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클볼은 내 야구 동아줄, 오래하려면 놓을 수 없어”…더 단단해진 ‘최고령 홀드왕’

SSG 노경은(42)은 KBO리그에서 가장 다양한 공을 던지는 투수 중 1명이다. 직구와 포크볼, 슬라이더, 커브에 너클볼까지 던진다.
다양한 구종은 곧 투수의 힘이다. 셰프가 꽉 찬 냉장고 앞에 서서 그날 재료 상태에 따라 메뉴를 고민하듯, 노경은도 매 경기 컨디션에 따라 던질 공을 골라잡는다. 올해는 커브 비중을 약간 올렸다. 리그 전체적으로 어퍼 스윙을 하는 타자가 많아져 각도 큰 커브가 효과적이라는 설명이다.
140㎞ 중반대 직구와 결정구 포크볼이 있고, 상황에 따라 활용할 수 있는 다른 변화구도 완성도가 높다. 불혹의 노경은이 여전히 리그 최고 불펜으로 활약할 수 있는 이유다.
그 많은 구종 중에서도 노경은이 가장 애착을 갖는 공은 너클볼이다. 불펜에서 몸을 풀 때부터 4~5개씩 너클볼을 던진다. 실전에서도 이따금 던진다. 꾸준히 던져야 감각을 잊지 않고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경기가 끝난 뒤에도 너클볼을 더 잘 던지기 위해 계속 고민한다.
노경은은 “아무리 해도 잘 안되는 게 있다”며 직접 공을 쥐고 시범을 보였다. 과거 넥센(현 키움)과 KT에서 뛰었던 외국인 투수 라이언 피어밴드를 언급하며 “피어밴드나 다른 투수들은 너클볼을 검지와 중지를 활용해 던진다. 나는 그게 잘 안돼서 손가락 3개를 얹어 중지와 약지로 던진다”고 했다. 노경은은 “나도 오리지널 그립으로 너무 던져보고 싶은데 잘 안 된다. 언젠가는 다른 사람들 앞에서 ‘너클볼 진짜 완성했다’고 당당하게 말하고 싶다”고 말했다.
너클볼을 향한 애착은 곧 현역 연장의 의지다. 노경은은 “내가 어릴 때부터 꾸준히 야구를 잘 했다면 진작 은퇴를 했을 거다. 하지만 워낙 부침이 많았다. 한 10시즌 정도는 잘하고 은퇴하는 게 꿈이었는데 아직 그러지를 못했다”고 말했다.
노경은은 올해까지 프로에서 20시즌을 뛰었다. 그 중 자신이 생각하는 ‘잘 한 시즌’은 과거 두산과 롯데 시절을 포함해 이제 7시즌 정도다. 앞으로 최소 3년은 더 잘해야 10시즌을 채운다. 그 뒤에도 힘이 남아 있다면 최대한 오래 야구를 하고 싶다. 그래서 너클볼을 놓을 수가 없다. 노경은은 “더 나이 먹고 직구 힘이 떨어져도 너클볼이 그만큼 좋아지면 2~3년은 더 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웃었다.
올해 42세인 노경은이 최소 3년, 나아가 그 이후까지 이야기 할 수 있는 것은 나이가 들수록 오히려 더 단단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최고령 홀드왕’을 기록한 지난해보다 올해가 더 좋다. 26일 기준 27경기 등판해 27.2이닝을 던졌고 평균자책 1.63에 8홀드 2세이브를 기록 중이다. 변화구 위력이 여전한 데다 직구는 평균 구속 145.8㎞로 지난해 144㎞보다 2㎞ 정도 더 빨라졌다. 노경은은 “비시즌 준비 잘한 효과를 보는 것 같아 뿌듯하다. 아직 여름도 안됐는데 지난해보다 페이스가 좋다”고 말했다.
노경은은 이날까지 등판 횟수와 소화 이닝 모두 팀 내 1위다. 조병현, 이로운, 한두솔 등 20대 투수들이 분전하면서 SSG 불펜진 전체가 지난해보다 강해졌지만, 그럼에도 이숭용 SSG 감독이 결정적인 순간 가장 믿고 꺼내는 카드는 여전히 노경은이다.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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