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리랑카 코끼리가 배부른 채 죽어가는 이유

지난해 발간된 유엔환경계획(UNEP)의 보고서에 따르면 수중 생태계로 유입되는 플라스틱 쓰레기의 양이 2040년까지 연간 3700만톤에 이를 것이라고 합니다. 우리의 일상 생활 모든 곳에서 일회용 플라스틱이 배출되고 있으며 이것들은 대부분이 화석 연료에서 발생되고 있습니다. 기후 변화를 가속화하는 일회용 플라스틱을 줄이기 위해 전 세계에서는 어떤 움직임을 보이고 있을까요?

발리 해변에 버려져 있는 플라스틱 쓰레기들.

플라스틱 규제를 강화하는 나라는?

스리랑카 정부에서는 “야생 코끼리와 사슴이 플라스틱 쓰레기를 먹은 후 죽었다는 보고가 있다”고 강조했으며 6월부터 빨대, 컵, 포크, 스푼 등 7가지 일회용 플라스틱 제품에 대해 생산, 수입, 판매, 사용을 제한했습니다.

스리랑카 동부 암파라 지역에서 플라스틱을 먹은 야생 코끼리들이 해마다 죽어가고 있다.

영국에서는 2023년 10월부터 식당과 카페 등에서 플라스틱 수저, 접시와 같은 일회용품 사용이 금지되며 테이크아웃 시에도 사용을 중단하기로 했습니다. 영국 정부는 매년 영국에서 11억 개의 일회용 접시와 42억 5천만 개의 일회용 수저류가 사용된다고 밝혔는데, 이는 1인당 20개의 접시와 75개의 수저류에 해당합니다. 이 많은 일회용 플라스틱 중 10%만 재활용이 되고 나머지는 쓰레기가 돼 토양과 물을 오염시킵니다.

유럽연합에서는 최근 재사용 및 회수 가능한 분야에 중점을 둔 포장 플라스틱에 관련한 규제를 새롭게 추진하고 있습니다. 2030년까지 테이크아웃 음료 판매의 20%는 재사용 용기 혹은 고객이 지참한 포장용기에 제공돼야 하며 이는 2040년 80%에까지 도달하는 것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바와 레스토랑의 1회용 포장용기 사용을 금지하고 과일과 채소의 1회용 포장 금지 및 호텔의 일회용 어메니티 제공 또한 금지를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재활용과 재사용의 차이점

재사용은 재활용과 다릅니다. 재사용은 제품이나 포장재를 전체 수명주기에 걸쳐 여러 번 순환해 다시 쓸 수 있도록 디자인해 시장에 내놓는 시스템을 말합니다. 쉽게 설명해 드리면, 재사용 제품은 사용 후 생산자에게 반환되어 원래 의도한 것과 동일한 목적으로 다시 쓰일 수 있도록 설계합니다. 한 번만 쓰고 버리도록 설계된 일회용 제품 및 포장재의 반대 개념인 거죠.

성공적인 재사용 시스템을 위해서는 시스템 구축이 필수입니다.  생산자가 포장재나 제품을 돌려받아 재사용, 또는 리필할 수 있는 인프라와 역물류 체계(예: 리필 스테이션, 수거 거점, 보관 및 세척 설비, 필요할 경우 배송) 등이 그것입니다. 소비자가 제품이나 포장재를 갖고 매장을 방문해 제품 용기에 내용물을 리필하는 등의 과정도 필요합니다. 이러한 시스템이 도입되면 일회용 플라스틱으로 인한 오염을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습니다. 재사용할 수 있는 유리병 25~50번 다시 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사진은 대만 편의점이 재사용 가능한 렌탈 컵 시스템을 소개하는 모습.

재사용 방법

  1. 레스토랑에서 다음번에 방문할 때 가지고 오거나 다른 수거 거점에서 반납할 수 있는 재사용 가능 용기에 음식을 담아줍니다.
  2. 매장이나 슈퍼마켓에서 리필 스테이션을 마련해 개인위생 용품과 세제를 판매합니다. 소비자는 자신의 용기를 가져와 리필할 수도 있고, 매장에서 재사용할 수 있는 용기를 받아 제품을 리필한 뒤 반납하거나 계속 사용할 수 있습니다.
  3. 음료를 재사용할 수 있는 병에 담아 고객의 집으로 배송합니다. 사용한 병은 집 앞에 내놔 배송 담당자가 수거해 가도록 합니다.
  4. 온라인으로 구매한 제품의 포장재를 판매자에게 돌려보내 다시 쓰도록 합니다.

위와 같은 사례가 현실화 되기 위해서, 포장재 반환을 담보하기 위한 보증금 제도가 필요합니다. 보증금 제도, 또는 보증금 반환 시스템은 제품을 판매할 때 소비자로부터 약간의 돈(보증금)을 추가로 받는 것입니다. 소비자는 제품 또는 포장재를 수거 거점에 반납하면 해당 보증금을 돌려받을 수 있습니다. 보증금은 소비자가 다 쓴 용기를 반환하도록 유도해, 용기의 재사용 또는 재활용률을 높입니다. 음료병뿐 아니라 식품 용기나 온라인 쇼핑에 쓰이는 포장재 등 다양한 유형에 활용할 수 있습니다.

재사용이 낯설게 느껴지시나요? 하지만 재사용은 우리에게 매우 친숙하고 우리가 과거에 많이 사용하던 방식입니다. 불과 얼마 전만해도 중국음식을 주문하면 재사용 용기를 사용하기도 했죠.

플라스틱 오염 문제 해결을 위해 꼭 필요한 재사용 시스템은 하루빨리 구축되어야 합니다. 하지만 기업은 여전히 일회용 플라스틱 생산에만 주력하고 있습니다. 플라스틱 오염과 기후 위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각국의 정부가 힘을 합쳐 구속력 있는 정책을 펼치고, 이를 바탕으로 재사용 기반 시스템을 개발하도록 해야 합니다. 플라스틱 없는 미래로 나아갈 수 있도록 그린피스와 함께해주세요!

*출처 : UNEP report 'From Pollution to Solution: A global assessment of marine litter and plastic pollution', ⓒ KOTRA & KOTRA 해외시장뉴스 '유럽연합, 포장 플라스틱 규제 강화 움직임', CNN climate 'UK government bans single-use plastic plates and cutle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