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엑소더스에… 맥 못추는 코스피

신병남 기자 2024. 10. 11.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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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외국인들이 국내 증시에서 7조3000억 원가량을 팔아치워 'K-증시 엑소더스(대탈출)' 규모가 3년 2개월 만에 가장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에서만 17거래일 연속 외국인 순매도가 발생하며 8조6000억 원 이상의 자금이 이탈하는 등 반도체 종목을 중심으로 한 '팔자' 영향이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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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국인 7.3조 순매도 3년만 최대
삼성전자서만 17거래일 순매도
8조6000억 이상 자금이탈 영향
외인 단기간내 복귀는 어려울듯
증권가“역발상투자도 고려할만”

지난달 외국인들이 국내 증시에서 7조3000억 원가량을 팔아치워 ‘K-증시 엑소더스(대탈출)’ 규모가 3년 2개월 만에 가장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에서만 17거래일 연속 외국인 순매도가 발생하며 8조6000억 원 이상의 자금이 이탈하는 등 반도체 종목을 중심으로 한 ‘팔자’ 영향이 컸다. 증권가에서는 단기간 내에 외국인이 돌아오기는 어려울 것이라면서도 최근 자금 이탈이 큰 종목을 중심으로 향후 수급 회복을 고려한 전략적 투자 방안을 제안했다.

1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9월 외국인은 국내 상장주식 7조3610억 원을 순매도했다. 지난 2021년 8월(7조8160억 원) 이후 가장 큰 규모다. 금감원 집계 기준 외국인은 지난 7월까지 국내 증시에서 주식을 사들이는 것이 파는 규모보다 더 컸다. 그러다 7월부터는 분위기가 반전돼 2개월 연속 외국인 순매도를 기록 중이다. 시장별로는 코스피에서 7조9050억 원 순매도를, 코스닥에서는 5450억 원 순매수했다. 이에 따라 외국인 보유 금액은 746조9400억 원으로 전달 대비 55조1000억 원 감소했다. 외국인 보유 비중도 28.0%까지 떨어졌다.

외국인의 국내 이탈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종목에서 집중됐다. 삼성전자는 지난 9월 2일 단 하루를 제외한 모든 거래일에서 외국인들의 매도 비중이 매수보다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순매도 규모는 총 8조6208억 원이다. SK하이닉스도 지난달 26일까지 매도 우위(순매도 3341억 원)를 기록했다. 다만, 이후 매수세가 붙으면서 9월 거래를 1038억 원 순매수로 마감했다. 글로벌 증시의 인공지능(AI) 열풍에 따라 올해 상반기 국내 반도체 종목에 수급이 집중됐는데, 반도체 ‘피크아웃’ 우려감을 비롯해 달러당 1400원 하던 원·달러 환율이 하반기 들어 1300원 초·중반대로 하락하면서 수출 이익 감소 우려가 겹친 것으로 분석된다.

증권가에서는 외국인들이 단기 내에 돌아오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시장 전망을 밝지 않게 본다. 강대석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최근 코스피 부진은 단연 삼성전자 영향이나 주가 반등의 계기는 당장 보이지 않는다”며 “다만 추가 하락 없는 진정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7월까지 반도체 종목을 순매수한 외국인이 2개월여 만에 수급을 되돌린 만큼 이런 시장 상황을 전략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좋든 싫든 외국인 영향력이 높은 종목에서 선택해야 한다”며 “(삼성전자 등) 외국인 매도가 단기간에 집중된 기업에 대해 역발상 측면에서 접근하는 것도 고려할 만하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달 외국인은 상장 채권 12조910억 원을 순매수하고 8조4620억 원을 만기 상환받아 총 3조6300억 원을 순투자했다. 지난달 말 기준 상장 채권 263조4000억 원(전체 10.3%)을 보유하고 있다.

신병남 기자 fellsick@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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