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라이크 못 던지는 투수 왜 이렇게 많나" LG 정우영, 볼볼볼볼로 2군행

22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벌어진 LG와 삼성의 경기는 야구의 잔혹함을 여실히 보여준 하루였다. 14-6으로 크게 앞서던 LG가 9회에만 7실점을 허용하며 14-13으로 간신히 승리했기 때문이다. 이 모든 혼란의 시작점에는 정우영이 있었다.

9회말 마운드에 오른 정우영의 모습은 한때 리그 최고 불펜 투수였던 그의 과거와는 너무나 달랐다. 첫 타자 심재훈을 몸에 맞는 공으로 내보낸 것을 시작으로, 함수호에게 볼넷을 허용했다. 두 타자를 상대한 6구가 모두 볼이었던 것이다.

12구 중 스트라이크 단 2개의 충격

정우영의 참혹한 등판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무사 1·2루 상황에서 윤정빈에게 내야안타를 허용해 무사 만루가 됐고, 전병우에게는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밀어내기 1실점까지 내줬다. 총 12구를 던져 스트라이크는 단 2개, 스트라이크 비율 16.7%라는 믿기 어려운 기록을 남겼다.

염경엽 감독이 결국 정우영을 교체했지만, 이후 등판한 장현식마저 책임 주자들을 모두 들여보내며 정우영의 실점은 4점까지 늘어났다. 35홀드를 기록하며 2022년 홀드왕에 올랐던 사이드암의 모습은 온데간데없었다.

한때 리그 탑급이었던 불펜 에이스

정우영은 2019년 데뷔 시즌부터 16홀드를 기록하며 주목받기 시작했다. 압도적인 구속과 무브먼트를 앞세운 사이드암으로 타자들을 압도했고, 2022년에는 35홀드로 생애 첫 홀드왕까지 차지했다.

하지만 느린 퀵모션이 약점으로 지적되면서 투구폼을 수정하는 과정에서 구위를 잃기 시작했다. 2023년 11홀드, 2024년 3홀드로 급격히 하락했고, 지난 시즌은 단 4경기 출장에 평균자책점 20.25라는 처참한 성적으로 사실상 1군 전력에서 이탈했다.

염경엽 감독의 말

참사에 가까운 결과였지만 염경엽 감독은 정우영을 탓하지 않았다. 오히려 코칭스태프의 성급함을 원인으로 진단했다. 우영이 잘못이 아니에요. 우리 잘못이지라며 책임을 자신들에게 돌렸다.

훈련할 때는 좋은 모습을 보였지만 실전에서는 예전의 안 좋은 습관이 다시 나왔다는 것이 감독의 설명이었다. 빨리 하려는 욕심에 준비가 덜 된 상태에서 실전에 투입한 것이 실수였다고 인정했다.

2군에서의 재기 도전

정우영은 스프링캠프에서 최근 4년 중 몸 상태가 제일 좋다며 각오를 밝혔지만, 첫 등판 결과는 그 각오와 너무 달랐다. 염경엽 감독은 정우영이 퓨처스리그로 내려가 한 달 정도 훈련한 후 다시 경기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35홀드를 찍던 사이드암의 기억이 정규시즌에서 되살아날 수 있을지, 정우영의 재기 여부가 LG 불펜 운용의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