 있으며 5~10년 내 글로벌 안티에이징 1위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강조했다.
에이피알이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삼은 분야는 폴리데옥시리보뉴클레오티드(PDRN) 기반의 스킨부스터다. 스킨부스터는 피부에 유효성분을 주입해 재생을 촉진하고 수분·영양을 공급하는 시술로, 노화와 주름개선 효과가 뛰어나 안티에이징 시장에서 빠르게 주목받고 있다. 시술은 주로 초미세 바늘을 사용해 피부 표면에 약물을 고르게 주입하는 주사 방식으로 이뤄진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물광주사, 샤넬주사, 리쥬란힐러 등이 꼽힌다.
회사는 지난해 경기 평택 제3캠퍼스에 PDRN과 폴리뉴클리오티드(PN) 자체 생산 체계를 구축해 신사업 출시 기반을 마련했다. 이를 통해 화장품 앰플·크림을 생산하는 동시에 의료기기 품목허가를 추진해 4등급 ‘스킨부스터(피부)’와 ‘조직수복용 생체재료(무릎관절)’까지 영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PDRN·PN은 연어나 송어의 정소에서 추출한 DNA 조각으로 피부재생과 세포 활성화 효과가 탁월해 고기능성 화장품과 피부과 시술에 널리 활용된다.
스킨부스터 진출은 에이피알이 안티에이징 사업 전반으로 외연을 넓히기 위한 필연적 행보로 풀이된다. 건강한 외모와 신체 활력을 추구하는 '안티에이징' 욕구가 커지면서 뷰티 디바이스와 PDRN 화장품 수요가 급성장한 가운데 이제 그 흐름이 의료시술 영역으로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안티에이징과 피부 관련 의료 서비스 수요는 국내 시장을 넘어 수출 가능성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방한한 외국인 환자가 117만명으로 전년 대비 93.2% 급증한 가운데 피부과 진료 환자가 70만5000명으로 전체의 56.6%를 차지했다. 이는 안티에이징과 피부 의료 서비스가 K뷰티 열풍과 맞물려 K의료기기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준다.
에이피알이 스킨부스터 시장에 본격 진입할 경우 점유율 1위 기업인 파마리서치 리쥬란과의 경쟁이 예상된다. 두 회사 모두 PDRN·PN 원료를 자체 생산할 수 있는 역량을 갖췄으며 화장품·의료기기·디바이스를 아우르는 안티에이징 전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는 공통점을 가진다.
파마리서치는 2014년 출시한 리쥬란의 성공으로 화장품 ‘리쥬란 코스메틱’과 뷰티 디바이스 ‘리쥬리프’까지 사업을 확장하며 안티에이징 풀라인업을 구축했다. 반기 기준 매출 비중은 의료기기 60%, 화장품 22.8%, 의약품 14.6% 등으로 스킨부스터를 중심으로 한 의료기기가 핵심 수익원이다.
에이피알 역시 병·의원용 전문 의료기기 출시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맥스트리(MAXTRI)' 상표를 출원했고 상품 분류는 의료기기, 의료용 고주파 피부미용기, LED광을 이용한 피부개선용 의료기기, 전기자극을 이용한 의료용 피부미용기, 미용 마사지장치 등으로 등록됐다. 회사 관계자는 “헬스케어 분야의 확장을 미리 준비하는 차원에서 상표권을 선점한 것”이라며 “의료기기는 주사제형 스킨부스터와 전기에너지 기반의 장비를 병행해 검토 중이지만 아직 확정된 사안은 없다”고 밝혔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국내 시장에 PDRN·PN 기반의 스킨부스터가 대거 출시되면서 경쟁이 심화될 우려도 있지만 오히려 시장 확대에 기여하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며 "국내에서는 의료기기 인허가 절차가 남아 있고, 특히 최대 시장인 미국은 스킨부스터를 별도의 카테고리로 규정하지 않아 승인에 장기간이 소요될 수 있다는 점이 과제”라고 말했다.
이유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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