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가 신차가격 절반 수준” 벤츠 EQE, ‘CATL 모델이에요’ 홍보까지
<카매거진=최정필 기자 choiditor@carmgz.kr>
인천 청라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발생한 전기차 화재 사고로 인해 소비자 사이에 전기차 기피 현상이 생기고 있는 가운데, 화재 모델인 메르세데스-벤츠 EQE의 중고차 가격은 연일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중고차 시장에서는 전기차를 매입하지 않으려고 하는 상황이다. 원인 불명의 화재가 발생 했을 때 책임을 떠안아야 한다는 분위기가 생겼기 때문이다. 화재 사고 이전에 보유하고 있었던 중고 전기차에 대해서도 불안의 눈길을 받아 떠밀리듯 외부에 주차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마저도 외부 주차장에서 주차를 거부할 수 있어 떠돌이 신세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중고차 업계에서는 현재 보유하고 있는 전기차를 최대한 빨리 매각해야 한다는 분위기다. 오랫동안 보관하고 있기도 어렵고, 보관할 장소가 있다 해도 가치 하락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EQE의 중고차 가격은 가파르게 하락했다. 신차 가격이 ▲EQE 350+ 1억 350만원 ▲EQE 350 4Matic 1억 990만원이었지만 현재 중고차 가격은 6천만원 대에 형성됐다. 이는 화재 사고가 발생하기 직전과 비교해 1천만원 이상 하락한 것으로, 최근에는 5천만원대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EQE 모델 중 유일하게 패러시스가 아닌 CATL 배터리를 탑재했던 EQE 300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EQE 300의 경우 출시 초기 9,200만원에 판매했던 모델이지만 중고차 플랫폼에는 6,400만원에 올라와있다. 해당 모델들의 평균 주행거리는 고작 21Km. 약 30%가 빠진 셈이다. 더불어 일부 매물의 경우 ‘완전무사고 CATL’을 강조하기도 했다.
다소 손해를 보더라도 빠르게 처분해야 한다는 것인데, 이마저도 녹록치 않다. 화재 사고 이후 중고차로 매각하겠다는 연락은 늘었지만 구매 문의는 대부분 끊겼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완성차 업계에서 전기차 캐즘을 극복해야 본격적인 대중화가 올 것이라고 봤는데, 이번 사고로 인해 깊은 둔화에 빠지게 됐다”며 “전기차에 대한 막연한 공포증(포비아)가 생기면 산업 전체가 침체에 빠질 수 있다. 원인 조사는 명확하게, 하지만 공포를 조장하는 일은 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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