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깨 너무 좁은 '어좁이'였는데 지금은 한국 대표 어깨 깡패인 이분

(Feel터뷰!) 영화 '무도실무관'의 김우빈 배우를 만나다
모델이던 신인 시절 어깨가 너무 좁은 '어좁이'로 유명하다가 벌크업을 통해 지금은 한국 대표 '어깨 깡패' 스타가 된 김우빈.

9월 19일 삼청동의 카페에서 영화 <무도실무관>의 이정도 역의 김우빈을 만났다. <무도실무관은> 태권도, 검도, 유도 합이 9단인 무도 유단자 이정도(김우빈)가 보호관찰관 김선민(김성균)과 전자발찌 대상자를 24시간 밀착 감시하며 범죄 재발 방지와 예방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액션 영화다.

영화 <청년경찰>과 시리즈 <사냥개들>을 연출한 김주환 감독의 신작이다. 법무부 소속인 ‘무도실무관’의 개념부터 시작해 다양한 에피소드를 엮어 업무와 어려움을 소개하고 있다. 범죄자를 응징하는 소재만 따지자면 극장 개봉작인 <베테랑 2>와 겹치겠지만. 확연히 다른 톤과 결말이 입소문을 타며 순항 중이다.

올해 명절을 목표로 잡은 두 영화 중 웃는 자는 누구였을까. 오프라인의 극장 보다 온라인의 넷플릭스를 찾는 경향이 컸던 것으로 분석되고 있어 <무도실무관>의 인기는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듯이다. 답답한 고구마 보다 시원한 사이다를 원하는 현 시청층의 니즈를 파악한 기획의도가 적중했다.
노란머리, 8kg 증량으로 만든 '정도'

김우빈은 건장한 체격으로 입구에서 인사하며 반갑게 맞아주었다. 투병 이후 건강한 모습을 되찾은 듯 자신감도 충만했다. 평소 관찰을 통해 머릿속에 그렸던 캐릭터를 세심하게 접근했던 일화를 소개했다.

그는 외모적인 변화로 캐릭터의 디테일을 잡아갔다며 “초반 정도를 보여주기 위해 8kg 증량하며 다소 부어버린 얼굴로 등장했다가, 정식 출근 후 생활패턴이 바뀌어 피곤한 설정을 녹여내기 위해 3-4kg 감량했다”고 밝혔다.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 탈색 머리도 해봤다. 예능(콩콩 팥팥) 때는 탈색을 숨기느라 바빴던 것도 강력한 외모 변신을 위해서였다”며 시나리오를 받고 재미있게 읽으며 꼭 하고 싶었다고 고백했다.

이어 “감독님의 의도가 시나리오에서 읽혔다. 직업을 알리고 싶어 하는 마음이 느껴졌다. 감독님 작품 중에 <청년경찰>이 개봉했을 때 재미있게 봤었다. 주인공 둘의 성장과 재미, 통쾌함까지 있어서 믿음이 갔었다”며 그 마음을 모아 재미있는 작업의 결과물이라고 밝혔다.

<무도실무관>을 선택한 이유를 묻자 “시나리오를 읽다 보니 부끄럽게도 직업의 존재 자체를 몰랐던 걸 반성했다. 일상에서 잘 만나볼 수 없는 분들이지만 이분들 때문에 보다 안전하게 살아가고 있음을 느꼈고, 일상 속 영웅이란 생각이 들었다”며 “그분들을 잊고 있다가 인터뷰나 영화 이야기를 하며 한 번 더 되새기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다가 법무부 홍보대사가 되는 거 아니냐는 농담에는 “어려운 환경에서 일하는 분들이다. 직업과 노고가 알려지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고 답했다.

선하고 바른 이미지?
그저..평범한 사람일 뿐

평소 예의 바르고 진중한 모습을 캐릭터에 녹여 낸 것 같아 싱크로율이 높다. 뛰어난 피지컬과 무술 유단자이면서도 아버지를 생각하는 효심, 친구들과의 우정, 일에 대한 애착, 약간의 정의감까지 성장하는 캐릭터다. 악역과 선역을 넘나드는 캐릭터 해석력을 비롯해 선한 영향력으로 대중의 사랑을 받고 있는 김우빈과 겹쳐졌다.

캐릭터 ‘이정도’와 배우 ‘김우빈’의 행보가 비슷하다는 말에 김우빈은 멋쩍은 웃음을 지었다. “부모님이 사랑이 많으시지만 실제 저는 그런 사람이 아니다. 어느 단면만 보고 크게 생각해 주시는 것 같다. 저도 평범한 사람이다”라며 겸손하게 말했다.

최근 김우빈은 1999년 실종된 딸을 찾기 위해 25년 동안 전국에 현수막을 붙였던 아버지 송길용 씨의 부고 소식을 듣고 빈소에 조화를 보내 애도를 표했다.

“조용히 마음을 전한 건데 일이 커져서 놀라고 당황했다. 늘 깨끗한 현수막이 한 해가 지나갈수록 마음 아팠다. 아직도 못 찾았나 싶어 마음이 안 좋았는데 부고 소식을 듣고 좋은 곳에 가시길 바라는 마음이 컸다”고 겸손하게 답했다.

진정한 강자는 자세를 낮출 때

정도가 ‘설사’라는 별명을 얻은 경위도 설명했다. “정도 어머니는 아파서 돌아가셨다. 어릴 때 과민성대장증후군을 앓아 체구도 작았고 학교에서 놀림을 받았다. 그때 강 작가(강형석), 습기(김요한), 지렁이(차왕현)가 구해주기도 하고 친구가 되어 주었다. 이후 차츰 안정되면서 먹는 게 다 키로 가서 지금의 건강을 찾았다는 전사가 있었다. 이후 ‘내 사람은 내가 지킨다’, ‘해야 할 건 한다‘는 신념으로 찬 청년이다”라며 생략된 촬영분을 설명했다.

“어머니가 돌아가시면서 ‘항상 행복하고 건강했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삶의 모토로 삼은 게 시작이 아니었을까”라며 상상했다. “어머니의 빈자리 이상으로 사랑을 준 아버지에게 영향받아 늘 바른 행동으로 해왔고, 체육관에서 만난 관장님 때문에 예의 갖춘 행동을 했을 거다”라고 정도의 신념을 밝혔다.

그러면서 “초반에는 마음의 준비 없이 열정만으로 뛰어들어 솔직히 연기했고, 무도실무관의 역할을 제대로 보여주어야 했다. 그들은 응징이 아닌 유사시에 제압해서 위험을 막는 역할이라 그 마음에 충실해지려 눈빛을 세심하게 잡아갔다”고 말했다. “(진정한) 강자는 힘을 과시하지 않고 자세를 낮출 때 더 세 보인다. 발톱을 드러내지 않는 게 강자다. 절제력도 중요하다. 게임하다가도 치킨 배달은 해야 한다. 해야 할 일은 꼭 해야 한다는 순간을 보여주려고 했다”고 덧붙였다.

일상의 영웅에게 감사함을

김우빈은 극 중 무도실무관에 대해 설명해 주는 장면과 대사가 중요하다고 손꼽았다. “직업 설명과 고강도의 업무 프로세서를 성균이 형을 통해 전단하는 장면이 백미다. 그걸 듣고 있는 정도도 이해한 듯, 이해하지 못한 듯한 표정을 세심하게 연기해나갔다. 무도실무관의 업무 공간에 직접 찾아가 견학도 하고 이야기도 나누면서 실무자들을 만났다”며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고되고 힘든 일을 하는 분들의 존재감과 감사함을 담으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감사 일기를 쓰는 루틴을 설명하며 “어제도 썼는데 최근 3-4일은 영화 이야기였다. 제 할 일을 똑같이 했던것 뿐인데 전 세계 시청자들이 봐주셔서 감사하다고 적었다. 최근 업계 분위기가 무겁지만 다행히 작업을 이어가고 있으니 감사했다”며 꾸준한 자아 성찰을 곱씹었다.

정도가 선배이자 형인 선민을 보며 꿈을 키우듯이 더 나은 어른이 되기 위한 롤 모델도 있을 테다. 그는 “‘우리들의 블루스’를 촬영하며 오랜만에 막내가 되어 선배들과 일하는 게 너무 좋았다. 선배들의 경이로운 연기를 보면서 감탄했다. 그게 가장 큰 힘이고 자랑이라 잊지 못할 거다”며 “좋은 배우, 사람이 되기 위한 기준은 여전히 찾는 중이다. 부모, 친구, 동료, 선배 등이 주변의 좋은 사람을 통해 영향받고 있다”며 여전히 노력하고 있다며 인터뷰를 마쳤다

한편, 넷플릭스 오리지널 <무도실무관>은 절찬스트리밍중이다.

글: 장혜령
사진: 넷플릭스

damovie2019@gmail.com(오타 신고/제보 및 보도자료)
저작권자 ⓒ 필더무비.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