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 시대에 결혼 비용이 천정부지로 치솟는 '웨딩플레이션'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젊은 예비부부들이 비용 절감을 위해 '셀프웨딩'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결혼 한 번에 드는 비용이 평균 4억원에 육박하면서 다이소 부케, 해외직구 드레스 등 창의적인 방법으로 비용을 줄이는 트렌드가 확산되고 있다.
치솟는 결혼 비용, 4억원 향해 가는 평균 결혼비
결혼정보업체 듀오에 따르면 예비부부의 평균 결혼 비용은 2021년 2억2361만원에서 2025년 3억6173만원으로 1억원 이상 증가했다. 특히 신혼집 마련 비용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며, 2021년 1억9271만원에서 2025년 3억1723만원으로 약 60% 상승했다.
스튜디오·드레스·메이크업을 포함하는 이른바 '스드메' 비용도 같은 기간 278만원에서 441만원으로 약 60% 증가했다. 듀오의 결혼 비용 실태 보고서에 따르면 부부 한 쌍이 스드메에 사용하는 평균 비용은 매년 증가해 지난해에는 360만원에 달했다.
셀프웨딩으로 대응하는 예비부부들
이러한 고비용 구조에 대응하기 위해 예비부부들은 '셀프웨딩'이라는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내고 있다. 셀프웨딩은 웨딩업체를 통해 수백만 원대 스드메 패키지를 예약하는 대신 직접 '손품'을 팔며 결혼을 준비하는 방식이다.
최근 결혼식을 올린 한 30대는 온라인 쇼핑몰에서 2만원짜리 웨딩 사진 촬영용 드레스를 주문했다. 국내 드레스 대여숍에선 7만원에 빌려주는 제품이었지만, 해외 직구를 통해 더 싸게 구입한 뒤 촬영을 마친 후 당근마켓에 재판매하면서 실질적인 비용을 '0원'으로 만들었다.
급증하는 온라인 웨딩 관련 거래
패션업계에 따르면 에이블리·지그재그·29CM 등 온라인 쇼핑 플랫폼에서 최근 웨딩 관련 검색량과 거래액이 급증하고 있다. 에이블리는 2025년 3월 웨딩 관련 거래액을 집계한 결과 '스냅 드레스' 거래액이 2배(100%) 늘었고 '스냅 원피스'는 59% 증가했다고 밝혔다.
지그재그에서도 같은 기간 '웨딩 스냅' 키워드 제품 거래액이 173% 증가했으며, 29CM에서는 3월 들어 '셀프 웨딩 패션' 관련 키워드 검색량이 전년 동기 대비 2배 이상 늘었다. 3월 1일부터 21일까지의 데이터를 보면 원피스와 블라우스 거래액은 전년 대비 각각 20%, 30% 증가했고, 클러치백과 슬랙스는 80% 이상 급증했다.
다이소 부케부터 해외직구 드레스까지
웨딩부케도 비용을 아끼는 DIY 방식이 인기를 끌고 있다. SNS에는 '#셀프부케', '#조화부케' 해시태그가 수천 개 이상 올라오고 있으며, 다이소에서 조화 꽃다발과 리본, 플로럴 테이프를 구매해 1만원짜리 부케를 완성하는 유튜브 영상이 1만회 이상의 조회 수를 기록하고 있다.
드레스는 중국 쇼핑 플랫폼인 알리익스프레스, 타오바오 등에서 10만원 이하 제품을 직구해 촬영이나 본식 2부에 활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온라인에서는 "배송이 오래 걸리는 점만 감안하면 국내 드레스숍의 10분의 1 가격에 만족도는 비슷하다"는 후기가 줄을 잇고 있다.
스튜디오 대신 야외 스냅촬영으로 비용 절감
스튜디오 촬영은 내부 촬영 장소와 사진작가 섭외 등에 50만~200만원의 비용이 드는 데 비해, 야외 스냅의 촬영 비용은 대부분 10만원대로 훨씬 저렴하다. 이에 따라 스튜디오 촬영을 셀프로 진행하는 사례가 늘고 있으며,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셀프 웨딩 스냅'을 준비한 과정을 공유하는 글이 인기를 얻고 있다.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은 '가성비 웨딩'
고물가와 경기 침체 속에서 결혼을 준비하는 젊은 세대 사이에서 '가성비 웨딩'이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실용성을 중시하는 셀프 웨딩 문화가 확산되면서 웨딩 촬영에 고가의 드레스 대신 여성 디자이너 브랜드의 원피스 등을 선호하는 예비 신부가 늘어나고 있다.
29CM 관계자는 "최근 '웨딩 플레이션'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결혼 준비 비용이 높아지면서, 실속 있는 셀프 웨딩 원피스와 하객룩, 취향에 맞는 기념일 의상을 찾는 젊은 층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비싼 결혼 비용에 대응하는 젊은 예비부부들의 창의적인 셀프웨딩 트렌드는 앞으로도 계속 확산될 전망이다.
Copyright © 저작권 보호를 받는 본 콘텐츠는 카카오의 운영지침을 준수합니다.
해당 콘텐츠뷰의 타임톡 서비스는
파트너사 정책에 따라 제공되지 않습니다.