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뻘한테 맞은 썰 푼다”...넷플릭스가 ‘타이슨VS유튜버’ 싸움붙인 이유는? [올어바웃스포츠]

그럼에도 이 경기가 특별했던 이유는 따로 있었습니다. 바로 넷플릭스가 최초로 시도한 실시간 스포츠 중계 이벤트였기 때문입니다. WWE 프로레슬링과 같은 쇼엔터테인먼트 중계를 넘어서, 경기 실황을 그대로 중계하는 새로운 시도를 한 것이죠. 이는 단순한 실험이 아닌, OTT 시장의 흐름을 바꾸는 신호탄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OTT 스트리밍 전쟁에서 독보적인 자리를 구축해온 넷플릭스는 왜 스포츠 중계라는 새로운 영역에 도전한 걸까요? 짧지만 굵게 알아보겠습니다.

쿠팡플레이 역시 스포츠 중계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K리그를 포함한 국내 스포츠는 물론,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독일 분데스리가, 북미프로풋볼(NFL)까지 다양한 종목의 중계권을 차례로 확보하며 팬들에게 스포츠 중계의 성지라는 평을 얻고 있죠. 팬들의 갈증을 제대로 해소해주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스포츠 중계를 둘러싼 경쟁은 미국에서 특히 치열합니다. 디즈니플러스, 아마존TV, 애플TV 등 익숙한 이름들이 앞다퉈 스포츠 중계권 확보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고 있죠. 전통적인 유료 TV의 구독자는 감소하고 있지만, 스포츠 팬들은 OTT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습니다.
지난 4월 S&P 글로벌의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미국에서 TV 및 스트리밍 서비스가 스포츠 중계권을 확보하기 위해 지불하는 금액은 무려 295억4000만 달러(약 41조 원)에 달할 전망입니다. 이는 2015년 대비 약 두 배로 늘어난 수치이며, 2027년에는 350억 달러(약 49조 원)까지 치솟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 정도면 ‘군비경쟁’이라는 표현도 과하지 않다고 볼 수 있습니다.
플랫폼 간의 경쟁은 법적 다툼으로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스포츠 전문 스트리밍 업체 푸보티비는 ESPN, 폭스, 워너브라더스 디스커버리의 스포츠 중계 플랫폼 베누(Venu) 출시를 막아달라며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이들 3사는 스포츠 중계권을 통합해 월 43달러(약 6만 원)에 패키지로 제공하려 했지만, 푸보티비는 이를 두고 “시장 경쟁이 사라질 것”이라며 반발했습니다. 결국, 뉴욕 남부지법은 푸보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팬들은 단순히 특정 경기만 시청하고 끝나는 것이 아닙니다. 조사에 따르면, 스포츠를 시청하던 팬의 31%는 경기 중 홍보되는 다른 쇼나 스포츠 콘텐츠를 보기도 하고, 27%는 경기가 끝난 후에도 같은 채널에서 다음 콘텐츠를 시청하는 경향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이는 스포츠 콘텐츠가 단순히 한 번의 조회수로 끝나지 않고, 그 이후 다른 콘텐츠 소비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허브리서치 대표는 이를 두고, “스포츠 콘텐츠는 스트리밍 전쟁에서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스포츠가 방송권 비용은 높지만 그만큼 안정적인 팬층과 매 시즌 반복되는 수요를 가져다주는 콘텐츠라는 겁니다.
실제로 스포츠팬의 80%는 시즌 동안 좋아하는 스포츠를 TV에서 보는 다른 어떤 콘텐츠보다 더 중요하게 여긴다고 답했습니다. 이처럼 스포츠는 OTT 서비스들에게 단순히 추가적인 콘텐츠 이상의 의미를 지닙니다. 팬들의 높은 충성도는 플랫폼의 지속적인 수익 창출로 이어지기 때문이죠.

또 다른 성공적인 다큐 시리즈는 ‘Drive to Survive’입니다. 이 F1 다큐멘터리 시리즈는 시청자의 시선을 사로잡는 드라마틱한 내러티브와 깊이 있는 선수들의 이야기를 담아냈습니다. 이 시리즈는 미국내 F1팬 확보에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미국 내 F1의 인기는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2021년 ESPN의 F1 시청률은 54%나 증가했으고, 시청자의 34%는 이 다큐멘터리를 보고 F1 팬이 되었다는 조사도 나왔습니다. 다큐멘터리 형식이 스포츠 팬층을 확대하고, 스포츠 브랜드에 이익을 준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죠.
넷플릭스가 이처럼 틈새 시장을 공략했던 이유는 크게 두가지입니다. 첫째, 돈이 덜 들기 때문입니다. NFL 한 시즌을 스트리밍하는 비용보다 수십 개의 스포츠 다큐멘터리를 제작하는 비용이 더 쌉니다.
또 다큐멘터리는 특정 시즌에 한정되지 않고 일년 내내 팬들의 관심을 유지할 수 있는 장점도 있습니다. 챔피언이 결정된 2024 KBO 정규시즌 경기는 더이상 소구력이 없지만, 기아타이거즈의 우승 다큐는 내후년에도 팔리는 콘텐츠지요.

그러나 업계 1위의 실황 중계 전략은 남들과 조금 달랐습니다. ‘타이슨VS폴’의 대결은 경기 전 둘간의 서사를 다루는 다큐멘터리를 방영하면서 분위기를 고조시켰습니다. 시청자들은 이 대결을 단순히 복싱 경기가 아닌 두 사람의 서사가 마주치는 교차점으로 이해할 수 있었고, 몰입력은 더욱 심화됐지요. 한물간 복서와 아마추어-프로의 경계선에 있는 유튜버의 경기가 6500만명이라는 시청자를 모을 수 있었던 것은 이때문이었습니다.
이처럼 포츠 중계권을 둘러싼 OTT 플랫폼 간의 경쟁은 앞으로도 더욱 격화되고 이에 더해 진화할 전망입니다. “스포츠 콘텐츠의 힘”을 깨달은 플랫폼들이 이 시장에 막대한 투자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죠. 여러 플랫폼으로 분산된 다양한 스포츠를 모두 즐기고 싶은 팬들에겐 고민이 더욱 깊어질 수 밖에 없다는 뜻이지요. 과연 이 군비 경쟁의 끝은 어디일까요.
≪[올어바웃스포츠]는 경기 분석을 제외한 스포츠의 모든 것을 다룹니다. 스포츠가 건강증진을 위한 도구에서 누구나 즐기는 유흥으로 탈바꿈하게 된 역사와 경기 곳곳에 스며들어 있는 문화, 수백억원의 몸값과 수천억원의 광고비가 만들어내는 산업에 자리잡은 흥미로운 내러티브를 알게 된다면, 당신이 보는 그 경기의 해상도가 달라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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