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상현 체제 첫 시험대...한국콜마, 실적으로 답할까

오진주 2026. 5. 11. 0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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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 7280억ㆍ영업익789억원 기록

전문성 높이는 구조개편 기폭제

글로벌뷰티 공급망 핵심축 부상

미국 법인 실적부진은 해결과제

[대한경제=오진주 기자]한국콜마가 사업 재편 이후 첫 실적 시즌을 맞았다. 지난해 경영권 갈등 이후 화장품 제조사개발생산(ODM)과 제약·바이오, 건강기능식품을 중심으로 계열사 역할을 다시 정리하면서 올해부터 재편 효과가 성장과 수익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확인하는 구간에 들어섰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한국콜마는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7280억원, 영업이익 789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1.5%, 31.6% 증가하며 역대 1분기 기준으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번 숫자는 작년부터 이어진재편 작업 이후 처음 받아든 성적표다. 콜마그룹은 지난해 오너 일가가 경영권 갈등을 겪은 이후 사업 구조 재정비에 속도를 냈다. 화장품은 한국콜마를, 건기식은 콜마BNH를, 제약·바이오는 HK이노엔을 중심으로 역할을 나누는 구조다. 분쟁에서 승기를 쥔 윤상현 콜마홀딩스 부회장은 지난달 3사(한국콜마, 콜마BNH, HK이노엔)의 지분을 장내매수하며 그룹 핵심 사업에 대한 책임경영 의지도 드러냈다.

계열사 정리 작업도 이어졌다. 콜마BNH는 자회사 에치엔지(HNG)가 보유하고 있던 화장품 제조사업 부문을 한국콜마 자회사 콜마 유엑스로 넘겼고, 마스크팩 제조사인 콜마스크 지분도 한국콜마에 매각했다. 수익성이 낮았던 콜마생활건강은 청산 절차에 들어갔다. 그룹 내 화장품 생산 기능과 제조 역량을 한국콜마 중심으로 묶는 작업이다.

이는 본업 중심의 재편 성격이 강하다. K뷰티 수출이 미국과 유럽 중심으로 이동하면서 경쟁력이 높은 화장품 ODM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겠단 의지다. 특히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 화장품 제조 기술력에 대한 수요가 커지면서 제조 기반 자체를 강화하려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

이번 실적에도 이런 흐름이 반영됐다. 한국콜마만 별도로 보면 올해 1분기 매출은 3430억원으로 전년 1분기보다 25% 늘었다. 영업이익은 512억원으로 51.2%나 늘었다. 분기 기준 사상 최고치다.

이 같은 국내 시장의 성장세는 콜마가 강점을 가진 부분에서 두드러졌다. 한국콜마만 보면 여름을 앞두고 대형 고객사의 주문이 늘고,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 수주도 늘면서 선케어(26%)와 스킨케어(55%) 비중이 확대됐다.

특히 달라진 ODM업계의 성장 방식도 콜마에게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과거에는 중국 중심의 대량 생산이 성장 공식이었다면, 지금은 북미와 유럽 중심의 고기능성 제품 수요가 커지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메이드 인 코리아’를 찾는 브랜드가 늘면서 ODM의 역할이 단순한 생산을 넘어 제품 기획과 기술 경쟁 중심으로 이동하는 모습이다.

최근 한국콜마가 공정거래위원회의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처음 지정된 것도 이런 흐름과 맞닿아 있다. 브랜드사보다 이익률이 낮은 제조기업이 자산 5조원 이상의 대기업 집단에 포함된 건 K뷰티 산업의 성장 축이 제조 인프라로 확대되고 있다는 의미기 때문이다. ODM 기업이 생산 기지를 넘어 글로벌 뷰티 공급망의 핵심 축으로 올라섰단 분석이다.

다만 과제도 남았다. 한국콜마의 미국 법인 실적 부진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8.4% 줄며 134억원에 그쳤다.또37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로 돌아섰다. 기존 주요 고객사의 주문 감소와 지난해 완공한 미국 2공장 관련 비용이 여전히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국내 법인이 실적이 끌어올리고 있지만 북미 생산 거점을 안정화하기까지 숙제가 남은 셈이다.

업계에서는 국내 화장품 ODM 사업의 성장세 자체는 당분간 이어지는 가운데, 미국 법인의 턴어라운드 시점에 따라 실적 흐름 속도가 달라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유정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최대 고객사 매출이 회복되고, 2공장에 신규 고객사 유입까지 더해지면 예상보다 빠른 턴어라운드가 가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오진주 기자 ohpea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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