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결산을 앞둔 IBK기업은행의 분위기가 다소 침체돼 있다. 최대 실적을 이어온 흐름이 꺾이면서 지난해 4분기 성적이 시장의 기대치를 밑돌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다. 정부 밸류업 프로그램의 핵심 유인책인 '배당소득 분리과세' 혜택마저 구조적 한계에 막혀 사실상 멀어지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기업은행의 지난해 4분기 순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가 4831억원으로 집계됐지만 실제로는 이를 하회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우도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기업은행의 지난해 4분기 순이자마진(NIM)은 전 분기 대비 1bp(1bp=0.01%p) 하락했을 것으로 보이며, 원·달러 환율 상승에 따른 비화폐성 환차손 약 350억원을 인식했을 것"이라며 "여기에 배드뱅크 관련 비용 380억원 등이 반영되면서 컨센서스를 소폭 밑도는 실적을 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런 가운데 주주환원의 핵심 유인책인 세제 혜택에서도 소외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는 밸류업 우수기업 주주에게 배당소득을 낮은 세율로 분리과세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지만 기업은행이 이 요건을 충족하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분리과세가 적용되려면 '배당성향 40% 이상' 또는 '배당성향 25% 이상이면서 배당총액이 전년 대비 10% 이상 증가'라는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기업은행의 지난해 연결기준 배당성향은 약 32% 수준으로 이를 단기간에 40%까지 끌어올리기에는 현재 자본여력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제기된다.

기업은행의 현금 배당성향은 보통주자본(CET1) 비율 구간에 따라 차등적용된다. CET1비율이 11~12%일 경우 35%, 12~12.5%에서는 40%로 설정돼 있다. 지난해 3분기 말 CET1비율은 11.71%였고 4분기 예상치는 11.5%로 추정돼 배당성향은 35% 수준에 머물 가능성이 크다.
또 다른 요건인 배당총액 10% 증액 역시 달성하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를 충족하려면 올해 배당총액이 약 9342억원(주당배당금 1172원)에 달해야 하지만, 증권가 예상치는 9011억원으로 전년 대비 증가율이 약 6%에 그친다.
기업은행의 CET1비율이 다른 시중은행보다 낮은 이유로는 국책은행으로서의 공적 역할이 꼽힌다. 중소기업 대출을 책임지며 위험가중자산(RWA)이 늘어나는 구조적 특성상 자본비율 하락 압력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에 기업은행은 자사주 매입·소각 대신 비교적 높은 현금배당으로 주주환원 정책을 이어왔다. 그러나 배당소득 분리과세 적용을 위한 고배당 기업 요건을 충족하지 못할 경우 이러한 강점 역시 상당 부분 희석될 것으로 보인다.
우 연구원은 "기업은행이 반기배당을 도입할 가능성은 높다고 보지만 시행 시점이 여전히 불확실하다"며 "기대 배당수익률은 약 5%로 시중은행과 지방은행 대비 차별성이 있지만, 배당소득 분리과세가 적용될 경우 이 격차는 크게 줄어들 수 있어 배당정책 전반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류수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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