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보험 대전]③ "나누고 또 나누고"…여성암 '핀셋' 타깃 경쟁 치열
틈새시장이었던 여성 관련 보험 시장이 점차 커지면서 생명·손해 구분 없는 보험사들의 고객 유치전이 치열하다. 단순 상품판매에 그치지 않고 여성 생애주기에 맞춘 특화 서비스를 더하는 등 여심 잡기에 불이 붙은 모습이다.
신회계제도(IFRS17)에서 건강보험 판매가 회사 매출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2030세대 등 젊은 여성의 관심도가 높아지자 이들의 눈높이에 맞추려는 보험사의 수싸움이 경쟁구도를 형성한 것으로 풀이된다.
16일 보험 업계에 따르면 여성 전용보험 상품은 한화손해보험의 '시그니처여성건강보험2.0', 신한라이프의 '신한건강보장보험 ONE더우먼', 흥국화재의 '흥Good 모두담은여성MZ보험', NH농협생명의 '핑크케어NH건강보험'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여성 특화 상품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여성에게만 발병하는 암을 세분화하려는 경향이 두드러진다. 또 임신, 출산 및 갱년기 등 여성 생애주기별 맞춤형 헬스케어 서비스를 제공해 다른 보험상품과 차별화를 추구했다.
지난해 펨테크연구소를 설립해 여성 전문보험사를 표방한 한화손보는 이화의료원, 차병원 등과 업무협약(MOU)를 맺으며 상품개발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섰다.
이 결과 꾸준히 배타적사용권을 획득하며 상품 경쟁력에서 앞서나가는 모양새다. 이달에도 유방암 예후예측검사 특약 등으로 배타적사용권을 얻은 데 이어 이를 적용한 '시그니처 여성건강보험2.0' 개정 상품 판매를 시작하며 스테디셀러로 굳힐 계획이다.
이 상품은 유방암을 네 가지 타입으로 구분해 보험금을 각각 지급한다. 유방암은 호르몬 수용체에 따라 후속 항암치료 방식도 달라진다는 연구결과에 착안한 것이다.
아울러 기존 11가지 여성통합암진단비를 13가지로 세분화했다. 여성에게 발생빈도가 높은 암을 구분해 보장 범위를 넓히기 위해서다.
신한라이프 ONE더우먼은 호르몬 변화나 가족력에 따라 여성 개개인에게 발생할 수 있는 갑상선, 유방, 자궁 등의 질병 위험이 다르다는 점에 주목해 꼭 필요한 보장만 담은 상품임을 강조했다. 난소암, 자궁암, 유방암, 특정 생식기암으로 여성암을 세분화해 각각 보장한다.
흥국화재는 납입면제 사유에 여성에게 빈번한 갑상선암 수술을 추가했다. 또 유방암, 자궁경부암, 난소암, 자궁내막암 등 여성특정암 진단을 받으면 이때까지 냈던 보험료를 전부 환급하는 보험료 페이백을 도입했다.
또 흥국화재가 업계 최초로 도입한 암 이전 단계 48개 질병수술비 보장 특약을 여성MZ보험에도 포함해 암 발생 이전부터 이후까지로 보장범위를 넓혔다.
농협생명도 여성 주요암의 진단과정부터 수술까지 단계별로 보장 가능하도록 세분화했다. 특히 유방암을 세분화한 뒤 초기와 초기 이외를 구분해 진단금을 각각 지급한다.
업계 관계자는 "단순히 질병과 사망을 보장하는 기존 건강보험의 틀에서 벗어나 활력 있는 여성의 삶을 지원하기 위해 만든 여성특화보험 시장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젊은 여성 고객의 관심이 높아진 것도 상품 경쟁이 치열해진 계기"라고 말했다.
박준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