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 영화인 줄 알고 갔다가 어른들이 더 많이 울고 나온 영화가 있다. 2024년 여름 개봉해 국내 879만 관객을 동원하며 그해 외화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른 픽사의 '인사이드 아웃 2'다.
사춘기, 감정 본부에 비상이 걸렸다
열세 살이 된 라일리의 머릿속 감정 본부에 어느 날 사이렌이 울린다. 사춘기의 시작이다. 기쁨, 슬픔, 버럭, 까칠, 소심 다섯 감정이 지키던 본부에 불안, 부럽, 따분, 당황이라는 낯선 감정들이 들이닥치고, 본부의 주도권을 둘러싼 대소동이 벌어진다. 사춘기의 혼란을 이보다 영리하게 그린 영화는 없었다.

'불안이'라는 시대의 캐릭터
속편의 주인공은 단연 새 감정 '불안이'다. 최악의 상황을 대비한다며 본부를 장악하고 라일리를 몰아붙이는 불안이의 모습에, 관객들은 웃다가 어느 순간 자신을 발견했다. 불안이 폭주해 라일리가 공황에 빠지는 장면에서는 극장 곳곳에서 훌쩍이는 소리가 들렸다. "내 이야기 같아서 울었다"는 후기가 쏟아진 이유다.

괜찮지 않아도 괜찮다는 위로
영화의 메시지는 명확하다. 불안도, 슬픔도, 부끄러움도 모두 나를 이루는 감정이라는 것. 좋은 감정만 남기려 할수록 무너지고, 모든 감정을 껴안을 때 비로소 단단해진다는 이야기는 사춘기 아이들보다 오히려 어른 관객들의 마음을 저격했다. 픽사 특유의 상상력이 심리학의 통찰과 만난 결과다.

2024년 극장가를 구한 879만
'인사이드 아웃 2'는 개봉과 동시에 박스오피스를 휩쓸며 최종 879만 관객을 기록, 2024년 국내 개봉 외화 1위에 올랐다. 침체된 극장가에서 애니메이션이 다시 한번 흥행 견인차 역할을 해낸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도 픽사 역대 최고 흥행작 자리에 오르며 명가의 부활을 알렸다.

요즘 마음이 소란스럽다면, 내 머릿속 감정 본부를 들여다보는 기분으로 이 영화를 만나보자. 불안이에게 시달리는 모든 어른들에게 처방전 같은 애니메이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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