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맥을 끊었다" 국대 4번 타자, 아쉽다는 말만 9번 반복했다…안현민, 이렇게 성장한다

최원영 기자 2026. 3. 17.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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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현민 ⓒ최원영 기자

[스포티비뉴스=수원, 최원영 기자] 인터뷰 내내 "아쉽다"는 말을 9번이나 했다.

KT 위즈 외야수 안현민(23)은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회를 마치고 지난 16일 귀국했다. 이어 17일 KT 선수단에 합류했다. 이날 수원 KT위즈파크에서 대회에 다녀온 소회를 밝혔다.

류지현 감독이 이끈 한국 야구 대표팀은 올해 WBC서 17년 만의 8강 진출을 이뤄냈다.

한국은 1라운드 C조에 속해 2승2패로 조 2위를 빚었다. 체코에 11-4 대승을 거둔 뒤 일본에 6-8로 석패했다. 대만과는 연장 10회 승부치기까지 가는 혈투를 벌여 4-5로 분패했다. 호주전서 '2실점 이하, 5점 차 이상 승리'라는 까다로운 조건을 달성해 극적으로 8강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대만, 호주와 나란히 2승2패였지만 최소 실점률에서 앞섰다.

일본 도쿄돔에서 1라운드를 치른 한국은 전세기를 타고 2라운드 결전지인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로 향했다. 대표팀의 사기는 최고조에 달했다. 그러나 한국은 지난 14일 도미니카공화국과의 8강전서 0-10으로 7회 콜드게임 패배를 당했다. 허무하게 여정을 마무리했다.

이번 대회 안현민의 최종 성적은 5경기 타율 0.333(15타수 5안타) 1타점, 3볼넷 7삼진, 장타율 0.400, 출루율 0.421가 됐다.

▲ 안현민 ⓒ곽혜미 기자

수원서 만난 안현민은 "일단 피곤하다. 몸무게가 2kg 정도 빠졌다. 그래도 어제(16일) 자야 할 시간에 잘 자서 정신적인 면은 괜찮다"며 "몸에만 피로감이 있다. 내일(18일) 쉬면 괜찮을 듯하다"고 웃으며 입을 열었다.

생애 첫 공식 국제대회 출전이었다. 안현민은 "너무 재밌었다. 경험도 중요하지만 WBC는 성적을 내야 하는 대회다. 아쉬움이 남은 상태다"며 "확실히 강팀 선수들은 다르다는 걸 느꼈다. 경기에 출전해야 해 감탄만 하고 있을 순 없었다. 다음엔 더 높이 올라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국가대표 4번 타자로 타선의 중심을 지켰다. 안현민은 "정말 생각지도 못한 자리였다. 작년 K-베이스볼 시리즈 평가전 때도 2번에서 쳐왔고, 연습경기에서도 4번으로 쳐본 적이 없었다"며 "처음 느껴보는 기분이었다. 뭐라고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4번이 내게는 익숙한 자리가 아니라 새롭게 더 잘해보려 했다. 그런데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개인 기록에 스스로 만족하지 못했다. 안현민은 "타이밍 자체가 너무 좋지 않았다. 메커니즘은 나쁘지 않다고 느꼈는데 투수와 싸우는 단계에서 좋지 않은 듯했다"며 "그래서 아쉬운 경기가 많다. 사실 더 잘할 수 있는 경기들이 분명 있었다. 잘했다면 충분히 이길 수 있는 경기들도 존재했기 때문에 더 아쉽다"고 전했다.

▲ 안현민 ⓒ연합뉴스

안현민은 "상대 팀 4번 타자들이 활약해 이긴 경기가 많았다. 결승타가 되기도 했다"며 "내게도 정말 많은 기회가 있었다. 그런데 연결하지 못했다. 어찌 보면 내가 맥을 끊는 경기들이 나왔다. 그래서 아쉬움이 더 크다"고 강조했다.

대회 기간 마음고생을 했는지 물었다. 안현민은 "스스로 안타까웠다. 나 또한 기대를 많이 했기 때문이다. 중요한 두 경기(일본, 대만전)를 잡지 못해 안타까움이 더 컸다"며 "그 두 경기에서 내가 좋은 역할을 하지 못했기 때문에 그런 감정을 더 느꼈던 것 같다. 하지만 지금은 털어냈다"고 덤덤히 이야기했다.

도미니카공화국전서 한국 타선은 단 2안타만을 생산했다. 안현민은 특급 메이저리거인 선발투수 크리스토퍼 산체스의 싱커를 강타해 우전 2루타를 때려냈다.

안현민은 "어떤 경기에서든 안타를 치는 건 기분 좋은 일이다. 그러나 (8강 진출로) 성취감을 느끼자마자 큰 아쉬움이 몰려왔다"며 "모두가 바라던 곳에 정말 힘들게 올라갔는데 조금 허무하게 깨졌다. 격차를 느꼈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 안현민 ⓒ연합뉴스

그래도 호주전에선 9회초 7점째를 완성하는 희생플라이를 기록하기도 했다. 안현민은 "중압감을 느끼지 않으려 초구를 쳤다. 많은 공을 보면 타자가 불리해지는 상황이었다"며 "피치클락도 도움이 됐다. 뭘 생각할 겨를도 없이 들어가 준비하고 바로 쳤다. 오늘(17일) 이강철 감독님을 뵀는데 그 타석 이야기를 하시더라"고 웃음을 터트렸다.

이제 2026시즌을 준비해야 한다. 안현민은 "작년과 달라질 건 없다. 똑같이 열심히 쳐야 하고, 수비에선 실수를 줄여야 한다"며 "올해 우리 팀은 성적을 내야 하는 해다. 최대한 이길 수 있는 방향으로 준비해야 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시범경기엔 언제쯤 출전할까. 안현민은 "내게는 권한이 없다. 감독님께서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모르지만 내가 느끼기엔 내일 휴식일에 하루 쉬면 충분한 몸 상태가 될 듯하다. 크게 부담될 것 같진 않다"고 말했다.

안현민은 17일에도 경기 전 타격 훈련을 소화했다. 시범경기를 넘어 정규시즌서 다시 활약해 보려 한다.

▲ 안현민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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