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출시되는 신차 대부분은 공조장치를 터치 방식으로 전환하고 있다. 겉보기에는 미래지향적이지만 실제 운전자는 불편을 호소한다.
다이얼과 물리 버튼이 사라지면서, 단순히 풍량을 조절하려 해도 화면 속 작은 아이콘을 찾아 눌러야 한다. 이 과정에서 시선이 도로에서 이탈하며, 조작에 걸리는 시간도 증가한다.
영국 교통연구소는 터치스크린 조작이 반응 속도를 최대 두 배까지 늦춘다고 경고한 바 있다. 운전 중 안전성과 직결되는 문제인 만큼, 단순한 유행으로 보기 어려운 변화다.
얼면 못 여는 도어, 시각 효과만 남은 플러시 핸들

차체와 일체형으로 설계된 ‘오토 플러시 도어 핸들’은 세련된 외관을 위한 대표 기능이다.
하지만 겨울철에는 눈이나 얼음이 틈새에 끼어 손잡이가 튀어나오지 않는 상황이 발생하고, 이는 문을 여는 데 치명적인 장애가 된다.
구조대가 강제로 문을 열어야 하는 긴급 상황에서조차 대응이 어려울 수 있어 안전 문제로도 지적된다.
게다가 전자식 작동 특성상 고장 시 수리 비용이 일반 손잡이보다 훨씬 크다는 점도 소비자의 부담을 가중시키는 요소다.
커진 휠, 줄어든 승차감, 20인치 시대의 역설

과거에는 고성능 스포츠카에나 적용되던 대형 휠이 이제는 중형 세단, SUV에까지 기본화되는 추세다.
하지만 휠이 커질수록 타이어 옆면이 얇아지고, 그만큼 충격 흡수력은 떨어진다.
결과적으로 승차감은 단단해지고, 타이어 교체 시 비용은 18인치 대비 두세 배 가까이 비싸진다.
게다가 무거워진 휠은 차량의 연비 효율까지 악화시켜, 시각적 만족을 위한 비용을 소비자가 장기적으로 감당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선은 잡아도 손은 불편한, 시각 중심 옵션들

이처럼 최근 자동차 옵션들의 공통점은 '보여주는 데는 강하지만, 쓰기엔 불편하다'는 데 있다.
터치식 패널은 전기차나 미래차처럼 보이기 위한 선택이고, 플러시 도어 핸들은 고급 브랜드의 외형을 따라가기 위한 도입이라는 해석이 많다.
21인치 이상의 휠 또한 쇼룸에서의 인상을 결정하는 디자인 요소로 작용한다. 하지만 일상 운전에서 겪는 불편은 단순한 불만을 넘어 안전 위협으로 이어질 수 있다.
본질은 사라지고, 유행만 남은 옵션 경쟁

신차가 출시될 때마다 화려한 옵션이 강조되지만, 정작 사용자는 그 변화가 반갑지 않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공조 버튼 하나에도 시선을 뺏기고, 겨울마다 손잡이를 걱정하며, 충격이 그대로 전해지는 승차감을 감수해야 한다.
자동차의 본질은 안전하고 편안한 이동 수단에 있다. 제조사들은 쇼룸이나 온라인 이미지가 아니라, 운전자가 실제로 차에 탑승해 운전할 때 느끼는 경험을 기준으로 기술의 방향을 다시 설정할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