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안 들어 이혼?… F-6 비자, 90일짜리 국제결혼 부추긴다
비자 연장 배우자 동행·협조 필수
갈등 시 불법체류 부작용 발생
![부케[강원도민일보 자료사진]](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407/23/kado/20240723000615526vitf.jpg)
#올해 한국 남성 A(55)씨와 결혼해 강원도에 온 베트남 국적 여성 B(25)씨는 결혼 3개월 만에 본국으로 돌아가야 할 처지에 놓였다. A씨와 결혼하기 위해 6주에 걸친 결혼생활 프로그램을 이수하고 한국어 자격증(TOPIK) 1급까지 취득한 후 ‘F-6 국민배우자비자’를 받아 한국에 왔다. 체류기간이 최대 90일인 이 비자를 연장해 한국에 계속 살기 위해서는 남편이 동의해야 하지만, 남편인 A씨는 ‘생각보다 말을 잘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이혼을 요구하며 동의하지 않고 있다.
강원지역 국제결혼 건수가 전체 결혼의 10%에 달하는 가운데 동남아 국가 출신 이주여성들이 혼인 3개월도 채 되지 않아 이혼 갈등을 겪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국제결혼에 따라 최대 90일의 체류자격이 주어지는 ‘F-6 비자’의 특성이 주 요인으로 분석된다.
22일 본지 취재 결과, 올해 1~6월 강원이주여성상담소가 접수한 가족·이혼·체류 상담 건수는 1467건으로 지난해 같은기간(1271건)보다 196건 증가했다.
특히 이들 중 80% 이상이 ‘F-6 비자’ 소지자로 확인됐다는 점이 눈에 띈다. ‘F-6 비자’는 90일 후 ‘F-6-1 비자’로 바꿔야 외국인등록증과 최장 3년의 체류자격을 받을 수 있다. 비자 특성상 이 과정에서 남편의 동행과 서류 협조 등이 필수여서, 이혼 등 갈등이 생기면 당장 체류 문제에 맞닥뜨리게 된다.
동남아 특정국가 출신 여성을 “말을 잘 들을 것 같다”는 이유로 선호하는 남성들이 결혼생활을 하면서 가사 분담이나 생활 패턴 등이 맞지 않으면 B씨 사례처럼 일방적 이별을 통보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는 것이 상담소 측 설명이다.
이혼을 요구받은 여성들은 90일 후 본국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어 일부는 불법체류 등 불안정한 신분으로 남는 부작용으로 이어지고 있다.
강원지역 국제결혼이 계속 늘어 전체의 10%에 육박한다는 통계를 고려하면 이같은 이혼갈등은 더 늘어날 소지가 높다. 강원지역 국제결혼 건수는 2021년 295건(5.24%)에서 2022년 418건(7.50%), 2023년 546건(9.93%)으로 전체의 10%에 가까워졌다.
캄보디아 출신 이주여성 C(31) 씨는 “자신이 얼마나 좋은 배우자인지 증명하기에는 비자 체류기간이 짧다. 그 판단을 남편에게만 의존하는 구조도 불합리하다”고 주장했다.
탁운순 강원이주여성상담소장은 “‘F-6’ 비자에는 외국인이 한국인과 결혼할 때 100% 선의가 아닐 수 있다는 전제 아래 배우자 역할을 잘 하는지 검증하는 의도가 있다”며 “이주여성의 인권의식이 계속 높아지는데 기존 인식을 극복하지 않으면 쉽게 해결되지 않을 문제”라고 했다.
최우은 helpeun@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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