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은행권에 2년 후 적용할 예정인 '바젤 Ⅲ 위험가중자산(RWA) 72.5% 하한' 규제와 관련, 시중은행들이 분주하다. 리딩뱅크 KB국민은행부터 선제적으로 구조를 재편하는 모습이다. 국민은행 내부의 포트폴리오에서는 표준방법을 적용한 익스포저의 비중이 늘어나는 가운데, 자산 구조의 특성상 전체 기준에서는 비율의 개선이 단계적으로 반영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의 RWA는 2024년 234조4359억원에서 2025년 240조7399억원으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내부모형을 적용한 익스포저는 105조9566억원에서 98조9036억원으로 줄었고, 표준방법을 적용 시 익스포저는 128조4793억원에서 141조8363억원으로 늘었다. 국민은행은 내부모형과 표준방법을 병행하는 내부등급법으로 RWA를 산출한다.
국민은행이 발표한 RWA 기준에서 보면 포트폴리오의 변화는 뚜렷하다. 내부모형 적용 익스포저 비중은 2024년 45.2%에서 2025년 41.1%로 낮아졌고, 표준방법 적용 익스포저 비중은 54.8%에서 58.9%로 상승했다. 내부모형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표준방법 적용 자산을 늘리는 방향으로 구성이 바뀌었다.
이 같은 흐름은 바젤Ⅲ 최종안에 따른 하한 규제에 대응하는 과정으로 해석된다. 내부등급법을 적용하는 은행이 산출한 RWA가 표준방법 대비 일정 수준 아래로 떨어지지 못하도록 제한하는 규제가 단계적으로 강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2028년에는 내부등급법 산출 RWA가 표준방법의 72.5% 이상을 유지해야 한다.
전체 기준에서 본다면 다른 흐름이 나타난다. 지난해 국민은행의 전체 표준방법 적용 시 RWA(358조3708억원) 대비 내부등급법 적용 RWA 비중은 67.2%로 2024년 67.5%보다 0.3%p 하락했다. 내부 포트폴리오 변화가 전체 비율에는 제한적으로 반영됐다.
이 같은 결과는 내부모형과 표준방법 간 위험 측정 방식 차이 때문이다. 내부등급법은 자체 모형을 기반으로 상대적으로 낮은 RWA를 산출할 수 있는 반면 표준방법은 규제 기준에 따라 일률적으로 적용된다.

이 구조는 기업과 소매 등 주요 자산군에서 내부등급법과 표준방법 간 산출 차이로 이어진다. 세부적으로 보면 기업 부문은 내부등급법 94조3041억원, 표준방법 152조6767억원으로 차이가 나타난다. 소매 부문 역시 내부등급법 48조7053억원, 표준방법 107조9042억원 수준이다.
자본하한 규제가 보통주자본(CET1) 비율에 미치는 영향도 적지 않다. 2028년 적용되는 하한 비율 72.5%에 맞춰 계산하면 내부등급법 RWA를 259조8188억원까지 끌어올려야 해 약 19조789억원의 추가 RWA 부담이 발생한다. 같은 기간 국민은행의 보통주자본이 35조8946억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CET1 비율은 14.91%에서 13.82%로 1.09%p 하락하는 셈이다.
결국 자산 확대 중심 구조에서 자본 효율 중심 구조로 얼마나 빠르게 전환할 수 있을지가 향후 경쟁력을 가르는 변수로 자리 잡고 있다. 국민은행은 이에 대응해 자본 효율 중심 관리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주 단위 신용리스크 RWA 관리 시스템을 도입해 자본 효율성을 상시적으로 점검하는 게 대표적이다.
자산 배분 계획 수립과 실행을 연결하는 구조다. 단순한 RWA 규모 관리에서 벗어나 자본 대비 수익성을 기준으로 한 의사결정 체계를 구축하는 방향이다. 성과 평가 체계도 바뀌었다. 국민은행은 위험가중자산이익률(RoRWA)을 영업 조직과 경영진 평가 지표에 반영했다. 이는 자산 규모 확대보다 자본 효율을 중심으로 영업 방향을 조정하는 장치로 작용한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주 단위 RWA 관리 시스템을 기반으로 자본 효율성을 정밀하게 진단하고 관리 계획 수립과 실행까지 이어지는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며 "RoRWA를 성과 평가에 반영해 리스크와 수익성을 함께 고려하는 자본 효율 중심 영업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홍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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