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현역 선수도 경악…시속 80㎞로 질주하는 도로 위 폭탄 '픽시' 자전거

“브레이크 없는 위험한 질주”…청소년 사이 확산하는 픽시 자전거 논란
픽시 자전거를 타고 도로 위를 질주하는 모습(AI 생성). / 헬스코어데일리

브레이크를 제거한 픽시 자전거가 중·고등학생 사이에서 퍼지고 있다. 가볍고 속도가 잘 붙는다는 이유로 인기를 얻고 있지만, 제동장치가 없어 교통사고 위험이 크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도로교통공단은 20일 “제동장치 없는 자전거는 도로교통법상 ‘안전운전 의무 위반’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지난 12일에는 서울 관악구에서 한 중학생이 브레이크 없는 픽시 자전거를 타다 제동하지 못하고 건물 외벽 실외기에 부딪혀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청소년에게 멋으로 소비되는 위험한 구조

픽시 자전거는 페달과 뒷바퀴가 고정 기어로 직접 연결돼 있다. 바퀴가 돌면 페달도 강제로 함께 돌아가 멈출 수 없고, 페달을 밟으면 곧바로 동력이 전달된다. 일반 자전거처럼 페달을 멈추고도 바퀴가 관성으로 구르는 방식은 불가능하다.

이 구조는 본래 경륜 경기에서 선수들이 일정한 리듬으로 고강도 훈련을 이어가는 데 적합하다. 실제로 타면 허벅지와 종아리 같은 하체 근육 사용량이 커지고, 멈추지 않고 계속 페달링해야 해 심폐 지구력도 많이 소모된다. 하지만 이러한 특성은 도로 주행에서 제동력 부족과 직결돼 큰 위험으로 이어진다.

픽시 자전거 관련 영상들. / 유튜브 캡처

브레이크 대신 다리 힘으로 페달을 억제하거나 바퀴를 미끄러뜨리는 ‘스키딩’으로 속도를 줄이는 경우가 많다. 숙련된 선수들에겐 훈련 과정의 기술이지만, 청소년이 따라 하면 무릎과 허벅지에 무리가 크고, 타이어 손상도 빨라져 장비 자체가 불안정해진다. 젖은 노면이나 갑작스러운 차량·보행자 상황에서는 대응이 불가능하다. 운동 효과보다는 사고 위험이 훨씬 크다.

픽시 자전거가 청소년 사이에서 인기를 끄는 이유는 단순한 외관, 빠른 속도, 그리고 ‘브레이크가 없다’는 위험성이 오히려 멋으로 소비되기 때문이다. SNS에는 위험한 주행 영상을 공유하며 놀이처럼 즐기는 모습도 늘고 있다.

픽시 자전거로 묘기를 부리는 학생의 모습. / 온라인 커뮤니티

가벼운 차체 덕분에 일반 자전거보다 더 높은 속도를 내기 쉽다는 점도 열광의 요인이다. 그러나 제동 기술이나 안전 수칙을 배우지 못한 채 따라 하는 경우가 많아 사고 위험은 더욱 커지고 있다.

픽시 자전거 단속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AI생성). / 헬스코어데일리

경찰은 브레이크 없는 픽시를 타다 적발될 경우 도로교통법 제48조(안전운전의무)와 제50조(자전거의 안전운전 등)를 근거로 단속한다. 특히 18세 미만 청소년이 적발되면 보호자에게 아동복지법상 방임 책임을 물을 수 있다고 밝혔다.

도로교통공단 통계에 따르면 2024년 자전거 교통사고는 전년 대비 증가했으며, 청소년 사고 비중은 26%를 넘어섰다. 청소년 부상자는 50% 이상 늘었고, 서울 지역 사고도 같은 기간 9% 증가했다. 당국은 이러한 증가세가 픽시 자전거 확산과 무관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

현역 경륜 선수도 경고 “도로 주행 절대 금물”

15년째 경륜 선수로 활동 중인 김기훈 선수도 위험성을 경고했다. 그는 19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픽시는 변속기나 브레이크 없이 기어 하나로만 움직이는 고정 기어 자전거”라며 “브레이크가 없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라고 말했다.

이어 “일반 자전거는 페달을 멈춰도 관성으로 주행이 가능하지만, 픽시는 바퀴가 돌면 페달이 강제로 함께 돌아가 사고 위험이 크다”고 설명했다. 또 “평지에서 시속 50㎞ 이상, 내리막에서는 시속 80㎞까지도 속도가 나온다. 자동차와 맞먹는 수준이지만 브레이크가 없어 제어가 불가능하다”며 “선수들조차 도로에서는 타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끝으로 “픽시는 경기장 안에서 사용하도록 만들어진 자전거다. 도로 주행은 위험하니 브레이크가 장착된 로드 자전거나 MTB를 선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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