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모비스가 성장 모멘텀을 이어가기 위해 글로벌 생산거점을 늘리고 있다. 대규모 CAPEX(설비투자)가 마무리 단계에 들어선 만큼 고정비 부담이 줄고 수익이 창출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전동화 위주의 대규모 투자가 단행됐으나 시장이 둔화한 점이 아쉬운 대목이다.
14일 현대모비스에 따르면 미국의 관세와 지정학적 리스크 등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해 글로벌 생산거점을 늘리고 있다. 현대모비스의 글로벌 생산거점 확대는 지난해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밝힌 재무 전략과 맞닿아 있다. 대내외 불확실성을 줄여 성장 모멘텀을 유지할 계획인 가운데 미국의 관세와 지정학적 리스크 등에 대처하기 위해 생산기지를 늘리는 것으로 풀이된다.
기존 해외 생산거점은 유럽과 미국, 멕시코, 인도, 중국 등에 설립됐으며 각각 모듈, 램프, 배터리시스템(BSA), 전장 등을 생산하고 있다. 이들 국가에 거점을 확장할 계획이며 전동화 중심으로 CAPEX가 이뤄진다. 파워일렉트릭(PE)시스템을 비롯해 BSA 등 전동화 생산능력(CAPA) 확대에 나선다.

현대모비스는 최대 고객사인 현대자동차그룹의 전기차 양산 계획에 맞춰 전동화 거점을 늘려 왔다. 2019년부터 울산과 대구를 시작으로 2022년 미국 조지아와 앨라배마, 2024년 스페인 나바라, 슬로바키아 노바키 등에 투자해 전동화 사업의 경쟁력을 높였다.
전동화 거점을 2025년 15곳에서 2027년 20곳으로 늘릴 계획이며 대상 국가는 미국과 유럽, 인도 등이다. 올해는 PE와 제어기, 배터리시스템(BSA)을 중심으로 거점을 추가한다.
CAPEX가 전동화 위주로 진행된 가운데 제약 요인이 커진 점은 아쉽다. 2023~2025년 글로벌 전기차 시장은 미국의 IRA 세액공제 일몰 전 선수요 확대에 힘입어 성장세를 유지했다. 그러나 2025년 이후 미국의 친 내연기관 정책과 함께 IRA 세액공제 종료, 중국 전기차 생산 확대 등으로 성장세가 둔화할 전망이다.
전기차 시장 축소는 실적에 타격을 주기도 했다. 2024년 현대모비스의 국내 생산실적은 27조565억원으로 전년 대비 11.2% 감소했으며 전기차 수요 감소에 따른 전동화 부품 판매 부진이 악영향을 줬다.
전동화 사업의 수익 창출은 시장 상황에 달렸을 것으로 보이나 녹록지 않다. 내연기관에서 전동화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며 CAPEX 부담이 커졌으나 수익 창출에 대한 기대치가 줄어들었다. 현대차그룹이 HMGMA를 전기차 전용에서 하이브리드(HEV) 혼류 체제로 전환하려는 것도 전동화의 성장성을 저해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개화기 수준인 전동화 시장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이유는 안정화를 이루고 난 뒤 수익성을 보기 때문"이라며 "시장 흐름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며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기차 모멘텀이 감소했으나 매출 증대 발판이 마련된 점이 위안이다. 현대모비스는 글로벌 거점을 활용해 새로운 시장에서 사업 기회를 선점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해외 생산거점을 통해 매출을 늘리는 동시에 비중도 키울 계획이다. 2024년 연결기준 매출 57조2370억원 중 53%가 해외 생산거점의 기여 분이며 나머지 43%가 국내 생산거점 분이다. 해외 생산거점의 매출 기여율은 점차 늘어나 2027년 59%에 도달할 전망이다.
나영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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