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이가 들면 가기 싫은 자리가 하나둘 생깁니다. 장례식장은 오히려 마음이 무겁긴 해도 견딜 만하다고들 합니다.정작 괴롭다는 자리는 따로 있습니다. 어떤 곳이 그런지 정리해 보았습니다.

또래끼리 형편을 확인하게 되는 자리
동창회나 오래된 모임에 나가면 근황 이야기가 오갑니다. 누가 어디에 살고 자식이 무엇을 하는지가 금방 드러납니다. 물어보지 않아도 대화 속에서 정리가 됩니다. 잘 지내는 사람 앞에서는 말수가 줄어듭니다. 돌아오는 길이 유독 길게 느껴지는 자리입니다.

자식 쪽 사람들이 모이는 자리
사돈댁 행사나 며느리 친정 모임에 가는 경우가 있습니다. 예의를 지켜야 하니 말 한마디도 고르게 됩니다. 편하게 앉아 있기가 어렵습니다. 자식 체면을 생각하면 더 조심스러워집니다. 즐거운 자리인데도 끝나면 진이 빠집니다.

젊은 사람이 대부분인 자리
행사나 교육에 갔는데 또래가 없는 경우가 있습니다. 진행 방식이 낯설어 따라가기가 벅찹니다. 물어보기도 눈치가 보입니다. 도움을 받으면 고마우면서도 마음이 작아집니다. 그래서 다음에는 신청을 망설이게 됩니다.

괴로운 자리는 사람이 미워서 생기는 것이 아닙니다. 나를 자꾸 재게 만드는 상황이 문제입니다.그런 자리를 줄이고 편한 자리를 늘리면 됩니다. 남은 시간은 그렇게 써도 충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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