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집 5개에 매일 울었어요”…그래도 자연임신 오둥이 낳을 결심한 부부의 사연

이가람 매경닷컴 기자(r2ver@mk.co.kr) 2024. 9. 22.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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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처음으로 자연임신을 통해 다섯쌍둥이가 태어났다.

22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지난 20일 서울성모병원서 남자아이 3명과 여자아이 2명이 탄생했다.

자연임신으로 오둥이가 태어난 것은 국내 최초로, 세계적으로도 드문 사례다.

서울성모병원은 개원 후 처음 맞닥뜨린 오둥이 분만을 위해 산부인과는 물론 마취통증의학과, 소아청소년과와 협업 체계를 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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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섯 씽둥이의 초음파 사진. [사진 = 서울성모병원]
국내에서 처음으로 자연임신을 통해 다섯쌍둥이가 태어났다.

22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지난 20일 서울성모병원서 남자아이 3명과 여자아이 2명이 탄생했다. 자연임신으로 오둥이가 태어난 것은 국내 최초로, 세계적으로도 드문 사례다.

오둥이의 부모는 경기 동두천시 고등학교 교사인 김준영씨와 경기 양주시 교육행정직원인 사공혜란씨다. 대학생 때 연합 동아리에서 처음 만나 연인으로 지내다 지난해 10월 결혼한 30대 초반의 신혼부부다.

계획적으로 준비한 임신이었지만 한 번에 아기가 5명이나 생길 줄은 상상하지도 못했다. 수정란을 둘러싸고 있는 조직·태낭이 5개라는 사실을 확인한 것은 임신 6주차쯤 됐을 무렵이었다. 이처럼 당황스러운 상황에서 부부는 어떻게 5명의 아이를 모두 낳을 결심을 했을까.

김씨는 “아기집이 5개가 보이니까 무게감이 달랐다”며 “사실 아기집 보고 첫 2주 동안은 둘 다 매일 울었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다태아 분만 권위자인) 전종관 교수님이 일단 선택적 유산이라는 선택지를 주지 않으셨다”며 “건강하지 않은 아기가 자연적으로 유산되는 것이 약을 쓰는 것보다 훨씬 낫고, 아기들을 생각해서 끝까지 지켜봐야 하지 않겠느냐고 하셨다”고 말했다.

산모는 임신 기간 내내 편할 새가 없었다. 체구는 작은데 배가 불러오는 속도가 너무 빨랐고 임신 합병증인 고혈압성 전자간증 진단까지 나왔다. 오둥이들은 임신 27주에 제왕절개 수술로 세상의 빛을 보게 됐다. 보통 다태아의 평균 임신 기간은 28주다.

부부는 신생아 중환자실이 없는 이대목동병원을 떠나 서울성모병원으로 옮겼다. 서울성모병원은 개원 후 처음 맞닥뜨린 오둥이 분만을 위해 산부인과는 물론 마취통증의학과, 소아청소년과와 협업 체계를 구성했다.

아기 1명당 소아청소년과 교수, 신생아집중치료실 간호사, 분만실 간호사 등 3명으로 꾸린 팀을 붙였다. 쌍둥이 제왕절개 수술은 태아의 위치 문제로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신속한 처치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무사히 태어난 아기들은 신생아 집중치료실 인큐베이터로 옮겨졌다.

윤석열 대통령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오둥이의 탄생을 축하했다. 윤 대통령은 “귀한 다섯 생명을 모두 지켜내신 엄마, 아빠께 축하와 감사를 전한다”며 “어려운 수술을 성공적으로 해낸 의료진 여러분께도 감사드린다”고 적었다.

이어 “다섯쌍둥이 기르는 일이 다섯 배의 기쁨이 될 수 있도록 정부도 힘껏 돕겠다”며 “대한민국의 모든 엄마, 아빠들이 걱정 없이 아이들을 잘 키울 수 있도록 일·가정 양립, 양육부담 해소, 주거 지원에 더욱 노력하겠다”라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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